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80주년 삼성, 이재용 부회장 '푸랑크푸르트 선언' 넘는 발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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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80주년 삼성, 이재용 부회장 '푸랑크푸르트 선언' 넘는 발표 할까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3.0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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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insight] 故 이병철 회장 삼성상회 창립, 이건희 회장 '신경영' 선언 이후 삼성의 방향은?

삼성이 창립 80주년을 맞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날 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는 창립자 故 이병철 회장이 1938년 3월 1일 삼성상회 설립 이후 80년, 1988년 50주년 기념행사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제2의 창업' 선언 이후 30년, 1993년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 이후 25년을 맞는다. 이건희 회장은 '제2의 창업'을 선언할 당시 삼성 창립일을 3월 22일로 정했다. 

재계에서는 지난 2월 5일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복귀 시점을 지난달 23일 열린 이사회 또는 오는 22일 창립기념일로 관측했다. 이사회에 이 부회장이 참석하지 않은만큼, 재계의 시선은 22일 창립기념일로 모아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근 재벌 그룹들은 지주회사 전환으로 대표되는 지배구조 개선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지주회사로 전환했던 LG그룹, SK그룹 등도 그간 지주사 밖에 존재했던 계열사들의 지분을 정리하며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고, 롯데그룹, 효성그룹, 현대산업개발 등 대기업들도 체제 전환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아직 특별한 발표가 없는 현대차그룹도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그룹 승계와 지배구조 개선 방안 마련에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경우, 이번 창립기념일에 이재용 부회장의 '제3의 창업' 선언 혹은 '이재용 원년' 등으로 표현될만한 변화가 있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회사 최초는 물론 한국 기업 역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50조원 시대를 열었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 25년간 세계 1위를 차지하던 인텔을 뛰어넘고, 4차 산업의 핵심 기업으로 꼽히는 실리콘밸리의 'FANG(F : 페이스북, A : 아마존, N : 넷플릭스, G : 구글) 의 합계보다 많은 영업이익(작년 2분기 기준)을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창립기념일을 맞아 어떤 방향이든 새로운 삼성의 미래를 제시할 것이란 분석이다. 

1983년 일본 동경에서 반도체 사업 진출을 선언하는 故 호암 이병철 회장

삼성그룹의 모태인 삼성상회는 지난 1938년 3월 1일 대구시 수동에서 시작됐다. 삼성상회는 대구 근교에서 수집한 청과물과 포항 등지의 건어물을 중국과 만주에 수출했다. 무역업과 함께 제분기와 제면기를 설치해 '별표국수'라는 국수도 팔았다. 이병철 회장은 창업 1년만에 '조선양조'를 인수하는 수완을 발휘했고, 대구 지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1948년에 서울로 상경해 삼성물산공사를 설립했다. 

이병철 회장은 '의인물용, 용인물의(疑人勿用, 用人勿疑)'라는 말로도 유명하다. '의심이 가는 사람을 고용하지 말고, 고용했으면 대담하게 일을 맡기라'는 의미다. 삼성은 오늘날까지도 창립자 이병철 회장의 이같은 인재관리 원칙을 전통으로 여기고 있다. 

삼성의 운명을 가르는 또 한 번의 결정은 1983년 '동경선언'이다. 삼성은 1974년 한국반도체 인수 이후 1983년 이병철 회장이 일본 동경에서 D램 사업 진출을 선언한다. 

이병철 회장은 80년대 초 저가품 대량 수출에 의한 성장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 반도체 사업 진출을 결심한다. 일본을 비롯한 세계의 시각은 삼성의 반도체 사업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쪽이었다.

그럼에도 73세의 이병철 회장은 "오늘을 기해 삼성은 VLSI 사업에 투자하기로 한다"며 반도체 사업을 밀어부쳤고, 당시의 결정은 오늘날 삼성이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초석이 됐다. 

삼성은 64K D램 개발을 1년 만에 마쳤고, 수율도 일본과 맞먹는 92%까지 끌러올렸으며 1992년에는 D램 분야 세계 1위에 등극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삼성이 D램 세계 1위 기업으로 성장하는 동안 1987년 12월 1일 이건희 회장이 취임했다. 당시 연간 매출액 13조5000억원 규모였던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 취임 25년 후인 2012년 383조원 가량으로 30배 가까이 성장했으며, 자산총액은 시가총액 1조원 규모에서 303조3000억원으로 300배 이상 성장했다. 

창립 50주년을 맞았던 1988년, 이건희 회장은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그리고 더 큰 변화는 5년 후인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으로부터 나왔다. 

1993년 이건희 회장은 그 유명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말과 함께 '신경영'을 선포했다. 이후 삼성그룹, 특히 삼성전자는 그간 국내 기업들이 소홀했던 애프터 서비스(A/S)를 대폭 강화하고, 미래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등 발전을 거듭해 국내 1위 기업은 물론 자타공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건희 회장이 지난 2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의 경영을 맡았으나, 아직 '이재용의 삼성' 윤곽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이에 재계에서는 창립기념일 등을 계기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은 그간 창립 기념일에 특별한 행사를 기획하지는 않았으나 창립 50주년, 75주년 행사는 진행했다. 다만 70주년을 맞은 2008년에는 '삼성 특검' 시기와 겹치며 별다른 기념행사 없이 넘어갔다. 지난해 16조원을 들여 가동을 시작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준공식도 의미있는 자리였으나 별다른 기념행사 없이 지나갔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상태였던 탓도 크다. 

2016년 말부터 대한민국을 강타한 '탄핵정국' 이후 삼성그룹은 지주회사 전환보다는 계열사 이사회 중심의 독립경영, 배당을 강화하고 자사주를 소각하는 주주가치 제고 정책 강화, 삼성전자 주식 50대 1 액명분할 등의 변화가 있었다. 

또 그간 비서실, 구조조정본부, 미래전략실 등 수차례 이름을 바꾸며 존속했던 그룹 콘트롤타워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주요 계열사 태스크포스(T/F) 체제로 변했다. 전자 계열 핵심 회사인 삼성전자, 사실상 지주회사 격 역할을 하고 있으며 비전자 계열사를 아우르는 삼성물산, 금융 계열사의 중간지주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유력히 전망되는 삼성생명에 각각 10~20명 규모의 경영 T/F를 설치했다. 

이를통해 삼성그룹은 앞으로 큰 변화의 시기를 겪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시대를 맞는 '이재용의 삼성' 출범 시기와 방향이 오는 22일 삼성 창립 80주년을 맞아 구체화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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