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재벌 후계자 양성 코스'로...그룹내 위상 수직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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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재벌 후계자 양성 코스'로...그룹내 위상 수직 상승
  • 강성기 기자
  • 승인 2023.12.2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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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태원 장녀, SK바이오팜 총괄...롯데 신동빈 장남, 롯데바이오 글로벌 사업
OCI 3세 이우현 회장, 부광약품 단독 대표…GS 4세 허서홍 부사장, 휴젤 이사회 합류
오리온 담철곤 장남, 오리온바이오 해외사업…HLB이노베이션 진양곤 회장 차녀, 사내이사 입성

제약⋅바이오산업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재계 오너 3~4세들이 관련 계열사로 인사 이동하면서 경영 일선에 나서고 있다. 

업계는 성장동력을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만들어내라는 주문으로 이어지면서 해당 계열사의 위상과 임직원들의 긴장도가 동반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계열사 일부 임직원은 제약⋅바이오 분야가 ‘재벌 후계자 양성 코스’가 되면서 업무강도가 높아질 것을 우려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은 최근 실시한 그룹 연말 인사에서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승진했다.

1989년생인 최 신임 본부장은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학교 물리화학 연구소, 국내 제약사 인턴을 거쳐 2017년 SK바이오팜 전략기획실에 입사, 책임 매니저로 근무했다.

2019년 휴직 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바이오인포매틱스 석사과정을 밟았고 지난 2021년 7월 복직한 후 올 초 글로벌투자본부 전략투자팀장으로 승진했다.

회사 측은 “연구개발의 효율성과 유연성 그리고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개발본부 산하로 사업개발팀과 전략투자팀을 통합 편성하여 시너지 효과를 강화했다”며 “자연스럽게 기존 전략투자팀을 이끈 최윤정 팀장이 신임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승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최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신동빈 회장 장남인 신유열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그는 롯데케미칼에서 롯데지주로 자리를 옮기면서 신설되는 미래성장실장과 롯데그룹 미래성장의 핵심으로 꼽히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도 겸직했다.

1986년생인 신 전무는 일본 게이오대학교 환경정보학과를 졸업하고 2008년 일본 노무라 증권에 입사했다. 노무라 증권 재직 중 미국 콜롬비아대학교에서 MBA 과정을 거치고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노무라 싱가포르 유한회사에서 근무했다.

그는 2020년 일본 롯데에 입사해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 기획부장,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동경지사 주재 임원, 일본 롯데 부동산 주식회사 대표이사, 롯데 파이낸셜 주식회사 대표이사직을 겸하고 있다.

오리온그룹도 3세 경영에 가세했다. 오리온그룹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장남인 담서원 상무는 올해 상무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담 상무는 미국 뉴욕대를 졸업하고 베이징대에서 MBA를 취득한 후 카카오의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근무했다. 이어 2021년 7월 오리온그룹 경영관리팀 수석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 그는 그룹의 신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오리온홀딩스는 지난해 말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오리온바이오로직스는 의약품과 소비재, 식품 원료 개발·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설정하고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재계는 담 상무가 오리온바이오로직스 해외 사업에 일정부분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OCI그룹 오너가 3세인 OCI홀딩스 이우현 회장이 지난달 부광약품 단독 대표 자리에 올랐다. OCI그룹은 지난해 2월 1461억 원을 투자해 부광약품의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보유주식 약 773만 주를 취득하고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부광약품은 OCI가 최대주주가 된 첫해인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이번 이우현 단독 대표 취임에 따라 부광약품의 실적 개선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GS그룹 오너가 4세 허서홍 부사장은 지난해 4월부터 기타비상무이사로 휴젤 이사회에 합류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허 부사장은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 장남이자 허태수 GS그룹 회장 5촌 조카다.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MBA를 졸업한 뒤 GS에너지에서 Gas사업개발팀장, 경영지원본부장 전무 등을 역임했다.

GS그룹은 휴젤 인수 완료 이후 국내외 보툴리눔 톡신과 히알루론산 필러 시장의 생태계 확장에 주력하면서 바이오사업에 비중을 두고 있다. 

이 외에도 에이치엘비이노베이션은 지난 3월 진양곤 회장 차녀 진인혜 베리스모테라퓨틱스 과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에이치엘비이노베이션은 리보세라닙 후속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인 베리스모테라퓨틱스의 연구개발(R&D) 자금의 지원 역할을 맡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재계 후손들이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흐름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재계 오너 자녀들이 제약바이오 계열사의 주요 보직에서 경영 능력을 검증받는 것은 그만큼 해당 분야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강성기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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