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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패스트 푸드? 패스트 패션!패션산업이 테크를 21세기 혁신 엔진으로 바라보는 이유
  • 박진아 IT칼럼니스트
  • 승인 2018.11.0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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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의류 산업은 패션과 테크가 만나는 접지점에서 늘 숨가쁜 혁신이 벌어지는 분야다. 브랜드 가치(brand value)를 앞세워서 의복, 신발, 액세서리 등 피복 제품을 매개로 시시철철 온/오프라인 쇼핑 공간에서 다양한 룩(look)과 착용 경험(experience)를 제공하며 소비자들과 만나고 소비자들의 새로운 욕구를 충족시켜서 수익을 올리는 비즈니스 분야가 바로 패션 산업이다.

홍콩 K11 아트몰에서 열린 '왜 버리나요?(Y WASTE?)' 전시회(2015년 7월 7-20일)를 위해 360kg 분량의 버려진 중고 의류로 제작된 싸인 설치물. 홍콩에서는 2분 마다 의류 360kg이 폐기돼 쓰레기 매립장으로 버려진다. Courtesy: Y Waste? YouTube capture.

인간의 생존 3대 절대 기본 요소는 의식주(衣食住)라고 한다. 신체를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하고 사회경제적 지위를 표시해주는 ‘입기(衣)’는 ‘먹을 것(食)’과 ‘살 터전(住)’의 중요성은 인류 초창기부터 첨단 과학기술이 지배하는 현재 21세기에도 변함없다. 52조 달러로 전지구상 제일 큰 산업인 식음료 리테일 및 서비스 산업을 비롯해서 제조업, 석유업, 농업에 이어 패션 산업은 2016년 현재 기준 총 매출액 2조 4천 억 달러 규모의 복잡한 공급 및 생산망 가치사슬 속에서 직간접적으로 전세계 인구의 6천 만명이 고용돼 있는 세계 최대 산업 분야중 하나다.

안타깝게도 기존 패션 산업은 최저 인건비와 생산비에 의존한 대량생산체제와 매출 예상 불확실성, 관리상의 오판 등에 따른 비효율적인 재고 및 물류 관리로 고에너지-고낭비・대량 폐기를 야기하는 反환경적이고 非지속가능한 소모적 산업 분야이기도 하다.

2017년 H&M이 의류 재활용과 업사이클링을 장려하기 위해 제작한 ‘Close the Loop’ 광고 캠페인중. Courtesy: H&M.

패스트패션 - 공급망 간소화가 관건
지금은 패스트 리테일링(fast retailing) 시대다. 소비자들이 빨리 간편히 조리해 취하는 패스트푸드를 소비하듯, 소비자들은 일주일 단위로 새로 디자인-소싱-직조-제조-출고-유통 과정을 거쳐 매장에 진열되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을 시즌마다 저렴한 가격에 새로 구입하고 급속히 소비하고 미련 없이 폐기한다. 어디 그뿐인가? 요즘 피복류에 많이 사용되는 나일론, 폴리에스터, 아크릴 등 인조합성섬유와 인공피혁 소재는 세탁 과정에서 무수한 초미세 플라스틱 섬유먼지로 분해돼 강산과 바다로 흘러들어가 자연과 생태계 먹이사슬을 근원적으로 파괴한다.

유니클로가 2018년 여름부터 도쿄에서 운영하기 시작한 무인 물류창고. 로보틱스와 인공지능 기술에 기반하여 재고관리 및 출하를 완전 기계화했다. Courtesy: Uniqlo.

패션 산업과 현대 소비생활이 야기하는 그 모든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최근 패션업계는 전에 없이 많이 테크 분야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기존 패션산업의 폐해와 비효율성을 혁신하기 위해서 세계 5대 글로벌 의류업체들은 우선 디자인-제조-유통-재고 관리의 유선화・능률화를 촉진하기 위해 데이터 분석(data analytics), 소셜미디어,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등 실리콘밸리 테크 업체들과 손잡고 첨단 IT 기술을 실험・응용하고 있다.

패션산업이 일 년 사계절에 한 번씩 새 유행을 갖고 소개되는 소비 산업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때는 20세기 후반기부터 였다. 21세기 현재, 패션은 변덕스럽게 급변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즉시 충족시켜야만 생존할 수 있는 ‘보는대로 구입하기(See-Now Buy-Now)의 시대다. 자라, H&M, 탑샵, 갭, 포에버 21같은 대중 브랜드들은 새 경쟁 상대들과 견제해야 한다. 모바일 인터넷 문화를 타고 탄생한 소규모 온라인 전문 패션 브랜드 플랫폼 스타트업들이 빠른 유행 변화에 훨씬 민첩하게 반응해 제품을 출시한다.

