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의존도 99.9%에 달하는 우리금융...한국포스증권 인수, 비은행 강화 신호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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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의존도 99.9%에 달하는 우리금융...한국포스증권 인수, 비은행 강화 신호탄 되나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2.08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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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우리은행 의존도 99.9%
2022년 92.1% 기록한 것보다 8%p 상승
비은행 계열사 실적 크게 후퇴했기 때문
매물로 나온 한국포스증권 인수 검토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와
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금융지주들이 속속 실적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가 100%가까이 치솟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은행 의존도가 높아 비판을 받던 2022년보다도 더욱 상황이 악화된 것이다.    

이에 우리금융은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시작으로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실적 성장을 이룩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자장사 논란까지 벌어지고 있어 성장하겠다고 이자이익을 끌어올리긴 힘들 것"이라며 "성장을 위해선 비은행 부문을 끌어올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작년 연결 당기순이익은 2조5159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2조8922억원 대비 3763억원(13%p) 감소했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이 2조51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한 것을 감안하면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가 99.9%에 달하는 셈이다. 

이는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가 92.1%였던 2022년도와 비교했을 때도 약 8%p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당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은 각각 3조1693억원, 2조919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다른 금융지주들이 60%대에 불과한 것을 보더라도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가 큰 것을 알 수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KB금융과 KB국민은행은 각각 4조6319억원, 3조26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이에 KB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68.3%에 그쳤다.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가 높아진 데에는 비은행 계열사가 부진을 겪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카드의 경우, 작년 순이익이 112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2050억원 대비 930억원(45.3%p) 감소했다. 우리금융캐피탈 또한 128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1830억원보다 550억원(30.1%p) 줄었다. 

우리종합금융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적자를 보이기도 했다. 우리종금은 2022년 920억원 흑자를 기록했으나 2023년엔 530억원 순손실을 보여 1450억원 하락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106억원 흑자에서 491억원 적자로 597억원 후퇴했다. 

우리금융은 올들어 비은행 강화를 통해 은행 의존도를 크게 낮추고 재차 리딩금융 경쟁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우리금융만 증권사를 보유하지 않아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이 시급하다. 

제공=한국포스증권
제공=한국포스증권

 

첫 단추를 꿰기 위해 우리금융은 최근 매물로 나온 한국포스증권을 검토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6일 열린 이사회에서 한국포스증권 인수 추진 방안에 대해 첫 논의를 진행했다. 

한국포스증권은 온라인 펀드 판매 서비스 플랫폼을 보유한 소형 증권사로, 오프라인 지점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한국증권금융이 51.68%의 지분을 갖고 있지만 최근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당초 우리금융은 중대형 증권사 인수를 희망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자 우선 소규모 증권사인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함으로써 증권업 기반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 라이선스를 확보한 뒤 우리종금과 한국포스증권 간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워 다른 매물을 추가로 물색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합병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뒤따른다. 한국포스증권은 2021년엔 75억, 2022년엔 7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한국증권금융의 애물단지로 여겨지고 있다. 또 전국적인 오프라인 영업망이 없는 만큼, 우리금융이 한국포스증권을 품에 안는다 하더라도 추후에 중대형급 리테일 증권사를 인수할 시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논의는 있었지만 여전히 공식적으로 한국포스증권 인수 작업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라며 "올해 매물로 나온 증권, 보험업 회사들을 면밀히 검토해 비은행 강화와 실적 성장을 이룩하겠다"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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