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최근 진출한 신규사업들 아직은 고전중이지만… 은행권 "수익성 따지기엔 이르다"
상태바
시중은행, 최근 진출한 신규사업들 아직은 고전중이지만… 은행권 "수익성 따지기엔 이르다"
  • 정지원 기자
  • 승인 2024.04.16 16: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중은행 혁신금융서비스 제도로 비금융 사업 진출
수익성 면에서는 고전 중이지만 판단은 시기상조
비금융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금융 상품 창출에 초점
시중은행.[사진=각사]
시중은행.[사진=각사]

시중은행이 혁신금융서비스 제도를 활용해 비금융 사업에도 나서고 있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고전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은행 관계자들은 아직 수익을 따지기엔 이른 단계라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비금융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다”며 “당장 수익을 내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혁신금융서비스 제도는 차별성 있는 금융업이나 관련 서비스에 대해 일정 기간 규제 적용 특례를 인정하는 제도다. 정부의 금융규제 샌드박스의 일환으로 국내에 영업소를 둔 상법상 회사 혹은 금융회사 등이 신청할 수 있다.

시중은행이 해당 제도를 통해 비금융 사업에 나선 대표적인 사례는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 ‘KB리브모바일’이다. KB리브모바일은 2019년 4월 혁신금융서비스 1호로 알뜰폰 사업을 시작해 지난 5일에는 금융위원회로부터 은행 정식 부수업무로 인정받았다. 이는 비금융 사업 중 최초로 부수업무로 인정받은 사례다.

KB리브모바일은 출시 이후 소비자들의 꾸준한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까지 가입자 수 42만 명을 유치하고 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실시하는 반기별 이통통신서비스 만족도 조사에서 2021년 하반기부터 5회 연속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지 않다. 실제 윤영덕 국회의원이 국민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B리브모바일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139억, 184억의 영업손실을 냈다.

은행 비금융 사업의 또 다른 사례인 신한은행의 ‘땡겨요’ 사업도 비슷한 실정이다. 신한은행은 음식 주문 중개 플랫폼 사업을 추진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땡겨요’를 출시했다. 해당 앱은 2020년 12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인정받아 현재까지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땡겨요는 상생을 모토로 가맹점에 입점 수수료와 광고비를 받지 않고 2%라는 업계 최저 수준의 중개 수수료율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출시 1년 만에 배달 앱 점유율 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땡겨요 사업 역시 크게 수익을 내고 있지 않는 모양새다. 신한은행이 구체적인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땡겨요 사업을 적자로 파악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도 떨어지고 있다. 월간활성이용자 수(MAU)가 감소세기 때문이다. 앱 분석 서비스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땡겨요 앱 MAU는 약 80만명에 달했지만 12월 52만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같은 달 기준 경쟁사인 배달의 민족 MAU가 1995만명, 요기요 649만명인 것에 비해 아쉬운 성적이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 수익성만으로 시중은행 비금융 사업의 성패를 따지기는 이르다. 시기적으로 시중은행 비금융 사업은 투자 단계다. 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은 이번 달 은행 공식 부수업무로 인정받았고 신한은행의 땡겨요 배달 플랫폼 사업은 올해 말 혁신금융서비스 기한 만료로 사업 연장 신청을 앞두고 있다. 은행 입장에선 사업의 영속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 수익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은행의 비금융 사업은 일반적으로 일차적 목표가 수익이 아닌 경우가 많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땡겨요는 이익 추구 보다는 상생 금융의 일환으로 나온 사업이다”라고 전했다.

시중은행은 비금융 사업을 고객 데이터 확보를 통한 투자의 개념으로도 보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KB리브모바일의 경우 통신업 진출로 얻은 고객 데이터로 본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한 사업”이라고 전했다.

실제 신한은행은 배달 앱 사업을 통해 얻은 고객 정보를 활용해 금융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쏠편한 생각대로 라이더 대출’, ‘땡겨요 사업자 대출’, ‘소상공인 상생 매일 땡겨드림 대출’ 등이 여기 해당한다.

정지원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