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美 CPI 발표 전 무보층사채 발행 공시...투자위험요소서 충분한 정보 제공했나 의문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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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美 CPI 발표 전 무보층사채 발행 공시...투자위험요소서 충분한 정보 제공했나 의문 남아
  • 최지훈 기자
  • 승인 2024.01.1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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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무 위험 CFO 위주로 기재...비유동장기적합률, 이자보상비율 등 산업 평균과 함께 제시했어야
-금투업계, 4분기 연결 실적 매출 6조원, 영업손실 502억원으로 전망
[사진=현대제철]

[사진=현대제철]

미국의 고용시장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기준금리에 영향을 주는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현대제철이 무보층사채 200억원을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효력발생일은 이달 20일 부터다. 

11일 본지가 현대제철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증권신고서를 확인한 결과 사채 종목은 무보증사채이며, 전자등록총액은 200억원으로 확인됐다.

원자재 변동성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인 만큼 향후 있을 수 있는 물가 변동성, 금리 변동성, 원자재 변동성 등을 헷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풀이된다.

다만, 현대제철이 밝힌 투자위험요소를 확인한 결과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정보가 충분했는가에 대해선 의문점이 남는다.

현대제철은 핵심투자위험을 공시하며 환율 변동에 따른 수익성 및 재무건전성 악화 위험과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수익성 악화 위험 등이 있을 수 있다고 공지했다.

현대제철이 공지한 위험 중 본지는 거시적 관점에서 변동성에 초점을 두고 리스크를 표본 조사했다. 

우선 재무 리스크를 꼽을 수 있다. 현대제철은 "연결기준 당사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19년 6264억원, 2020년 2조 142억원, 2021년 2조 29억원, 2022년 2조 1796억원 및 2023년 3분기 기준 8840억원 변동폭은 있으나 꾸준히 양(+)의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며 현금주의 중심의 재무 위험만을 발표해 발생주의적 위험성에 대해서는 배제했다.

통상 재무 리스크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선 현금주의와 발생주의를 투자자들에게 함께 보여줘야 한다. 계속사업회사의 흑자도산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철강 산업의 특성상 대금 회수가 느려질 경우 유동성 위험이 있을 수 있다.

현대제철은 현금흐름 중에서 그것도 영업활동 현금흐름만을 투자자에게 위험으로 제시하는 것보다 더 많은 정보들을 제시해야 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영업이익률, 당기순이익률, 자기자본이익률, 총자산수익률, 매출총이익률을 산업 평균과 함께 제시해야 했다. 

안정성 위험을 고지하기 위해선 부채비율, 차입금 의존도 등을 넘어 당좌비율, 비유동장기적합률, 이자보상비율 등을 함께 제시해 투자자들이 명확히 손실을 얼마나 어느 정도 입을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게 정보 제공을 했어야 했다.

현재 금융투자업계에선 현대제철의 4분기 연결 실적이 매출 6조원, 영업손실 502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연간 실적에 대해선 매출액 25조원, 영업이익 930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3%, 4.8%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증권은 "건설 업황 부진으로 전기로 판매량과 판가 부진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건설향 철강 수요와 가장 연관성이 높은 착공 실적은 지난해 10월 누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고, 착공 이후 9~12개월 사이에 철강 수요가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전기로 실적의 유의미한 개선은 힘들 것"이라고 밝힌 만큼 투자자들은 핵심위험요소에 대해 더 많은 주의가 요구된다.

다음으로 환율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에 대해 현대제철은 " 당사는 외화 수지상 수입(외화현금유출)이 수출(외화현금유입)보다 많아 원화 약세는 영업 실적에 대한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환율의 향방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려우며, 환율 변동성이 당사에게 부정적인 방향으로 확대될 경우, 외화관련 손익의 변동성이 증가하여 당사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 변동성 측면에서 미국의 CPI 지수는 美 연방준비제도(연준)이 금리 정책을 판단할 때 사용하는 하나의 지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CPI 지수를 통해 연준은 인플레이션의 추이를 가늠해 볼 수 있고, 이는 기준금리 상하방 압력에 영향을 준다.

현재 12월 CPI 지수에 대한 시장의 전망치는 전달보다 0.2%,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오를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결과가 나올 경우 혹은 인플레이션이 뚜렷한 감소세를 나타내지 못할 경우, 연준은 기준금리를 사실상 인하하기 어렵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힘이 실리지 못할 경우 현대제철이 밝힌 원화 약세가 지속됨에 따라 환율 변동성에 따른 수익성 악화 위험을 시장 참여자들이 직간접적으로 받을 가능성이 상존한다.

마지막으로 원자재 부문에 대해 현대제철은 "전방 산업이 지속적으로 부진할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단기간에 반영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원재료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당사의 계획과 달리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국내 철강회사들은 후방 교섭력이 약해 원재료 가격 변동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현재 철광석의 원자재 시장에서 1년 변동률은 약 20%에 육박한다. 타 원자재에 비해(1년 변동률 기준 : 구리 -6.11%·서부텍사스산원유 -3.11%·천연가스 -18.7%)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최지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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