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 탄생일 108주년, 이재용 부회장에 놓인 불확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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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 탄생일 108주년, 이재용 부회장에 놓인 불확실성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2.1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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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insight] 반도체 위기론·스마트폰 부진·가전 위축·다스 수사·최순실 선고 등 불확실성 요소 산적

오늘(12일)은 삼성 창업자 고(故) 호암(湖巖) 이병철 선대회장이 태어난 지 108주년이 되는 날이다. 호암은 1910년 2월12일 경남 의령에서 태어나 1987년 11월19일 77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삼성은 호암 기일에는 용인 선영에서 추도식을 갖지만, 탄생일에는 이제까지 특별한 행사를 진해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 2010년 '호암 탄생 100주년'에는 국제학술포럼과 음악회 등의 행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 

올해도 특별한 행사는 없다. 오히려 다른 때보다 위축된 분위기다.  

삼성전자가 첫 64K D램을 개발하고 故 이병철 선대회장이 축사를 하는 모습

검찰은 삼성전자가 지난 2009년 자동차 부품업체 DAS(다스)의 미국 소송비용을 대납했다는 의혹을 갖고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이틀 동안 서초사옥 등과 이학수 전 부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호암의 손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일 석방된지 사흘 만이다. 

삼성이 다스와 관련한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이렇다할 입장을 표명한 것은 없으나 이번 검찰 수사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압박과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어서 삼성으로서는 더욱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사실 삼성과 이 부회장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산적해 있는 불확실성이다. 할아버지의 탄생일을 챙기는 가사(家事)는 물론 경영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닌 것이다. 당장 내일(13일)은 ‘국정농단’의 주범 최순실 씨에 대한 선고공판이 예정돼 있다. 이날 재판에서는 최씨 외에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에 대한 1심 선고도 함께 내려진다.

최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 선고는 이 부회장에 대한 상고심(대법원)에 지대한 영향을 끼출 수 있어 관심이 쏠린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안 전 수석 등에 대한 선고는 삼성으로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커다란 불확실성이다. 

이뿐인가. 반도체 산업은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수퍼 호황’을 누리고 있음에도 반도체 위기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반도체와 함께 삼성전자의 성장 엔진인 스마트폰 사업도 점유율 1위를 지키고는 있지만 분기별로 소폭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의 실적도 예전만 못하다. 

또한 미국의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치) 발동과 고부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받는 도전도 부담이다.  

삼성으로서는 다스 수사,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선고, 반도체 위기론,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하락세,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인한 가전시장 위축 등 ‘오각파도’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이런 불확실성은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11월17일 주당 287만4000원을 기록했던 주가는 호암 탄생일인 오늘 오전 10시30분 현재 228만5000원으로 20.5%나 추락했다. 주주친화형 경영과 액면분할을 선언했음에도 주가가 회사 가치보다 훨씬 밑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석방 이후 자택과 부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입원해 있는 삼성서울병원을 들린 것 외에는 특별한 일정이 눈에 띄지 않는다. 이명박 전 대통령 소유로 의심받고 있는 다스의 미국 소송비 대납 정황이 추가로 드러나며, 회사는 다시 수사 대상에 올랐고 여론은 더욱 악화한 탓이다. 이 부회장으로서는 더욱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가운데, 출소 후 첫 공식 일정에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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