글로벌 1위의 대중의류업체 자라의 성공 요인중 하나는 SNS 기반 빅데이터 수집과 발빠른 활용력에 있다.또 대형 데이터 서버, 하이퍼 래피드 디자인 공정, 초대형 재고물류 시스템, 소비자용 AR 마케팅 등 테크를 적극 활용한다. © Inditex.

이에 대응해 자라는 2015년부터 소비자와 매장 직원들의 취향과 요구를 디자인 단계에서 코크리에이션(co-creation) 형식으로 개발하여 짧게는 일주일 안에 신제품을 출시한다. 1년 전부터 미래 시즌 제품을 기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유니클로의 제품 개발 전략과는 상반되게 자라는 새 트렌드가 포착되는 즉시 컴퓨터화된 초고속 디자인(hyper-rapid design)부터 공급업체를 통한 직조,재단, 제조-출고-유통까지 25일 안에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생산체제를 운영할 뿐만 아니라 제품 재고 확보와 효율적인 배송을 위해 로보틱스와 AI 기술을 활용한다.

미국 스타트업인 소프트웨어 오토메이션 사가 개발한 ‘소봇’ 디지털 재봉 로봇 라인은 수작업 보다 작업 속도가 2배 빠르다. Courtesy: SoftWear Automation SEWBOT®.

한편 구글은 독일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인 잘란도(Zalando)와 제휴해 알고리듬에 기반한 인공지능을 이용한 무인 패션 디자인을 실험하면서 AI는 어패럴 R&D와 브랜드 솔루션에 디자이너를 대체할 날을 앞당기고 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은 일명 ‘소프트 로봇’으로 불리는 재봉 로봇 개발에 한창이다. 딱딱한 로봇이 헝겊이나 가죽 등 소프트 소재를 다루려면 풀어야 할 기술적 난제가 여전히 많지만 지난 2016년 선보인 '소보(Sewbo)' 재봉봇은 인간의 손을 일체 거치지 않고 티셔츠나 토트백 등을 만들 수 있다.

리복 퓨쳐 팀(Reebok Future)과 화학기업 BASF가 공동으로 개발한 3D 프린팅된 ‘리퀴드 스피드’ 운동화. 3D 프린터는 3D 드로잉 소프트웨어, 독점 액체 소재, 로보틱스 기술이 뒷받침돼 있다. Photos courtesy of Reebok.

생산 공정의 효율화와 앞으로 유행하게 될 맞춤주문식 패션(on-demand) 및 적기 공급(무재고, just-in-time) 생산방식에 3D 프린팅이 유망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3D 프린팅 기술은 구두와 운동화 제조 과정에서 주물 공정을 없애서 노동력과 에너지 소모 비용을 절감시키고 보다 기상천외한 디자인 가능성을 열어준다. 특히 운동화 생산을 위한 3D 프린팅 공정이 더 세련화되면 운동화 제작소나 매장에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과 사이즈를 실시간으로 주문받아 즉석에서 제품을 3차원으로 구현해 낼 날은 머지않아 보인다.

2018년 8월 유니클로가 공개한 유니클로 IQ(Uniqlo IQ) 모바일 어시스턴트는 구글 어시스턴스 기술에 기반해 개발됐다. 고객은 스마트폰에 설치된 유니클로 앱, 라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이용해서 제품을 고르고 매칭하고 가격을 확인하고 구입하는 전과정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 Courtesy: Uniqlo IQ YouTube capture.

패션업계가 신기술과 첨단 테크를 활용해 다중 공급망-제조공정-유통 및 판매 방식을 효율화하는 동안 소비자들이 해야 할 의무도 있다. 소비자들은 싸고 쉽게 구할 수 있는 피복 제품을 단지 일회성 소모품이라 여기기 보다는 맘에 들지 않거나 쓸모를 다한 후에도 얼마든지 새 상품으로 재탄생 할 수 있다고 보는 인식 전환과 소비생활 개선을 할 때가 됐다.

순환경제 진흥단체 英폐품자원행동프로그램(WRAP)에 따르면, 머지 않은 미래인 오는 2030년 무렵이 되면 의류업계는 무려 85억 인구(비교: 2017년 현재 세계 총인구 약 75억 명)의 피복을 제공해야 한다. 글로벌 패션 어젠더와 보스턴 컨설팅 그룹이 2007년 발표한 보고서가 맞다면, 테크와 패션이 환경적사회적 쟁점을 직시하고 현명히 행동한다면 다가올 미래 고인구 저자원 위기에도 불구하고 패션업계는 연간 1천 6백 억 달러의 매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박진아 IT칼럼니스트  feuillet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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