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G, 美서 65억원 불법행위·사기 소송 당해...‘크래프트 아이스 메이커’ 결함 알고 팔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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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G, 美서 65억원 불법행위·사기 소송 당해...‘크래프트 아이스 메이커’ 결함 알고 팔았나?
  • 우연주 기자
  • 승인 2023.12.18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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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기능 고장…불필요한 금액 지불한 꼴
수리 잦은데 “품질 보증 더 사라” 경고까지
‘스마트’ 기기…”20년부터 결함 알았을 것”
국내 소비자는 “뽑기 운 안 좋았나” 운 탓
[사진=California Eastern District Court, PACER 제공 자료 캡쳐]
[사진=California Eastern District Court, PACER 제공 자료 캡쳐]

LG전자 미국 법인이 ‘불법행위(Tort)’와 ‘사기(Fraud)’로 약 65억원 규모의 집단 소송(사건번호: 1:23-cv-00354)에 휘말린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자사 냉장고의 ‘크래프트 아이스 메이커’ 기능의 결함을 알고서도 높은 가격으로 판매했으며, 수리 과정에서 ‘추가 품질 보증(Extended Warranty)’의 구매를 부추겼다는 것이 원고 측의 주장이다.

소송 금액은 500만 달러로, 한화 약 64억 9400만원에 달한다.

소송을 제기한 A씨와 그의 변호사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9월 ‘크래프트 아이스 메이커(둥근 얼음 제조기)’와 ‘인스타뷰(투명 창)’가 포함된 LG전자의 양문형 냉장고(LRSOS2706S)를 1831달러에 구매했다.

A씨는 크래프트 아이스 메이커 기능을 위해 비싼 금액을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A씨 측은 소장에서 “경쟁 모델에는 없는 크래프트 아이스 메이커 기능이 가장 큰 구매 요인이었다”며 “이 기능이 지속적으로 고장남으로 인해서 제품의 가장 유의미한 기능이 사라졌고, 결과적으로 A씨와 소송 참여자들은 불필요하게 정상 가격보다 높은 금액을 지불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원고측은 LG전자가 크래프트 아이스 메이커의 문제를 1년 여 전에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이 결함을 밝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소장에서 원고는 “LG전자는 최소한 2020년 11월부터 이 문제를 알았을 것이다. LG전자는 수리 및 품질 보증 데이터 등 내부 자료가 있다. 또 해당 냉장고는 ‘스마트’ 기기이기 때문에 와이파이로 연결돼 실시간으로 에러코드가 전송된다”라고 말했다.

크래프트 아이스 메이커가 수리 후에도 계속 고장이 나면서, LG전자가 고객에게 ‘추가 품질 보증’의 구매를 부추겼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원고측은 “2021년 11월에 고장으로 수리 기사를 불렀지만 2022년 7월까지 문제가 지속됐다”며 “7월에 LG전자가 수리 기사를 다시 보낼 것에 동의하면서 ‘또 수리가 필요하다면 추가 품질 보증을 구매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즉, LG전자는 품질 보증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A씨는 392달러(한화 50만 8463원)를 주고 추가 품질 보증을 구매했다.

원고측은 “LG전자는 자사의 수리 방식이 무의미함을 알고 있었거나, 알아야만 한다. 혹은 ‘미필적 고의(recklessness)’다”라고 말했다.

이에 LG전자 미국 법인은 지난 8월 소송 각하 신청서를 제출하며 “원고는 직접 구매한 모델에 관해서만 주장을 제기할 수 있다. 품질 보증에 대한 주장도 불충분하다”라고 주장했다.

본 사건은 캘리포니아 동부 연방지방법원에서 아직 진행 중으로, 지난 1일 인사 이동으로 인해 새 판사 배치를 기다리는 중이다.

한편, 국내에서도 크래프트 아이스 메이커에 대한 불만은 꾸준한 것으로 보인다.

2022년 9월 한 사용자가 올린 크래프트 아이스 메이커 고장 수리 후기에는 수십 개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에서 LG전자의 크래프트 아이스 메이커 냉장고를 사용한다는 B씨는 “한 번 교체했지만 2개월 지나니 또 같은 현상이다”라고 말했다.

C씨도 “2년 새에 네 번의 A/S를 불렀는데 그 중 세 건이 크래프트 아이스다. 누가 산다고 하면 말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국내 사용자들은 ‘뽑기 운’을 탓할 뿐이다.

D씨는 “전자 제품은 뽑기를 잘해야 한다던데, 내 뽑기가 잘못 됐나보다”라며 스스로의 운에 잘못을 미뤘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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