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증시에 상장된 삼성증권의 상장지수증권(ETN)이 상장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홍콩증시의 하락세가 지속하면서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위험에 이어 항셍테크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이 조기에 청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ETN(H)’은 오는 24일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다. 이날 종가 기준 지표가치가 986원까지 내려가면서 조기청산 사유가 발생, 거래정지됐다. 이 ETN의 본래 만기일은 오는 7월 19일로 예정돼 있었다.
해당 ETN은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테크 기업 30종목으로 구성된 항셍테크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한다.
전날 홍콩항셍지수가 2% 가까이 하락하면서 하루 만에 6.62% 내리며 지표가치가 떨어졌다. 지표가치를 기준으로 지난해(2642원) 대비 60%이상 급락한 수치다.
한국거래소는 2020년 8월 이후 상장한 ETN은 지표가치가 1000원 밑으로 내려가거나 전일 대비 80% 이상 하락할 경우 조기청산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홍콩 증시가 지속해 하락하면서 홍콩항셍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폭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만기가 도래한 홍콩항셍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의 경우 원금 손실률이 56.1%까지 발생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시장 하락의 근본적 원인은 연초 기대했던 중국의 강력한 부양책이 부재"라며 "1월 인하를 기대했던 정책금리 동결, 다보스포럼에서 리창 총리의 부양 없는 성장에 만족한다는 발언 등 중국의 경기부양 기대를 낮추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상했던 강한 부양책이 부재는 중국의 중장기 저성장으로 전락될 우려를 심화시키면서 국내외 자금 이탈 및 ELS 녹인 등 수급 악재를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