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페이스북이 늙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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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페이스북이 늙어간다.
  • 박진아 IT칼럼니스트
  • 승인 2018.03.0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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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의 전성시대는 얼마나 더 갈까?

올 2018년, 전세계 - 특히 영어를 쓰는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 페이스북을 버리고 다른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로 떠나버릴 25세 미만 젊은 세대는 3백 만 명이 될 것이라고 인터넷 업계는 추산한다. 실제로 이미 영미권은 물론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 SNS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에 로그인 하여 최신 근황을 업데이트 하는 횟수와 주기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그런 사용자들 다수는 디자인이 한결 트렌디하고 날렵하며 감각이 현대적이며 스마트폰으로 뷰잉하기에 좋은, 이른바 ’앱피(appy)’한 신종 SNS 플랫폼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심지어 얼마 안가서 페이스북은 문 닫고 사라질 것이라는 과격한 예고를 하는 청소년들도 나온다.

페이스북은 본래 1995년에 미국에서 고등학교 동창을 검색하고 찾는 온라인 서비스 클래스메이츠닷컴(classmates.com)의 기본 코드와 디자인을 본따 디자인되었다. 흰색 배경과 ‘페이스북 파랑색’(HEX코드 #3B5998/RGB: rgb(59, 89, 152)) 두 브랜딩 컬러와 여러 모니터나 디바이스에서 잘 디스플레이되고 읽기에 무리없는 상세리프 계열 서체를 사용한 지극히 기능적이고 군더더기 없이 미니멀한 플랫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 테크놀러지 섹션에 실린 올 2월 16일 자 기사에 따르면, 요즘 젊은 세대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을 떠나는 이유로 부모 세대가 끼여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페이스북은 최근 40-50대 성인 인터넷 사용자들의 신규 등록과 정기 로그인 횟수가 늘기 시작했다. 그런 사용자들 다수가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로 자녀들의 페이스북 활동 내역을 엿보고 감시하기 위해 페이스북 활동을 한다고 한다. 일상 주변 도처의 감시 카메라와 헬리콥터 부모의 밀착 교육 속에서 자란 밀레니얼 세대에게도 부모의 24시간 상시 간섭과 참견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어하는 일말의 독립본능이나 자립심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일까?

페이스북 개인사용자나 업체는 자기 근황을 지인들에게 알리고 싶거나 또 주변 친구들의 안부와 인생 체험 소식이 궁금해지면 페이스북에 로그인한다. 페이스북은 오늘날 전세계 2십 2억 명 인구에게 가상세계 속 또다른 제2의 현실 사교 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이면엔, 심리학자들과 정신과학자들의 관찰과 연구에서 볼 수 있듯이 페이스북은 스마트 기기의 보편화에 힘입어서 나를 포장하여 우쭐하고 싶어하는 나르시시즘, 남에게 뒤질수는 없다는 경쟁심을 조장해 상대적 박탈감, 불안감, 우울증, 심지어는 자살까지 불러오며 오늘날 성장기 청소년들에게 과거와는 또 다른 또래 집단 사이의 사회적 압박감과 성장기 고통을 안겨주는 현대판 집단 대중문화의 원흉이 된 것도 사실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가 페이스북을 개발・창업하게 된 과정을 영화로 그린 2010년 개봉작 『더 소셜 네트워크』의 한 장면. 페이스북은 본래 하버드 대학교 남학생들이 교내 여학생들의 초상 사진과 신상정보를 담아 검색해 볼 수 있는 페이스매시(Facemash)라는 교내 장난 사이트에서 출발했다.

2004년 2월 공식 탄생했을 당시, 본래 페이스북 쇼셜 네트워크 사이트는 대학생과 고등학교 청소년들을 겨냥한 젊은 플랫폼이었다. 하버드 대에서 심리학과 컴퓨터 과학을 공부하던 괴짜 프로그래머 마크 저커버그가 기숙사 방에 박혀 외모가 준수한 하버드 대학 여학생들의 얼굴 사진과 개인신상정보를 수록한 페이스메시(Facemash) 사이트를 만들어 교내 친구들과 돌려보기 시작한 것에서 출발했다. 젊고 이성에 관심 많으며 장래 고소득과 성공이 보장된 출중한 하버드 동문들의 사진과 신상정보를 엿보고 싶어하는 그들의 깊은 심리는 마담뚜들이 한국 명문대학에서 매년 펼쳐내는 졸업생 사진첩을 입수하고 싶어하는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버드 대 페이스매시는 얼마안가 예일 대학과 스탠포드 대학을 포함해 미국 내 34개 명문대 동문들이 회원제로 신상정보를 입력・검색하는 ‘엘리트 전용 쇼셜 네트워크’로 정착했다. 그리고 2005년부터 14세 이상 일반으로 사용자 등록 자격을 넓혀 허용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급성장했다. 사용자들이 텍스트와 사진을 친구관계 사용자들과 폭넓게 공유할 수 있는 ‘태깅(tagging)’ 기능, ‘좋아요(Like)’ 및 코멘트 기능, 무한대 데이터 및 사진 업로드 기능 등을 추가하며 등록 사용자를 늘려 나가면서 사용자 프로파일, 개인 성향, 컨텐츠 내용을 반영한 타깃 광고, 친구관계 사용자를 통한 권장 광고, 특수 홍보 및 캠페인, 뉴스 피드를 사용자들에게 노출시키는 식의 광고 방식을 활용한다.

