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부광약품…OCI, “자회사로 편입하자니 상황 좋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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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부광약품…OCI, “자회사로 편입하자니 상황 좋지 않고...”
  • 강성기 기자
  • 승인 2024.01.2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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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간 통합으로 부광약품 지위 모호…한미약품그룹에 ‘사업구조 재편’ 일임 의견도

인수 첫해부터 영업손실 발생…콘테라파마 등 자회사 연구개발비 증가 따라
부광약품 회사 전경. 사진=부광약품
부광약품 회사 전경. 사진=부광약품

OCI그룹과 통합을 선포한 한미약품그룹은 지난 15일 사내망을 통해 임직원과 공유한 ‘팩트 체크’에서 부광약품의 거취에 대해 “그룹 간 통합 작업에 주력하고 있어 현재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또 “사업 시너지 효과 등을 면밀히 검토해 부광약품을 포함한 그룹 전체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그룹의 이 같은 조치는 그룹 간 통합으로 OCI가 최대주주로 있는 부광약품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면서 거짓 뉴스를 차단하기 위한 선제 조치로 풀이된다. 

사실 OCI그룹이 부광약품을 인수할 때 뒷말이 무성했다. 주위의 우려는 OCI가 바이오산업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데서 비롯됐다. 따라서 이번에 OCI그룹이 한미약품그룹을 파트너로 선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향후 OCI그룹은 첨단소재⋅신재생에너지, 한미약품그룹은 제약⋅바이오를 두 축으로 공동경영을 해 나가기로 합의한 만큼, OCI그룹 아래에서 부광약품의 지위가 다소 모호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OCI그룹은 2022년 1461억 원을 들여 부광약품 주식 10.9%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지난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내년 5월까지 부광약품 투자 지분을 매각하거나, 추가 지분을 투자해 아예 자회사로 편입해야 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공정거래법은 기존 법인이 지주사로 전환하면 2년의 유예 기간을 부여하고 있다.

부광약품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서는 주식 20%를 추가로 인수해야 하기 때문에 현 주가 시세로 대략 1000억 원이 필요하지만 현 OCI 재무 상황이 그리 여유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OCI그룹에서 부광약품의 사업구조 재편을 한미약품그룹에 일임한 게 아니냐는 의견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부광약품은 OCI그룹에 인수되기 전인 2021년 5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이듬해인 2022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2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았다. 영업손실은 2023년 1분기 23억 원에서 상반기 56억 원, 3분기까지 217억 원으로 늘면서 그 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실적 악화원인은 연구개발비가 늘어난 데 기인한다. 부광약품은 콘테라파마, 부광메디카, 다이나세라퓨틱스, 프로텍트 테라퓨틱스 등 총 4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자회사 중 콘테라파마와 프로텍트 테라퓨틱스, 다이나세라퓨틱스가 지난해 상반기 각각 60억 원, 9억2921만 원, 2억8714만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바이오기업은 일반적으로 초기에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연구개발(R&D)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기 때문에 한동안 손실 발생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콘테라파마는 파킨슨병 이상운동증치료제 ‘JM-010’의 임상을, 다이나세라퓨틱스는 전립선암 치료제 ‘SOL-804’의 임상을, 프로텍트 테라퓨틱스는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제 개발을 각각 진행하고 있다. 

주력 파이프라인인 파킨슨병 운동이상증 신약JM-010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임상 2a상을 끝내고 유럽 6개국과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인데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라이선스 아웃(L/O)도 검토하고 있다. 전이성 전립성암 치료제 ‘SOL-804’은 지난해 3월 국내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상태다

프로텍트 테라퓨틱스는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를 위해 새로운 PKR 카이네이즈 억제제 기반 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현재 치매 적응증으로 전임상 단계에 있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 폭이 컸던 이유를 ‘영업 거래 구조 개선’ 탓으로 돌리고 있다. 거래처와의 관계를 정리하면서 일시에 비용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부광약품은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신약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에서 진행 중인 JM-010 임상 2상이 올 중으로 마무리되면서 연구개발비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주요 사업영역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화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성기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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