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차녀' 최민정, SK그룹 퇴사 후 헬스케어 AI스타트업 창업 나선 이유···"사실상 독자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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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차녀' 최민정, SK그룹 퇴사 후 헬스케어 AI스타트업 창업 나선 이유···"사실상 독자 행보"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4.03.29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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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민정, SK하이닉스 휴직 후 퇴사...미국서 '인티그럴 헬스' 창업
... "심리적 건강은 신체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
- 해군 장교 근무, 해외 투자사 근무 등 독립적 도전적인 삶 재조명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차녀 최민정(33)씨가 최근 미국에서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독자 행보에 나섰다. 

2022년 2월 SK하이닉스 휴직 후 약 2년만이다. 국내 대기업 3세가 별도로 자신의 스타트업을 차린 것은 이례적이다. 

또 언니 최윤정 씨도 SK바이오팜에서 일하고 있어 자매가 바이오 관련 업종에 근무하게 됐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최민정 씨는 최근 미국에서 인공지능(AI) 기반 헬스케어 스타트업 '인티그럴 헬스(Integral Health)'의 공동 설립자로 이름을 올렸다. 

'인티그럴 헬스'는 미국 헬스케어 기관이나 건강보험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심리 건강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회원에게 심리치료사와 AI 기반의 케어 코디네이터를 매칭해 심리건강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준다.

스타트업 '인티그럴 헬스' 홈페이지, 최민정 씨 소개

회사 측은 "경제적이고 접근하기 쉬운 수준의 행동 건강 서비스를 제공해 환자가 필요로 하는 시점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스타트업에는 최민정 씨를 비롯해 미국 예일대 의학박사 출신의 정신의학 전문가, UC 버클리 박사 출신의 전문가 등이 합류했다. 최근에는 대형 의료기관인 가톨릭 메디컬 파트너스와 협력해 사업을 더 확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서비스 가격을 합리적으로 책정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성인 5명 중 1명은 심리 문제를 겪고 있지만 의료비 부담의 문제로 건강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최민정 씨는 건강관리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민정 씨는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창업한 이유와 관련 "심리적 건강은 신체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이라며 "세계적인 고령화 사회에서 대규모로 건강을 관리할 해결책이 미래 세대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최민정 씨는 재벌가 자제 중에서 그간 독립적이고 도전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민정 씨는 1991년생으로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이에서 태어난 둘째 딸이다. 

최민정 씨는 중국 베이징대 경영학과에서 자본시장과 인수합병(M&A)·투자분석 등을 공부했다.  2014년 재벌가 딸로는 이례적으로 해군 사관후보생에 지원해 주목을 받았다. 이어 소위로 임관한 후 전투를 담당하는 '함정' 병과 장교로 2015년 청해부대 소속 충무공 이순신함에 승선해, 6개월간 아덴만에서 파병 근무를 하기도 했다. 

최민정 씨는 2017년 11월 전역 후 중국 톱10 투자 회사인 홍이투자(弘毅投資·Hony Capital)에 입사, 글로벌 M&A팀에서 근무했다. 그리고 2019년 SK하이닉스에 대리급으로 입사해 국제통상과 정책대응 전문 조직인 인트라(INTRA) 소속으로 미국 워싱턴과 서울을 오가며 일했다. 이후 캘리포니아에 있는 SK하이닉스 미국 법인 전략파트로 옮겨 인수합병(M&A)과 투자업무를 맡았다.

2022년 초 SK하이닉수 휴직 후 미국 원격치료 스타트업 '던' 무보수 자문역 등 독자 활동

2022년 초 SK하이닉스를 휴직한 후 미국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원격치료 전문 스타트업 '던'에서 무보수로 자문 활동을 했다. 또 지역 비정부기구(NGO) '스마트'(SMART)에서 취약계층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교육 봉사를 하기도 했다.

SK그룹에서도 최민정 씨의 스타트업 창업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다고 한다.

재계 관계자는 "최민정 씨가 SK하이닉스 휴직 중 가운데 '무보수 자문역'으로 의료 스타트업에서 일한 것은 직원 '겸직금지' 사규를 위반하지 않는 범주였다"며 "그러나 스타트업 창업은 SK그룹에서 벗어나 사실상 '홀로서기' 독자 행보에 나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최민정 씨가 부모의 이혼 소송을 지켜보다가 SK하이닉스 퇴사와 함께 독자적인 행보 결심을 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민정 씨는 2023년 5월 이혼 소송 항소심 재판부에 탄원서를 내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이혼 소송에서 자녀의 탄원서는 이혼의 당사자인 부모 중 어느 한쪽을 옹호하는 경우가 많다. 노소영 관장은  "여기서 그만두는 엄마가 내 엄마인 것은 싫다"는 최민정 씨의 말에 '항소를 결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구체적인 탄원서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언니 최윤정 씨와 남동생 최인근씨도 당시 같은 재판부에 별도로 탄원서를 제출했다.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과 최인근 SK E&S 매니저

한편, 언니인 최윤정(35)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은 작년 연말 인사 때 팀장에서 본부장으로 승진하며 SK그룹 내 최연소 임원으로 일하고 있다. 최윤정-최민정 자매가 바이오 관련 일을 하는 셈이다. 남동생인 최인근(29) 씨는 SK그룹 에너지 계열사인 SK E&S의 미국 법인 '패스키(PassKey)'에서 매니저 역할을 맡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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