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최태원 SK그룹 회장 "3세 경영 승계 계획 있지만 공개 시점 아니다"...SK수펙스협의회 역할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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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최태원 SK그룹 회장 "3세 경영 승계 계획 있지만 공개 시점 아니다"...SK수펙스협의회 역할 '관심'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10.12 0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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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블룸버그 인터뷰 "누가 그룹 이끌 것인가 승계 계획 필요하다"
- 자녀 최윤정-민정-인근, SK그룹 계열사 경영수업...나이 젊어 '속도조절'
- 이사회 중심 지배구조 재정립...자녀들이 이사회에 참여하는 방안 유력
- 최태원 회장, 사회적 가치 및 ESG 경영 전도사...선진 지배구조 관심 높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해외 언론과 인터뷰에서 "SK그룹 경영 승계 방향을 구상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올해 만 63세(1960년생)로 총수 평균연령에 접어들었고 삼성, 현대자동차, LG 등 주요 그룹이 최근 몇 년 새 경영승계 작업을 끝냈다는 점에서 SK그룹의 후계자는 재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11일 보도된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정말 고민 중이고 승계를 준비해야 한다"며 "내가 어떤 사고를 당한다면 누가 그룹 전체를 이끌 것인가. 승계 계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나만의 계획이 있지만 아직 공개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최태원 회장이 '구체적 후계자 계획이 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태원 회장은 1998년 별세한 고(故) 최종현 회장의 뒤를 이어 39세의 젊은 나이에 SK그룹 총수가 됐다. 그리고 올해 9월 1일이 회장 취임 25주년이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장남 최인근 씨 [출처 인스타그램]

최태원 회장은 이혼 소송 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이에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자녀들은 SK그룹 계열사에서 근무하며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SK그룹의 3세 경영 시대 구상인 셈이다. 
 
장녀 최윤정 씨는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으로 근무하며, 올해 3월부터 SK와 SK바이오팜이 공동으로 만든 신약 개발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고 있다.
 
차녀 최민정 씨는 해군 장교 복무를 마치고 SK하이닉스에서 근무하다 휴직했다.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원격 의료 스타트업 자문역을 맡은 가운데 창업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남 최인근 씨는 SK E&S 북미법인 패스키에서 글로벌 에너지솔루션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자녀들에게 자신의 SK(주) 주식 17.5%를 상속하는 방안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상속세 부담을 감안하면 최태원 회장 자녀들이 지분율을 유지하면서 주식을 물려받는 게 어렵다는 얘기다. 세 자녀는 현재 SK 지분이 없다.

(왼쪽부터) 최윤정-최민정-최인근

국내 세금제도상 지주회사 주식을 상속할 경우 막대한 세금을 내야 한다. 상속세·증여세법에 따르면 상속재산이 30억원을 넘으면 세율 50%가 적용된다. 또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주식 상속에는 할증이 적용돼 상속지분이 50%를 넘으면 30%, 지분 50% 이하에는 20% 세금이 추가된다.

따라서, 최태원 회장이 이사회 중심 지배구조를 재정립하고 자녀들이 이사회에 참여하는 방안으로 승계가 유력한 방안으로 떠오른다. 일부 글로벌 기업이 승계하는 방식이다. 또한 SK수펙스추구협의회 역할을 강화해 SK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SK수펙스협의회 움직임이 관전포인트다.

최태원 회장은 이사회 경영을 바탕으로 승계 문제를 이야기하곤 했다.

최태원 회장은 2021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승계 기회는 전문경영인을 포함해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고 제 자녀도 노력해서 기회를 얻어야 할 것"이라면서 "자녀의 경영 참여에 이사회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또 최태원 회장은 지난 7월 제주도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도 "아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것보다 회사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주주로서 베니핏(benefit, 이익)을 물려주는 게 더 자유로운 선택"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영 승계는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경영전문가는 "최태원 회장이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자녀들 나이도 아직 젊기 때문에 경영승계는 속도조절이 예상된다"며 "최윤정 씨는 1989년생으로 34세, 최민정 씨는 1991년생으로 32세, 최인근 씨는 1995년생으로 올해 나이 28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태원 회장은 사회적 가치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전도사라는 점에서 재계에서 SK그룹의 선진 경영 지배구조는 큰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의 1998년 경영권 승계 당시 모습

한편, 최태원 회장은 미국 정부가 최근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공장에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의 수출이 가능하도록 한 조치에 대해 환영 입장을 전했다.

최태원 회장은 "사실 우리 제품은 메모리 반도체여서 일종의 범용 제품에 해당한다"며 "범용 제품에까지 엄격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에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칩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된 데 대해 '미스터리'라는 반응을 보였다. 

최태원 회장은 "우리가 (화웨이에 공급하는) 자체 유통망을 갖고 있었다면 (제재 이후) 절대로 그 채널을 이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자체 조사 결과 이는 우리 채널이 아니며, 스스로 최종 사용자라고 밝힌 다른 채널"이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은 현재의 반도체 시장 상황에 대해 "좋지 않다"며 "공급 과잉이 일어나고 있고, 특히 메모리 부문이 그렇다"고 평가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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