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숍 입점 힘주던 패션업계, 자사몰 강화 '러시'..."온라인화 키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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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숍 입점 힘주던 패션업계, 자사몰 강화 '러시'..."온라인화 키 쥐었다"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0.08.27 2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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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이랜드 자사몰 강화하며 온라인화 가속
PB 육성 위해서는 경쟁력 갖춘 자사몰 필수적
더한섬닷컴 메인페이지.
더한섬닷컴 메인페이지.

2019년은 그야말로 '편집숍의 해'였다. 다양한 브랜드를 한 쇼핑몰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춘 온라인 패션 편집숍들은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국내 대표 패션 편집숍으로 일컬어지는 '무신사'와 'W컨셉'은 각각 거래액 9000억원, 2000억원을 돌파하며 거대 패션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지난 몇 년 동안 패션업계에서는 '무신사, W컨셉에 입점해야 뜬다'라는 공식이 있을 정도로 대형 편집숍에 입점하는 일이 중요하게 여겨졌다. 때문에 이미 팬층이 두꺼운 기성 패션 브랜드들 조차도 편집숍에 활발하게 입점하는 데 힘을 쏟으며 편집숍에 익숙한 MZ세대를 공략해왔다.  

이랜드의 대표 SPA브랜드 '스파오'는 무신사 플랫폼 내에서 100여 개에 달하는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당초 오프라인에서 강점을 보이던 스파오는 무신사를 통해 인터넷 쇼핑을 즐기는 MZ세대 사이에서 인지도를 높였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 또한 '덱케'를 내세워 W컨셉 내에서 가방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런 흐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오프라인 패션시장이 엄청난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다수의 패션기업들은 온라인 자사몰 강화에 나서며 자립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타 온라인 패션 편집숍을 통해 쌓아온 인지도를 바탕으로 자사몰에서 고객들에게 더욱 직접적으로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한섬은 최근 온라인 사업에서 이룬 성과를 바탕으로 자사몰에 더욱 힘을 싣는 전략을 짰다. 

올해 상반기 한섬의 온라인몰 '더한섬닷컴', 'H패션몰', 'EQL' 세 개 온라인몰 매출은 124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2% 신장한 수치다. 같은 기간 세 개 온라인 패션몰의 회원 수 또한 26만명이나 증가했다. 

한섬은 이와 같은 자사몰 성장세에 주목해 온라인 서비스 강화에 속도를 붙인다. 

한섬은 올해 초 더한섬닷컴의 우수 고객 혜택을 강화했다. 기존 프렌즈・크루・매니아・스타 등으로 운영되던 등급에 추가로 VVIP 고객을 위한 ‘더 스타’ 등급을 신설했다. 한섬은 이들 VVIP 고객을 위해 전문 상담사를 배치하고, 고객 개개인을 위한 신속하고 차별화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특히 이들 VVIP 고객에게는 무료로 홈피팅 서비스인 ‘앳홈 서비스’와 ‘퀵 배송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저녁 시간 쇼핑을 즐기는 고객들을 위해서는 기존 오후 6시까지 운영되던 ‘더한섬닷컴’ 상담 서비스 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3시간 연장했다. 

한섬 관계자는 “세 개의 온라인 패션몰을 삼각편대로 앞세워 한섬만이 선보일 수 있는 프리미엄 서비스와 콘텐츠로 국내 오프라인 패션 시장은 물론, 온라인 시장까지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파오도 공식 온라인 스토어 '스파오닷컴'을 리뉴얼 오픈했다. 

스파오닷컴은 리뉴얼 오픈과 동시에 ‘5일간의 OPENING CEREMONY’라는 타이틀로 할인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이것이 고객들에게 예상 못한 큰 인기를 끌며 서버 이슈까지 발생하게 됐다. 스파오 측에 따르면 26일 스파오닷컴의 동시 접속자는 2만명 이상을 기록했다.

26일 리뉴얼된 스파오닷컴에 고객들이 몰리며 서버 이슈가 발생했다.

이와 같은 스파오닷컴의 흥행 배경으로는 가을 겨울 아이템의 파격 할인이 가장 큰 역할을 해낸 것으로 분석된다. 스파오닷컴은 스웨터와 카디건을 990원, 트렌치코트와 재킷을 2900원, 롱패딩을 4900원에 판매하는 등 기존 온라인 편집숍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할인 행사를 펼쳤다.

이처럼 패션기업들이 자사몰을 강화하는 데에는 장기적 관점에서 더 다양한 자체브랜드(PB)를 육성해야 한다는 고민도 깔려 있다. 

타사의 편집숍에서는 신생 자체브랜드를 쉽게 홍보하기 힘들 뿐더러 통상적으로 PB제품들이 저렴한 것을 고려하면 타 편집숍에 내야하는 수수료의 누적이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패션시장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완전히 옮겨가는 과정 속에서 자사몰의 경쟁력은 패션기업들에게 온라인화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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