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국제 곡물 가격 상승 추이... 라면 업계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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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국제 곡물 가격 상승 추이... 라면 업계 어쩌나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1.06.04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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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농산물 소비자물가지수 전년동월 대비 16.6% 급등
중국은 곡물 수입 확대하고 미국에선 곡물 재고 감소
정부, 식품업체 원료구매자금 융자 금리 0.7%p 인하
식품 중 ‘라면’ 인상 요인 높지만... 업체들은 “고민 중”
국제 곡물 가격이 급속하게 오르고 있지만, 국내 라면 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망설이고 있어 실적 부진이 2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사진은 한 대형마트의 라면 코너.
국제 곡물과 팜유 가격이 급속하게 오르고 있지만, 국내 라면 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망설이고 있어 실적 부진이 2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사진은 한 대형마트의 라면 코너.

 

라면 업계가 밀을 비롯한 곡물과 팜유 등 원재료비의 급격한 상승에도 선뜻 가격 인상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어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도 부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국제 곡물 가격 추이는 상승세가 완연하고,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농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16.6%가 상승하며 급등세를 나타냈다.

특히 밀가루와 팜유 가격이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라면은 가격 인상 요인이 크다. 하지만, 라면 업체들은 어느 기업도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을 결정한 곳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라면 업계 관계자는 4일 녹색경제신문에 “가격 인상 요인이야 차고 넘치지만, 라면 기업들은 내부적으로 인상 시기와 폭 등을 두고 고민 중”이라면서 “현재까지 가격 인상을 구체적으로 결정하거나 구체적으로 검토한 기업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상반기 중 전격적 라면 가격 인상 가능성은 적어 보여, 2분기 라면 기업들의 실적도 1분기와 비슷하게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라면 업계 1위인 농심은 2016년 이후, 삼양식품은 2017년 이후부터 가격을 동결한 상태며, 오뚜기는 무려 2008년 가격 그대로 현재까지 판매 중이다. 대표적 서민 음식으로 상징되는 라면 가격 인상은 그만큼 큰 저항을 가져오기에 기업들이 인상 결정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국제 밀 가격이 8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고, 팜유 가격 역시 10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어 하반기 중에는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우세하다.

밀 등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의 배경은 주요 수출국의 작황 우려와 중국의 사료 및 곡물 수입 확대, 미국 곡물 재고 감소 등이 꼽힌다.

정부도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국내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격 동향을 점검하고, 추가 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식품 제조 및 외식 업체의 원료 구매자금 금리를 지난 4월 0.5%p 인하한데 이어 6월부터 0.2%p 추가 인하해 최저 1.8% 금리로 융자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올해 기준 총 1440억원의 자금이 지원될 계획이다.

또 백신이나 방역물품에 해당하던 24시간 긴급통관도 시행해, 국제 곡물업계가 요청할 경우 전국 세관에서 통관을 최우선 처리하기로 했다.

이미 농식품부는 지난 4월 국제 곡물 위기단계를 안정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해 관련 동향 점검과 민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이 코로나 타격에서 벗어나며 국제 곡물 가격의 상승 추이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라면을 비롯한 식품 가격의 하반기 인상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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