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그룹, 사내하도급 직고용으로 철강업계 노동시장에 새로운 바람 일으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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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그룹, 사내하도급 직고용으로 철강업계 노동시장에 새로운 바람 일으키다
  • 최지훈 기자
  • 승인 2023.11.14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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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그룹 관계자, "철강업계 최초로 시도하는 특채라 어려움 많이 느껴"
-김대종 교수, "하나의 팀·하나의 정신·하나의 목표 가진 공동체로 위험에 더 강한 기업 될 것"
[사진=동국제강]
동국제강 하이퍼 전기로 전경. [사진=동국제강]

동국제강이 사내하도급 직고용을 공표하고 제도 개선과 규정 개정에 착수했다.
포스코의 사내하청 협박과 정비 자회사 설립으로 영세 사업자들을 줄도산 위기에 빠지게 한 것과는 대조된다.

1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한 결과 사내하도급 근로자들은 내년 상반기에 특별채용 형태로 동국제강그룹에 입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동국제강그룹은 현재 직고용을 위한 제도 개선과 규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동국제강그룹은 제도 개선과 규정 개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검토가 끝나면 이사회 협의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특별채용에 합당한 새로운 규정을 공표할 예정이다.

특채에 대한 사내 규정을 바탕으로 동국제강그룹은 각 지역에 있는 공장별로 채용 설명회를 개최함과 동시에 채용 절차를 시행한다.

변경된 특채 규정과 채용 절차에 대해 해당자들이 명확히 인지했는지 확인하는 절차는 반드시 수반돼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채용 절차에는 면접이 포함돼 있다. 특채에 해당되는 인원은 자신이 입사할 회사가 제시하는 방향성과 자신이 책임지고 있는 일에 대한 완벽한 숙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그룹 관계자는 "자기소개서가 완벽하더라도 면접에서 또 다른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기존 도급 구조에서는 동국제강그룹이 사내하청 근로자와 직접 소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사는 해당 인력에 대해 정확하게 모르는 부분이 있어 면접은 필수불가결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동국제강그룹의 이러한 사내하도급 직고용에 대해 철강업계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철강업계는 자회사 설립, 인력 감축, 하도급을 통해 원가 절감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철강업계가 사내하도급 인력을 특채한 전례는 없다. 오히려 포스코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정비 자회사를 설립해 영세 소상공인을 줄도산 위기로 내몰았다.

포스코는 포스코사내하청지회에 대해 직장폐쇄와 자녀 학자금 미지급 차별뿐만 아니라 징계해고, 제철소 출입정지, 정리해고 협박까지 한 일이 있었고 불법파견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하는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에 대한 자녀 학자금 및 복지카드를 지급하지 않은 바 있다.

시가총액 38조가 넘고 재계 순위 6위의 품격이라고 보기 어려운 사건들이다.

반면 동국홀딩스 기준 시가총액 2795억원 기업이 보여준 기업 시민으로서의 품격은 남다르다.

동국제강그룹 관계자는 "당사가 지금까지 기업 시민으로서 사회에 보여준 모습은 원청사가 마음대로 찍어눌러 결정하는 것이 아닌, 합의의 문화를 보여왔다"며 "차근차근 잘 준비하고 있지만 철강업계 최초로 시도하는 특채라 어려움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포스코는 ESG 경영을 한다고 해놓고는 대기업이 영세기업을 망하게 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왔다"며 "이번 동국제강그룹의 결단은 철강업계가 원가절감 등의 측면에서 결코 좋게 보지 않을 결정이나, 궁극적으로는 하나의 팀·하나의 정신·하나의 목표를 가진 공동체로 위험에 더 강한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동국제강그룹이 이번에 내린 결단을 백절불요(百折不撓 : 어떠한 어려움에도 굽히지 않는 정신과 자세)의 정신으로 유지경성(有志竟成 : 이루고자 하는 뜻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成功)한다) 하는 모습을 보여 원팀을 이루고자 한다는 동국제강그룹의 뜻이 진심이었음을 보여주길 바란다. 

최지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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