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만 무한 기다림...셀러 VS 네이버쇼핑, '직구 발송 지연' 책임은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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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만 무한 기다림...셀러 VS 네이버쇼핑, '직구 발송 지연' 책임은 누가?
  • 서영광 기자
  • 승인 2023.11.15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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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스토어등급 '빅파워' 몰에서 '발송지연' 발생...등급제도 '허점' 드러나
한 직구 판매자, 네이버 쇼핑 '톡톡' 서비스 문의에도 고객 응대 전혀 없어
네이버 고객센터, "중개인일 뿐 해당 셀러가 소비자에 연락하도록 강요할 순 없어"
일각, '스토어등급', '서비스만족', 'CS응답률'로 발송관련 만족도 알길 없다 주장

최근 해외직구 상품과 관련한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와 광군제 등 각국의 할인 행사에 국내 직구 규모가 대폭 늘어나면서다. 

실제로 연말(11월~12월)은 직구 관련 소비자 불만이 연중 가장 높은 시기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과 12월에 접수된 해외직구 온라인 물품구매 관련 소비자불만은 총 2069건이었다. 연중 월별 평균 접수 건수(800.8건)보다 연말에 접수된 불만이 최대(12월 기준) 40% 많은 것이다.

특히 연말엔 할인 폭이 큰 만큼 중고가의 물품 판매율도 높다. 추후 불만족이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소비자들은 셀러(판매자)의 신뢰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 네이버쇼핑 등 직구 플랫폼의 셀러 신뢰도를 사전에 알기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네이버쇼핑이 입점 셀러들에 '스토어등급'과 '서비스만족' 등의 등급을 부여해오고 있지만 '발송지연'과 '상품문의 미응답' 등에 대한 정보가 아쉽다는 골자다.

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직구몰의 스토어등급과 서비스만족 등급. [사진= 네이버 캡처]
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직구몰의 스토어등급과 서비스만족 등급. [사진= 네이버 캡처]

“가장 가까운 유럽, 믿을 수 있는 OO몰 since 2007"

기자는 지난달 네이버 스토어등급 ‘빅파워’에 서비스만족(구매만족도) ‘우수’를 자랑하는 한 직구몰에서 30만원대의 의류 제품을 구매했다.

기념일 선물을 목적으로 약 한 달의 여유기간을 두고 주문했지만, 한 달이라는 시간이 너무 촉박했던 것일까?

결국 원하는 날짜에 선물은 하지 못했으며, 제품은 발송조차 되지 않았다.


재고 확보 보장 없어도 일단 판매부터...'발송지연'은 당연한 수순?


앞서 셀러(판매자) 측에선 주문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발송 지연 안내문을 보냈었다. 구매 전에 표기됐던 예상 배송일보다 발송이 늦어진다는 안내였다.

더불어 셀러는 새로운 발송 예정일을 알려줬으나, 안내받은 날짜로부터 2주 가량이 흐른 시점에서도 발송은 되지 않았다.

셀러 측에 문의하기 위해 전화번호를 찾았다. 하지만 해외 번호뿐 국내 번호는 없었다. 대신 네이버쇼핑의 ‘톡톡’ 서비스를 통해 문의하거나 게시판에 글을 남기는 방법뿐이었다.

총 3차례에 걸쳐 ‘톡톡’에 문의를 남겼다. 그러나 판매자는 단 한 차례도 응답하지 않았다. 게시판에도 글을 썼으나, 연락은 일절 되지 않았다.

마지막 수단으로 해외 전화번호로 전화를 연결해봤다. 여러 차례 유선 연락을 취했지만 보이스메일(음성사서함)로 연결될 뿐 계속 부재중이었다. 통상적인 국내 영업시간(9시~6시)외에도 홈페이지에 기재된 현지(영국)의 영업시간 내에 연결을 시도했다. 하지만 역시 연결은 불가했다.

예상치 못한 발송 지연과 셀러의 ‘잠수’로 인해 결국 선물은 하지 못했다. 다만 더욱 번거로웠던 것은 환불 절차였다. 원치 않던 지연에 결국 주문 취소를 해야 했고, 이미 지난달 카드값을 지불한 터라 카드사에 따로 연락을 취해 환불 과정에 대해 물어야 했다.

