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광동제약…소비자단체 ‘승계경영 모범’ 촉구
상태바
‘사면초가’ 광동제약…소비자단체 ‘승계경영 모범’ 촉구
  • 강성기 기자
  • 승인 2024.01.11 1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극적인 R&D 투자⋅불법행위⋅부당내부거래’ 지적
저조한 R&D 비중…“불법적 수단 통해 수익 추구하려는 강한 유인에 직면” 경고
“투명성⋅책임성 강화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 마련돼야”

광동제약의 앞길에 암운이 짙어지고 있다. 

정체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광동제약이 이를 타개할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가운데 주위로부터 비판의 수위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회사명에서도 보듯 제약사임에도 불구하고 식품·음료 사업 편중이 심해 유통회사로 취급받는 광동제약이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소극적인 R&D(연구개발) 투자, 정체된 영업이익률 등을 놓고 볼 때 주위의 비판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란 시각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최근 성명을 발표하고 “광동제약은 불법행위 근절과 건전한 지배구조 구축을 통해 승계경영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동제약이 처한 문제점으로 △제약회사임에도 음료매출이 크고 R&D 비중 저조 △리베이트, 담합 등 지속되는 불법행위 △부당내부거래를 통해 취약한 지배구조 강화 시도 등을 꼽았다.

광동제약의 2023년 3분기 사업 부문 매출은 식품사업 1549억원,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 1504억원, 의약품 944억원, 기타 50억원으로 식품사업이 전체 매출의 39%에 이른다. 

품목별 매출 실적은 삼다수 매출이 875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비타500 340억원(약국 54억원 포함), 옥수수수염차 126억원, 헛개차 115억원 순이다. 광동제약이 제약회사임에도 의약품보다는 음료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저조한 R&D 부분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광동제약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123억 4400만원이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8%로 낮은 수준이다. 최근 3년간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0년 0.81%, 2021년 0.93%, 지난해 0.96%로 집계되어 1%를 밑돌았다.

광동제약의 연도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대에 머물고 있지만 비슷한 매출을 기록한 한미약품, 종근당, 대웅제약, 녹십자, 유한양행 등 연 매출 1조원을 초과한 주요 제약사는 지난해 모두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10%를 넘었다. 

이 단체는 연구개발비에 대한 투자가 낮게 되면 제약회사인 광동제약이 의약품 개발 및 판매를 통한 수익보다는 리베이트, 담합 등 불법적 수단을 통해 수익을 추구하려는 강한 유인을 갖게 되는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리베이트, 담합 등 지속되는 불법행위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광동제약은 2015년 의사와 의료기관 개설자 등을 대상으로 이뮤셉트캡슐, 레나라정 등 의약품 16개 품목에 대한 불법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2018년에는 특정 업체에 광고를 몰아주는 대신 10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았으며 2019년에는 백신 담합행위로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이 부과됐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현재의 시장구조가 기업이 불법행위를 저질렀을 때의 손해보다 수익이 많아서 반복되는 구조적인 문제”라며 “기업 스스로가 건전한 기업활동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동제약이 최근 공정위로부터 부당내부거래 혐의로 조사를 받은 것은 취약한 지배구조 때문이라는 것이다. 광동제약은 창업주이자 회장인 고 최수부 회장이 1963년 설립한 회사로, 지난 2013년 타개한 이래 외아들 최성원 부회장이 오너2세로 회사를 이끌어 오고 있다. 

관계사인 광동생활건강은 최성원 회장 지분만 80%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최 회장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다. 아내 손현주씨는 2020년부터 사내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광동생활건강의 주요 매출은 광동제약 제품을 구매해서 되파는 방식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이런 내부거래 규모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 

광동제약과 광동생활건강의 거래액은 2020년 87억원에서 2021년 151억원, 2022년에도 연말 기준 광동제약에서 매입한 물량이 160억원으로 최근 3년간 거래액이 183% 급증했다.

광동생활건강은 3대 주주로 광동제약 지분 3.05%를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 지분 6.59%에 특수관계자까지 합치면 광동제약 지분율은 17.64% 수준이다. 지분율이 취약하다는 평가다. 이렇다 보니 최 회장이 광동제약 지분 확보를 목적으로 광동생활건강 몸집을 불려 최 회장의 광동제약 지배력을 확대하는 모양새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현재 광동제약은 취약한 지배구조를 강화하기 위해 최 회장이 광동제약 지분 확보를 목적으로 광동생활건강의 몸집을 불려 최 회장의 광동제약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과정에서 공정위의 부당내부거래 조사를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자칫 이러한 행위를 통해 오너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어, 현재와 같은 편법적인 방식이 아닌,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강성기 기자  re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