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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의 쌀 정복하다"...삼성, 故 이병철 회장 '도쿄선언' 이후 34년만에 세계 반도체 1위 등극-2분기 실적 전망에서 인텔 앞서...24년간 1위 기업 인텔 넘어설 수 있을까
삼성전자는 1983년 반도체산업에 진출해 6개월 만에 64K D램 개발에 성공했다. 사진은 64K D램 개발생산기념식에서 이병철 회장.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에 진출하고 1983년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D램 사업 진출을 선언한 '동경 선언' 이후 34년만에 세계 반도체 1위 기업으로 등극한다.

이번 2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1993년 이후 24년간 세계 반도체 1위 기업으로 군림했던 인텔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계속되고 있고, 특히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 독보적 1위를 기록하고 있는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등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급증해 역대 최고의 실적이 전망된다. 

톰슨 로이터가 18명의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한 13조1000억원(약 114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이보다 더 높은 13조8000억원으로 내다봤다. 

美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의 2분기 반도체 매출이 1분기(135억8000만달러, 약 15조6600억원)보다 7.5% 늘어난 149억4000만달러(약 17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텔의 매출 전망치는 144억달러로 삼성전자보다 5억달러 이상 낮다. 

1분기 인텔의 매출은 142억2000만달러로 삼성전자의 135억8000만달러를 앞선다. 만약 2분기에 삼성전자가 인텔의 매출을 넘어선다면, 1993년 이후 24년만에 처음으로 인텔이 2위로 내려앉게 된다. 그간 삼성전자, 도시바 등이 인텔과의 격차를 2%까지 좁힌 적이 있었지만 인텔을 넘어서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로 인한 단종사태로 약 7조원의 손실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9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는 매출 14조8600억원, 영업이익 4조9500억원을 기록한 반도체 사업부문의 힘이었다. 

그럼에도 메모리 반도체 위주인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위주인 인텔을 넘어서는 것은 어려워 보였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 규모가 메모리 반도체의 2배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가동을 시작한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 외경 <사진=삼성전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반도체 시장도 변화의 조짐

시장조사업체 IHS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3473억달러이며, 이 중 시스템 반도체가 2050억달러(59%), 메모리 반도체가 807억달러(23%)의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의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5%에도 못미친다.

하지만 최근 SSD의 대중화, 서버용 D램 및 낸드플래시 수요 급증, 고용량화되는 스마트기기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며 삼성전자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인텔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는 삼성전자가 자타공인 세계 1위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장 D램 점유율은 2016년 기준 48.1%다. 2위인 SK하이닉스(25.3%)와 격차가 크다. 3위는 마이크론으로 19.0%의 점유율이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44.5%의 점유율로 독보적 1위다. 2위는 도시바(26.4%), 3위는 마이크론(13.6%), 4위는 SK하이닉스(13.6%)다. 

인텔의 경우 CPU(중앙처리장치)와 컴퓨터 관련 칩셋, 랜 제품, SATA/레이드 컨트롤러, 임베디드, 서버, SSD 등 컴퓨터 전반에 걸친 반도체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CPU등 비메모리 반도체에 집중하고 있지만 세계 최초로 플래시 메모리 양산형 모델을 만들기도 하는 등 기술력 부분에서 세계 최고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특히 컴퓨터 CPU 분야에서는 90%를 넘나드는 절대적인 점유율로 경쟁사인 AMD를 압도하고 있다. 

모두가 비웃었던 故 이병철 회장의 반도체 의지

80년대 초 삼성전자의 창립자인 故 이병철 회장은 저가품 대량 수출에 의한 성장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 반도체 사업 진출을 결심한다. 일본을 비롯한 세계의 시각은 삼성의 반도체 사업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쪽이었다. 

이병철 회장이 반도체에 대해 사업적으로 진지하게 고려한 것은 1982년 미국 방문이 계기가 됐다. 조그마한 지하실에서 자본금 1000달러로 시작한 휴렛팩커드(HP) 본사를 찾은 이 전 회장은 반도체와 컴퓨터가 가진 가능성과 부가가치에 주목했다. 미국 IBM의 반도체 공장까지 둘러본 후 이 회장의 반도체에 대한 열망은 더욱 강해졌다. 

한국에 돌아온 이 전 회장은 반도체 사업 기획안을 만들어 볼 것을 지시했다. 그리고 1983년 일본 도쿄에서 "오늘을 기해 삼성은 VLSI 사업에 투자하기로 한다"며 반도체 사업 진출을 선언한다. 주변의 만류에도 그의 결심은 확고했고, 그의 나이 73세 때였다. 

하지만 그의 결심은 비웃음거리가 됐다. 인텔은 그를 과대망상증 환자라고 비꼬았고, 일본의 언론들은 삼성의 무모한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삼성은 통상 18개월여 걸리던 반도체 공장 건설을 6개월만에 마무리하고, 반도체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마이크론과 기술 제휴를 하고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삼성은 64K D램 개발을 1년 안에 마쳤다. 생산수율도 일본과 맞먹는 92%까지 끌어올렸다. 일본이 64K D램 개발에 6년여가 걸린 것을 감안하면, 세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후 삼성은 비약적인 발전을 계속하며 1992년 D램 분야 세계 1위에 올랐다. 

몇 번의 위기에도 삼성은 이병철 전 회장,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에 이르기까지 반도체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 80년대 중반 반도체 가격 폭락, 1990년대 중후반의 승자독식 치킨게임의 상황에서도 꾸준한 투자를 단행하며 현재의 반도체 사업을 만들었다. 

이번 2분기 삼성전자와 인텔의 실적에 전세계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신화의 주인공들. 왼쪽부터 고 이병철 선대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백성요 기자  sypaek@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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