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조짐…모녀 vs 형제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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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조짐…모녀 vs 형제 대결
  • 강성기 기자
  • 승인 2024.01.15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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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OCI그룹 통합 진통…임종윤 사장 “통합 합의 내용 몰랐다” 반발

송영숙 회장⋅임주현 사장 주도…사명⋅CI 변경 작업 서둘러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이 통합을 발표한 직후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미래전략 총괄 사장(코리그룹 회장)이 이에 반발하면서 가족 간에 경영권 분쟁 조짐을 보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이 지난 12일 OCI그룹과 통합에 대한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하자 임종윤 사장은 통합합의 내용을 사전에 몰랐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통합 결정 계약의 주된 내용은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구주 및 현물출자 18.6%, 신주발행 8.4%)를 취득하고, 창업주 장녀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 겸 한미약품 경영관리본부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갖게 된다. 

양 그룹 간 계약이 마무리되면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이번 통합은 창업주 부인인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차녀인 임주현 사장이 주도했다. 그러나 통합 결정에 따를 수 없다는 임종윤 사장과 차남인 임종훈 한미약품 그룹지원사장 겸 한미헬스케어 대표가 동조하면서 경영권을 놓고 모녀와 형제간의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계약 사실이 알려지자 임종윤 사장은 지난 13일 코리그룹의 엑스(옛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한미사이언스와 OCI 발표와 관련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임종윤 사장이 반발하자 한미약품은 즉각 진화에 나섰다. 일요일인 지난 14일 출입기자단에게 발송한 ‘임종윤 사장 주장에 대한 한미그룹 입장’ 이란 제목의 e-메일을 통해 ‘이번 통합 절차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이라며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이지만,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있지 않다’며 통합에 관여할 자격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임종윤 사장이 대주주로서 이번 통합에 대해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임종윤 사장과) 만나 이번 통합의 취지와 방향성에 대해 설명해 이번 통합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형제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은 사명과 CI 변경 작업을 서두르는 등 통합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임종윤 사장 측은 조만간에 입장을 정리해서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계는 이번 통합은 이사회 결의까지 마쳤기 때문에 임종윤 사장 측이 법적 대응을 해도 무효가 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강성기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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