한편 이와 같은 ‘발송지연’ 문제는 직구에서 흔히 발생한다. 해외 셀러들의 경우 제품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서야 매입에 나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품 확보에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다만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 발송 예정일을 빠른 날짜로 잡고, 곧이어 ‘발송지연’ 안내를 보내는 경우가 종종 있어 문제가 된다. 며칠 내에 발송해준다는 안내문으로 소비자들을 더 기다리도록 현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지연된 날짜에도 발송을 안 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게다가 ‘발송 지연’문제는 ‘연락두절’ 문제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지연 배송일이 지나도 셀러가 연락을 피하면 소비자들은 물건에 대해 안내받을 길이 없다.

한 네이버쇼핑 직구몰의 CS응답률 등 안내문. [사진= 네이버 캡처]
한 네이버쇼핑 직구몰의 CS응답률 등 안내문. [사진= 네이버 캡처]

그렇다면 중개 플랫폼인 ‘네이버’는 무엇을 하는 것일까?


네이버 쇼핑에 메일 문의와 전화를 걸어 해당 사안에 대해 문의했다. 네이버는 판매자 대신 사과를 전달했지만, 소비자가 직구 판매자와 연락할 방법에 대해선 알려주지 않았다.

또한 네이버 고객센터에서는 “네이버는 중개인일 뿐”이라며 “해당 셀러가 배송 지연과 관련된 설명이나 사과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도록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셀러에 페널티를 적용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페널티가 부과되는지에 대해선 소비자에게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직구 상품 구매에 앞서 ‘스토어등급’과 ‘서비스만족’ 등의 지표를 활용한다. 더욱이 값이 나가는 명품이나 브랜드 제품인 경우엔 셀러의 신뢰도가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하지만 네이버쇼핑의 기준에 따르면 '스토어등급'은 매월 2일, 최근 3개월 동안의 판매 건수와 판매 금액 기준으로 부여되는 등급일 뿐이다. 즉 발송이나 고객 응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지표인 것이다. 

또한 '서비스만족'의 경우도 무엇을 기준으로 산정되는지 상세 척도가 없는 몰들도 있어 소비자가 셀러들의 신뢰도를 가늠하기가 어려운 상황도 있다.

더불어 판매자몰에 접속하면 'CS응답률'도 확인할 수 있지만 이 역시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 이는 단 최근 1개월간의 데이터인데다 ‘상품문의’와 ‘톡톡문의’를 제외한 고객문의 답변률이기 때문이다.

즉 이는 네이버 스토어에서 직구 상품을 구매할 때 소비자가 고려할 수 있는 지표들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특히, 발송과 고객문의 응대에 대해선 전적으로 네이버가 부과한다는 ‘페널티’ 제도에 의존할 뿐이다.

실제로 네이버쇼핑 관계자는 15일 <녹색경제신문>에 "원활환 쇼핑 환경을 방해하거나 불편을 끼치는 판매자 행위를 관리하고, 소비자 권리를 향상시키기 위해 판매관리 정책에 따른 페널티를 부여하고 있다"며 "스마트스토어 하단이나 상품 페이지 등에서 안전거래 가이드 링크를 통해 네이버 패널티 기준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네이버쇼핑은 문제가 있을시 판매 정책에 따라 판매자 계도와 제재를 진행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네이버의 셀러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페널티 부과 전적 등을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실제로 네이버쇼핑을 통해 해외 직구 상품을 구매한 A씨는 “워낙 판매자가 많아 플랫폼 측에서도 이를 다 엄격한 기준으로 관리하기는 사실상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 누구도 발송 지연이나 고객 응대 불만족으로 발생하는 피해에 대해 책임지지 않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페널티 누적 건수를 공개하거나 단순 판매건수나 금액으로 스토어등급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발송과 응대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반영한 등급을 산정해야한다고 본다”며 “서비스만족도 역시 산정 기준을 모든 판매 몰에서 투명하게 공개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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