이달말 메타버스 손잡고 돌아오는 '싸이월드' ... 추억 넘어 미래로 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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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말 메타버스 손잡고 돌아오는 '싸이월드' ... 추억 넘어 미래로 향할까
  • 이준용 기자
  • 승인 2022.04.11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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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 싸이월드 ‘재개장’, 이달 내 메타버스 '싸이월드 한컴타운' 오픈 예정
3D 맵, 다양한 제휴업체 입점 등으로 실감나는 환경 제공
공연 즐기고 쇼핑하는 싸이월드 세상, NFT와 도토리로 경제생활도
미니홈피 사진첩 복구 안 되고 접속 지연되는 등 완성도 떨어져 '기대 반 우려 반'
지난해 12월 공개된 싸이월드 한컴타운 베타 서비스 [사진 제공=한글과컴퓨터]
지난해 12월 공개된 싸이월드 한컴타운 베타 서비스 [사진 제공=한글과컴퓨터]

메타버스 싸이월드, MZ세대 노스탤지어 넘어 차세대 SNS로

지난 2일 싸이월드 앱을 출시하며 재개장한 싸이월드가 이르면 이달안으로 메타버스 서비스인 ‘싸이월드 한컴타운’을 내놓을 예정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싸이월드의 운영사인 싸이월드제트 측은 완성도 있는 3D 그래픽 환경과 현실 세계를 방불케 하는 다양한 연결성, 무엇보다도 MZ세대가 공유하는 추억의 감성을 활용해 차세대 SNS로 거듭나겠다는 포부이지만, 아직도 사진첩 복구에 성공하지 못하는 등 ‘마음만 앞섰던’ 싸이월드 앱에 실망한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기대 못지않은 걱정과 회의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웹 기반 베타 서비스로 공개된 싸이월드 한컴타운은 생동감 없는 캐릭터, 빈약한 맵 구성 등으로 실망감을 안긴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유출된 영상에서는 다양한 시공간을 구현한 3D 맵과 움직이는 아바타 캐릭터가 공개돼 흥미를 끈다.

메타버스인 싸이월드 한컴타운은 싸이월드의 ‘미니룸’ 문을 열고 나감으로써 접속할 수 있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각 사용자의 개인 공간인 미니룸들을 연결한다는 컨셉이다. 일촌들끼리 모일 수 있는 ‘마이룸’을 거쳐 다수가 동시접속해 소통할 수 있는 ‘스퀘어’로 연결되는 식이다.

메타버스 광장인 스퀘어에서는 다양한 공연 등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고, 오픈마켓 형식으로 쇼핑과 금융 활동도 영위할 수 있다. 경상북도, IBK기업은행, 메가박스, GS리테일 등 다양한 주체들이 입점을 위해 제휴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불가능한 토큰(NFT)을 활용해 싸이월드 내에서 이용자들이 아이템을 만들어 거래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용자 보상을 강화하고, 싸이월드의 상징인 ‘도토리’를 연동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계획도 알려지고 있다.

싸이월드 한컴타운을 공동 개발한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4월 내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개발 작업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원래 작년 12월 베타 서비스 공개 이후 올해 1월 출시 예정이었으나 3D 환경 구축에 시간이 더 걸려 출시가 미뤄졌다”며 “출시 이후 보편적인 서비스가 가능할 예정이나, 초기에 안정화 작업 등이 필요할 수는 있다”고 개발 상황을 알렸다.

싸이월드 앱에 데인 이용자들 반응은 ‘글쎄’

하지만 먼저 출시된 싸이월드 앱의 완성도에 실망한 이용자들은 쉽게 기대감을 갖지 못하는 분위기다.

4월 2일 오픈한 싸이월드 앱은 출시 이후 며칠 동안 접속 자체가 원활하지 않았고, 오랜 기간이 지나 잊어버린 ID와 비밀번호를 찾으려는 이용자들은 더 큰 혼란을 겪어야 했다. 거기에 사진첩 복구도 늦어져 2015년 이전 접속했던 이용자들은 아직도 사진첩을 보지 못한 채 일촌 목록 정도만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다.

계속된 출시 연기로 빈축을 샀던 과정을 생각하면 더욱 실망스러운 결과라는 평가다. 싸이월드제트는 당초 지난해 3월로 예정됐던 출시일을 5월, 7월, 8월, 12월에 이어 결국 올해 4월로 5차례나 연기한 바 있다.

당장 불편을 겪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상장 계획까지 밝히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싸이월드제트가 정작 본 서비스에는 충실하게 임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용두사미란 이런 것”, “이 정도면 재오픈이 아니라 베타 서비스 아닌가” 등의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전반적으로 싸이월드제트가 개발을 서두르면서 완성도를 챙기지 못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싸이월드 한컴타운도 3D 고도화 작업을 앞당기는 등 개발 일정이 촉박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여기에 더해 한글과컴퓨터 관계자의 언급에서 확인된 대로 일정이 한 차례 연기되었다는 점, 4월 내 출시 예정임에도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나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이용자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대목이다.

싸이월드제트가 국내 상장 준비를 서두르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온다. 경영상 불안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싸이월드제트의 최대 주주인 인트로메딕은 지난해 외부감사에서 '의견거절' 판정을 받음에 따라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고, 지난해 12월 김호광 전 대표를 해임시킨 후 코인 발행 문제로 김 전 대표와 법적 갈등을 겪고 있다.

한편 싸이월드 앱 출시 직후 공동 개발 등 협력으로 인해 관련주로 분류되는 NHN벅스와 한글과컴퓨터 주가가 일제히 하락, 싸이월드에 대한 기대감으로 ‘베팅’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허무한 결과를 받아들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싸이월드가 대세였던 시절에 비해 모바일 환경이 보편화된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지적하며 “모바일 기반 SNS가 장악한 현실에서 ‘추억의 SNS’ 정도로는 오래가기 어렵다. 메타버스는 좋은 시도라고 볼 수 있지만 얼마나 사용자 친화적이고 완성도 있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이라고 밝혔다.

'추억'을 테마로 일단 MZ세대의 주목을 끄는 데 성공한 싸이월드가 메타버스 서비스를 통해 '미래형 SNS'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준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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