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업계의 고민..."'일회용 컵' 규제, 속도만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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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업계의 고민..."'일회용 컵' 규제, 속도만 빨라"
  • 이효정 기자
  • 승인 2018.07.05 07: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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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차이즈 카페업계, 환경부와 자발적 협약...'점주 의견 고려 안돼'
- '매장 내 일회용 컵' 불법 인지 못하는 고객 대부분...인식 개선 선행돼야

정부가 일회용품 사용에 대해 규제 강화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유통업계도 자발적 협약을 맺으며 쓰레기 절감에 동참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소비자의 개선된 인식이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규제'만 이뤄지고 있어 '밀어붙이기식' 정책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프렌차이즈 카페에서 고객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재활용품 대란'이 벌어지면서 일회용 컵 규제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해당 규제의 중심은 카페업계다. 음료 메뉴 판매시 일회용 제품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일회용 제품 규제에 나섰다. 지난 20일부터 일회용 컵 사용 현장에 대해 집중 점검을 시작했다. 환경부는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를 부활시키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또 24일 프랜차이즈 카페 브랜드들은 환경부와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자발적 협약을 맺었다.

자발적 협약을 맺은 카페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서울시 등 전국 지자체는 이번 달 말까지 현장 계도와 홍보를 진행한다. 매장 안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경우 계고장을 발부한다.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금지 안내 포스터도 부착할 예정이다. 오는 8월까지 계도기간으로 정하고 현장 지도 및 점검을 이어간다.

이에 대해 현장에서 일하는 점주들은 '취지는 이해하지만 규제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입장이다. 이들 말에 따르면 주문을 받을 때 고객에게 '일회용 컵'과 '머그컵' 중 어떤 것을 사용하겠냐고 물어도 대부분 일회용 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이 금지됐다고 안내했을 경우 대부분의 소비자가 '몰랐다'는 반응을 보인다고도 귀띔했다.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중인 점주 A씨는 "손님이 일회용 컵 사용을 대부분 원하고 있고, 매장 내에선 사용 금지라고 안내해도 큰 소용이 없다. '테이크 아웃 하겠다'라던 손님도 막상 자리에 앉아 음료를 마시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손님이 왕일 수 밖에 없는 서비스직 특성상 손님이 불편해하는 것을 가게 입장에서 지속하기가 어렵다. 지금의 규제는 '속도'만 빠르지 현장의 상황을 별로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며 "계도기간(8월)이 지나면 어떻게 될지 벌써 막막하다. 소비자들의 인식이 확대되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한다. 그래야 우리 입장에서도 다회용 컵에 음료를 내어 드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다회용 컵만을 사용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루에 수백잔 이상을 판매하는 카페인 만큼 해당 주문량을 커버할 만한 다회용 컵을 구비하는 것이 부담이라는 분석이다. 더 나아가 이를 세척하고 관리하는 일손도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스 컵, 머그컵을 당장 수십개 이상 구비해야 하는 것도 매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용한 컵을 세척하는 등 추가 과정이 늘어나는 것도 카페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을 생각한 정부의 움직임은 바람직하지만 사업자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차원의 소비자 인식 개선을 위한 정책 병행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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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j 2018-07-09 12:04:16
매장에서도 멘트와 동시에 머그잔 사용수를 늘려야 하겠지만
소비자 인식 개선이 먼저 바뀌지 않고서는 힘들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