클래스메이츠닷컴과 마이스페이스닷컴이 가명 이용자들로 인한 신원사기에 사용된다는 것에 착안, 페이스북은 실명 등록 회원제를 도입하여 사용자들에게 건전하고 투명하며 믿을 수 있는 사이트라는 인상을 심어준 것이 성공에 기여했다. 그 결과 페이스북 회원들의 친구맺기 관계는 대체로 실생활 속 인간관계,  사업체 소식, 실시간 뉴스 정보를 온라인 상으로 그대로 옮겨온 경우가 많다.

마침내 2012년 미국 증권시장 신규상장을 앞두고 160억 달러 투자 금액을 유치받아 구글 다음으로 최고상장가 기록을 올린 인터넷 기업이 되었다. 오늘날까지 페이스북은 연 4백 십억 달러 흑자를 내며 수익의 대부분은 광고 또는 광고에 기반한 비즈니스 수익 모형에 기반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들어 14-25세 대 젊은이 사용자들의 회원 탈퇴 또는 뜸해진 로그인 활동으로 인해서 기존 페이스북 광고주들은 다른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의 새 광고 타깃을 찾아나서게 될지 모른다. 실제로 2017년 11월 발표된 3/4분기 수익보고서는 2017년을 기점으로 해 향후 페이스북의 수익률이 감소추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몰론 페이스북의 사용자 기반은 아직도 막강하다. 영미권과 유럽의 젊은이층 사용자 수가 감소한다고 하더라도 전세계 곳곳에는 페이스북에 의존하여 소통의 툴(tool)로 사용하는 개인, 사업체, 기관 및 단체가 많다. 또한 여전히 30대 이상 중장년령대 이상 사용자들은 아직 페이스북을 떠날 자세는 아닌듯하다. 하지만 구미권의 10대 청소년들과 20대 젊은이들은 점점 이따금씩 로그인하여 놓친 옛 친구 소식을 뒤늦게 확인하거나 안부 관리를 하는데 페이스북을 사용하는데 그친다.

14-25세 밀레니얼 세대를 포함한 유저들이 점점 페이스북 보다 인스그램이나 인스턴트 메시징 앱을 더 많이 사용하는 추세를 틈타서 새 SNS 앱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 사진은 그 중에서 최근 '애피'하고 컨템포리풍 디자인으로 주목받으며 회원수 백 만 명에 돌파했다고 보도된 바 있는 베로(Vero) 앱의 온라인 인스턴트 메시징 대화 장면. 그 외에도 엘로(ello.co), 피치(Peach.cool), 디아스포라(joindiaspora.com), 구글플러스 등이 니시 사용자들을 타겟으로 하며 대체 페이스북 SNS로 주목받고 있다.

철새들이 뭉쳐 날아가듯 그들은 다른 쇼셜 네트워크 플랫폼으로 친구들을 데리고 몰아가고 있다. 실제 친구, 가족, 애인, 지인과의 실시간 소통은 다른 쇼셜 네트워크 사이트에서 해결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점점 트위터, 인스타그램, 스냅챗, 와츠앱 소셜 플랫폼으로 옮겨간다. 인스타그램은 텍스트를 써야 할 필요없이 사진으로 응축해 요점을 전할 수 있다는 점이, 트위터, 스냅챗, 와츠앱 같은 인스턴스 메시징 앱은 길고 완전한 문장이나 스토리를 구구절절 쓸 필요없이 몇몇 개의 글자, 사진, 이모티콘으로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무엇보다도 자식들과 경쟁하며 새 포스트와 사진을 올리는 페이스북 속 부모님과 마주칠 일도 없다.

페이스북이 등장하여 급속히 성장하기 시작한 2005년, 5백 만명 회원이 가입했던 당시 쇼셜 네트워크 사이트의 대명사였던 마이스페이스(myspace.com)는 페이스북의 건전한 이미지에 밀려 퇴조의 길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개인 취미나 관심사에 대해 포스팅하고, 옛 친구나 애인과 만나고, 새 친구를 사귀려는 목적으로 마이스페이스에 가입했던 회원들(당시 월 평균 활동 회원수 7천 만명)은 저마다의 인맥을 끌고 페이스북으로 옮겨갔는데, 우리나라에서 크게 유행했던 싸이월드 미니 홈피 플랫폼 열풍과도 시기와 트렌드가 유사한 면이 많다. 마이스페이스는 2006년 유튜브와의 제휴, 2009년 브랜딩 및 디자인 리뉴얼 등의 자구 시도를 했지만 잔멸을 면치 못했다.

일부 젊은이들이 예건하듯 페이스북도 언젠가는 문을 닫고 폐쇠하는 날이 올 것인가? 그러기엔 아직도 페이스북의 글로벌 사용자 수는 압도적이고 지난 10년 넘는 세월 동안 그들이 구축해 놓은 인맥 네트워크도 하루아침에 무너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페이스북이 2012년 4월에 사진 공유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인 인스타그램 인수는 페이스북이 최근 스냅챗이나 와츠앱과 경쟁할 수 있는 탄약이 돼주고 있어서 당분간 페이스북의 리더 위상은 유지될 것 같다. 그러나 역사는 늘 그러했다. 500년 유럽대륙과 그 주변을 호령했던 고대 로마의 멸망이 하루 아침 갑자기 벌어졌듯, 영원히 승승장구하는 자는 없음을.

 

박진아 IT칼럼니스트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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