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 같지 않은 '밸런타인데이' 인기… 소비자도 마케팅도 '잠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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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 같지 않은 '밸런타인데이' 인기… 소비자도 마케팅도 '잠잠'
  • 문슬예 기자
  • 승인 2024.02.13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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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대형마트 등 밸런타인데이 부스 규모 줄어… 소비자, "지긋지긋"
시장조사전문기업, "소비자, '데이마케팅' 피로도 높아"
마케팅 관계자, "명절과 겹쳐 규모 줄었을 뿐… 소비자 관심은 여전" 반론도

밸런타인데이를 겨냥한 핑크빛 마케팅이 사라지고 있다. 13일 현재 밸런타인데이를 하루 앞둔 시기지만 치열한 '초콜릿 마케팅'을 하던 과거와는 다르게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관련 부스를 찾아보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밸런타인데이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떨어지고 매출이 줄어들며 마케팅의 규모도 줄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편, 관련 업계 마케팅 관계자는 "올해 밸런타인데이가 명절과 겹쳐서 규모가 축소된 특별한 경우일 뿐 여전히 소비자들이 밸런타인데이에 대해 관심이 있다"는 반론을 <녹색경제신문>에 전하기도 했다. 

편의점 외부에 설치된 밸런타인데이 행사 부스.[사진=문슬예]
서울지역 한 편의점 외부에 설치된 밸런타인데이 행사 부스. 과거에 비해 많이 축소된 규모다.[사진=문슬예기자]

1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편의점·대형마트 등에 밸런타인데이 관련 마케팅 부스가 줄어든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실제로 공덕역 인근의 편의점을 조사한 결과, 매장 앞에 밸런타인데이 부스를 만들어 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로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중 부스를 설치했던 한 편의점의 영업주는 과거에 비해 밸런타인 부스의 규모가 줄어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8년째 매장을 운영 중이라고 밝힌 영업주는 13일 <녹색경제신문>에 "작년보다 밸런타인데이 관련 상품 수량을 적게 주문했다"며 "예전에는 편의점 앞에 인형도 달아놓는 등 홍보 마케팅에 더욱 적극적이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예전만큼 밸런타인데이를 큰 기념일이나 행사로 느끼지 않는 것 같다"며 "예전에는 기념일을 챙기려는 분위기가 있었다면, 요즘에는 구색을 맞추려 구매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매장 앞에 부스를 설치하지 않은 편의점의 영업주 또한 밸런타인데이 관련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줄었다는 입장을 전했다.

편의점 내부에 설치된 밸런타인데이 행사 관련 매대.[사진=문슬예]
편의점 내부에 설치된 밸런타인데이 행사 관련 매대.[사진=문슬예]

10년째 이마트24 편의점을 운영 중인 영업주는 13일 <녹색경제신문>에 "매출이 나오지 않아 밸런타인데이 관련 상품을 진열한 것은 매장 내 3줄이 전부"라며 "코로나 이후 사람들이 씀씀이가 줄어든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줄어든 소비행태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한편, 대형마트에서도 밸런타인데이 관련 부스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13일 <녹색경제신문>에 "10년 전에는 한 동 전체를 밸런타인데이 상품으로 진열할 정도로 대대적인 홍보를 했는데, 이제는 고객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목에만 작게 설치한다"며 "매출이 줄다 보니 설치 규모도 작아졌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매체를 통해 'OO데이는 상술'이라는 얘기가 많이 나오다 보니 그게 소비자들의 인식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줄어든 매출의 원인에 대해 덧붙였다. 

실제로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데이 문화'가 다수의 소비자들에게 피로감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만 13세~59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이 지나치게 많은 'OO데이'가 피곤하다고 응답했다.

한 소비자는 13일 <녹색경제신문>에 "밸런타인데이를 굳이 챙겨야 할 기념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밸런타인데이 등 OO데이마다 뻔한 마케팅이 활개치는 것이 지긋지긋하다"고 전했다.

이어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등 OO데이를 기업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에 반감이 든다"며 "챙길 사람만 소소하게 챙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마트 내부에 설치된 밸런타인데이 행사 관련 매대.[사진=문슬예]
마트 내부에 설치된 밸런타인데이 행사 관련 매대.[사진=문슬예]

한편, 업계 마케팅 관계자는 밸런타인데이의 매출과 사람들의 인식이 과거와 변함없다는 입장을 전해 반론을 펼쳤다. 

밸런타인데이 마케팅 관계자는 13일 <녹색경제신문>에 "밸런타인데이 홍부 부스의 규모가 줄어든 것은 매출의 영향이 아니라 설 연휴와 겹쳤기 때문"이라며 "밸런타인데이 상품 매출은 편의점이나 마트나 과거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명절 연휴와 밸런타인데이가 이틀밖에 차이가 안 나다 보니 설 상품에 주력하느라 규모가 줄었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까지는 소비자들이 밸런타인데이를 여전히 기념할 날로 여긴다"며 "특히 젊은 소비자들에게 그런 인식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밸런타인데이 마케팅이 피로도를 유발하는 것과는 별개로 여전히 관련 구매를 촉진하는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밸런타인데이를 바라보는 소비자와 업계의 시각 차이가 시간이 지나며 좁혀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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