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대통령의 은행 '이자장사' 언급에...올해엔 은행권 이자이익 줄어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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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대통령의 은행 '이자장사' 언급에...올해엔 은행권 이자이익 줄어들까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1.22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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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분기까지 5대 은행 이자이익 약 31조
전년 동기 대비 2조 이상 늘어난 수치
윤석열 대통령 "반도체 회사 6조 버는데 은행들은 60조 벌어"
은행을 향한 이자장사 논란 이어져
"금리인하, 가계대출 관리 등 악재 존재해 이자이익 성장 제한적"
윤석열 대통령. [출처=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출처=대통령실]

 

은행권을 향한 '이자장사' 비판 직격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이 고금리로 역대급 이자이익을 거두고 있다는 점을 재차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금리 역시 내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압박감을 느끼고 있는 은행들이 작년과 같은 이자이익을 올해 거두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자이익을 추구하기 힘든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면서 "올해 성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며 은행들은 비이자이익 확대 등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2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작년 3분기까지 누적 이자이익은 30조93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28조8052억원 대비 2조1314억원이 증가한 수치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이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 7조3319억원의 이자이익을 올렸으며 신한은행이 6조2563억원을 시현해 뒤를 이었다. 이어 하나은행 5조9648억원, 농협은행 5조7666억원, 우리은행 5조6170억원 순이다. 

은행들이 연일 예대마진으로 고수익을 거두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은행을 향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17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은행권에 고금리를 등에 업고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난들이 있어 왔다"며 "반도체 회사의 수익이 6조 정도인데 은행권 수익은 60조에 달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작년 10월 열린 국무회의에서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들께서 죽도록 일해 번 돈을 대출금 상환 명목으로 은행에 바치는 현실에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셨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으로부터 재차 이자이익이 너무 높다는 압박을 받자 은행권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12우러 국민과 상생한다는 명목으로 2조원 가량의 민생금융 지원방안을 야심차게 내놨지만 비판의 눈초리가 사라지지 않아서다.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이에 올해는 작년과 달리 은행의 이자이익 성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들이 18일 열린 '가계부채 현황 점검 회의'에서 금융당국에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1.5~2%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보고했다. 

작년처럼 대출잔액이 폭증하는 일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2월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작년 가계대출 잔액은 1095조 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37조원이나 늘었다. 대출 태도를 조여 대출 증가율을 관리하게 되면 그만큼 이자이익의 상승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금리가 내려가고 있다는 점도 성장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형 금리는 4.19%~6.72%를 기록했다. 작년 연초 5.27~8.12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단부와 하단부 모두 최소 1%포인트(p) 이상 하락한 것이다.  

은행들은 이미 이자잔치가 끝날 것을 기정사실화한 상태다. 올해 초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시장금리가 떨어짐에 따라 순이자마진(NIM)과 이자이익의 성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세가 둔화해 올해는 제한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민생금융 대책도 은행들이 내놓고 있고 매년 기부금을 늘려나가고 있는데 여전히 은행 때리기가 계속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이자이익은 대내외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기에 올해는 작년과 달리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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