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립 80주년을 맞는 삼성물산이 과거에 어려번 사명이 바뀔 뻔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물산의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이라는 이름이 패션, 건설, 상사, 바이오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현재의 위상과 걸맞지 않는 다는 지적이 많아 여러번 사명변경을 시도했었다"며 "그러나 80년 전통의 삼성그룹 모태라는 상징성과 가치를 간과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려 사명이 유지됐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시작과 역사를 함께 한 삼성물산은 2013년 12월 제일모직의 패션사업부가 삼성에버랜드로 매각된 후 2014년 삼성SDI가 제일모직을 흡수합병하며, 소멸 법인은 제일모직으로, 존속 통합법인의 상호는 삼성SDI로 정했다. 이어 2015년 9월 1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하고 존속법인인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으로 사명을 바꾸며 ‘삼성물산’이라는 사명을 유지했다.
글로벌 기업으로 부상한 삼성은 조직 내부에서도 ‘물산’이라는 사명이 다소 시대에 뒤떨어져 타 기업처럼 교체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예전부터 있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사명에 대해 “해외 진출 시 쉽게 접근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 됨에 따라 꾸준히 논의가 이뤄져왔던 문제다”라면서도 “다만 80년 동안 지켜온 정통성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삼성물산뿐만 아니라 그룹 내 여러 회사들과도 엮여 있는 문제다”며 “정통성을 무시할 수 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용) 부회장으로서도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사명을 변경하는데도 상당한 부담감이 따랐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국내 대기업이 성장하며 글로벌 사업 확장에 맞춰 사명을 변경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대기업들의 사명 교체 작업은 1990년대 중반에 해외에서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한 한국식 이름과 발음으로 때문에 절정을 이뤘다. 많은 기업들이 이 같은 이유로 영문 이니셜로 기업이름을 표기하는 방식을 택했다.
선경이 SK, 제일제당이 CJ, 한국통신이 KT로 변경된 것이 대표 사례다.
SK의 경우는 전신인 선경직물에서 최종건 전 회장이 인수하면서 1998년, SK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한 바 있다. 사명이 변경된 SK는 한 해 150조가 넘는 매출을 기록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LG도 전신이었던 금성사를 1996년부터 LG전자로 단계적 변화를 시도한 사례다. 최근 동부화재도 동부DB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지현 기자 re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