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간 주담대 대환대출 실적 최대 15배 격차...역마진 감수하며 고격 모셔오기 경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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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간 주담대 대환대출 실적 최대 15배 격차...역마진 감수하며 고격 모셔오기 경쟁 '격화'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1.25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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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환대출 잔액 1조6000억 육박
은행 간 대환 실적 15배 차이 나
역마진 감수하는 은행도 등장
"대환경쟁 때문에 대출 잔액이 크게 늘진 않을 것"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 서비스가 개시된 이래 대출을 갈아타려는 고객이 연일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5대 은행 사이에서 실적 쏠림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에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역마진을 감수하는 은행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이 가계대출 잔액의 폭증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 또한 나오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간에 고객 모셔오기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구체적인 실적이 외부에 공개되는 것을 모두 꺼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25일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지난 9~18일 동안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신청받은 대환대출 잔액은 1조5957억원에 달했다. 신청건수는 9271건이다. 

업계는 이 같은 대출 환승 수요가 은행 주담대에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가 적용되기 전인 2월 중순까지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환대출 경쟁으로 금리가 낮아지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대출을 받기 위한 심리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은행별 유치 실적을 따져보면 5대 은행 간 차이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인 은행별 실적은 나오지 않았으나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해 가장 많이 주담대 대환을 유치한 은행은 약 870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가장 적게 유치한 은행이 약 600억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15배 이상 격차가 나는 셈이다. 

하나은행.
하나은행.

 

은행들은 고객을 뺏기지 않게 역마진까지 감수하며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25일 기준 하나은행의 대환 전용 주담대 상품인 '하나 아파트론 갈아타기(혼합형)'의 경우 연 3.706%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KB스타 아파트담보대출(혼합형)' 상품 또한 연 3.73%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두 상품 모두 금융채 5년물 금리인 3.856%보다 하회하고 있어 마이너스 가산금리를 얹어 대출 대환을 유도하고 있다. 

역마진 이외에도 은행들은 다양한 이벤트를 내세워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1월 31일까지 이벤트에 응모하고, 3월 21일까지 대출 갈아타기를 완료한 모든 고객에게 첫 달 대출 이자를 최대 50만원까지 지원한다. 신한은행은 2월 29일까지 대출을 갈아탄 고객 중 선착순 500명에게 첫 달 대출 이자 중 최대 20만원을 포인트 형태로 제공하며, 하나은행은 선착순 2000명에게 최대 75000원 상당의 포인트를 지급할 계획이다.

최근 가계에 대한 은행의 대출태도가 완화된 것을 보더라도 대환대출 경쟁이 격화되는 점을 알 수 있다. 지난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은행 대출태도지수는 1분기 5를 기록해 세 분기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플러스일수록 은행이 가계 대출 등 심사를 완화해 대출영업을 확대한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은행권의 주담대 대환 경쟁이 가계대출 잔액의 폭증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5대 금융지주는 당국에 가계대출 증가율을 1.5~2%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보고한 바 있다. 그러나 금리가 인하하는 상황에서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한 경쟁 역시 거세지는 상황이라 대출 관리는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역마진을 감수한 대규모 출혈경쟁이 가계 빚 뇌관을 건들일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선을 그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각 은행들은 다른 은행의 금리를 실시간으로 참고하는 것이 맞긴 하다"면서도 "모든 고객들이 최저금리를 제공받는 게 아니기 때문에 큰 출혈경쟁은 없을 것으로 보며, 가계 대출 잔액은 당국에 보고한 수준으로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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