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 경영인' 최태원 회장, 25년간 SK그룹 'BBC 역사' 썼다..."SV·ESG 전도사 및 부산엑스포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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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심 경영인' 최태원 회장, 25년간 SK그룹 'BBC 역사' 썼다..."SV·ESG 전도사 및 부산엑스포 리더"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8.29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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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9월 1일 회장 취임 25주년...'BBC' 신성장 포트폴리오 확대
- SK그룹 자산 총액 10배 성장...한국 수출 10% 담당 기업으로 육성
- 대한상의 회장 이어 부산엑스포 민간위원장 맡아 '국가적 리더' 역할

'뚝심 경영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오는 9월 1일 회장 취임 25주년을 맞는다. 

최태원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딥 체인지(Deep Change·근본적인 혁신)'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SK그룹의 양적 질적 성장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SV(사회적가치)-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도사'는 지난 25년간의 '최고경영자(CEO) 최태원'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4대 그룹 출신 전직 고위관계자는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취임 이후 자산과 매출 등 여러 방면에서 급성장을 이어갔고 기존 재계 서열 5위에서 작년 2위에 올라섰다"며 "기존 에너지·정보통신기술(ICT)에 이어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등 미래 신성장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넓혀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SK그룹 자산 총액은 최태원 회장이 취임한 1998년 32조8000억원에서 지난해(2022년) 327조3000억원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배, 9배 늘었고 시가총액은 36배 급증했다. 수출액은 83조4000억원으로 한국 총수출의 약 10%를 담당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태원 회장은 1998년 8월 26일 아버지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 타계하면서 38세의 젊은 나이로 SK그룹 총수 자리에 올랐다. 그는 IMF 외환위기 상황 속에서 당시 "혁신적인 변화를 할 것이냐(딥 체인지·Deep Change), 천천히 사라질 것이냐(슬로우 데스·Slow Death)"라는 화두를 던졌다. '딥 체인지'는 지금껏 SK그룹을 지탱하는 경영철학으로 자리잡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9월 1일 취임 20주년을 맞았다. 부친인 고 최종현 회장이 1998년 8월 26일 타계하면서 38세의 젊은 나이로 그룹 총수 자리에 올라선 뒤 최태원 경영 체제에 들어선지 20년이다. 사진은 2004년 SK㈜ 지주회사 출범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오는 9월 1일 취임 25주년을 맞는다. 사진은 최태원 회장이 2004년 SK㈜ 지주회사 출범식에서 기념사를 하는 모습.

최태원 회장은 에너지·화학, 정보통신 중심이던 SK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등 그린·첨단 분야로 확대했다. SK하이닉스 인수·합병(M&A)을 통한 반도체 사업 진출이 대표적 사례다. 그는 지난 2012년 회사 안팎의 부정적인 시각에도 하이닉스 인수를 강행했다. SK하이닉스는 이제 SK그룹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핵심 계열사로 성장했다.

배터리 분야도 급성장했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온은 국내외 배터리 시장에서 신흥 강자다. 지난 2017년 SK온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1.7기가와트시(GWh)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88GWh로 50배 가량 급증했다. SK온은 미국 조지아주에 2개 공장에 이어 작년 7월에는 포드와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를 출범하고 테네시·켄터키주에 배터리 공장 3개를 건설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헝가리 코마롬시 1·2공장과 이반차시 3공장, 중국은 창저우·후이저우·옌청 공장에서 배터리를 생산 중이다.

바이오 분야는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등을 중심으로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2019년에는 수면장애 신약 '수노시'와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 등 신약 2개를 개발했다. SK케미칼은 1999년 국산 신약 1호 항암제인 선플라를 개발했다. 현재 SK바이오팜 신약개발 태스크포스(TF)에는 최태원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이 합류해 있다. 

또 M&A도 진행 중이다. 2017년에는 글로벌 제약사 BMS의 아일랜드 생산시설(CMO)을, 2018년에는 미국의 위탁개발·생산업체(CDMO) 앰팩(AMPAC)을 인수했다. 이어 2019년 미국(앰팩)·유럽(SK바이오텍 아일랜드)·한국(SK바이오텍) 생산법인을 통합 운영하는 SK팜테코를 설립하고, 2021년 프랑스 CDMO 이포스케시를 인수해 CGT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최태원 회장이 탄소중립 관련 국제세미나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사회적 가치(Social Value·SV) 실천도 앞장서고 있다. 그는 늘 "기업이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와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예 SK그룹 경영관리체계에 SV 관련 조항을 명문화했다. SK그룹이 지난해 창출한 SV를 돈으로 환산하면 총 20조5000억원에 이른다.

아울러 최태원 회장은 ESG 경영에 있어 SK그룹은 물론 정부 및 중소기업 등 경제계 전반 확산에 기여했다. 2020년 11월 SK㈜,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SK그룹 8개 관계사가 국내 기업 최초로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에 가입했을 정도다. 최태원 회장은 2021년 6월 SK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는 그룹 차원의 '넷제로(탄소 배출 '0')' 조기 추진을 주문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5월 '탄소중립·에너지정책 국제세미나' 기조강연에서 "경제·산업·통상·일자리 등에서 주요 화두로 부각된 탄소 중립은 우리 모두 함께 가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한국에서 탄소중립 추진으로 편익이 비용보다 커지는 골든크로스 시점은 2060년인데 대한상공회의소가 제안한 100가지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면 2040년으로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원들과 회식 후 셀카 사진을 찍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오래 전부터 간편 복장은 물론 '격식 파괴' 등 수평적 소통으로 '행복한 SK 만들기'에 주력했다. 최태원 회장은 '2019년 CEO 세미나'에서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행복 전도사'를 자처했다. 마치 애플 창업주 고(故) 스티브 잡스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19년 10월 28일, SK그룹 사내 게시판을 통해 모집한 그룹 구성원 140여명과 서울 광화문 일대 한식당 두 곳에서 '번개 행복토크'를 연이어 열었다.

특히 최태원 회장은 SK그룹은 물론 2021년 3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이어 지난해 5월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민간위원장을 맡아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모자 2개도 힘들었는데 1년 동안 모자 3개가 됐다"며 "이제 제발 모자는 그만"이라고 말했다. 경제계를 넘어 '국가적 리더'로 활약 중인 셈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목발 투혼'에 나서 화제가 됐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아킬레스건 부상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해 '목발투혼'으로 화제를 됐다. 최태원 회장이 BIE 소속 180개 회원국 중 정부 주요 관계자들을 단독 면담한 국가가 80개국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1월 BIE 총회 개최국 투표를 앞두고 중남미 등 해외출장을 비롯 막판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BBC 신성장 사업 진출에 따른 재무 부담,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 등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SK그룹 분석 보고서에서 "지난해 주력 계열사들의 영업실적 부진과 운영자금, 설비투자 관련 외부 자금 조달이 지속하면서 차입 부담이 확대됐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반도체 업황 악화와 유가 하락, 정제마진 감소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고 진단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6월 SK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그동안 추진해 온 파이낸셜 스토리에 향후 발생 가능한 여러 시나리오에 맞춰 조직과 자산, 설비투자, 운영비용 등을 신속하고도 탄력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경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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