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중앙은행] 11월부터 시험 도입, ‘디지털 유로’화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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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중앙은행] 11월부터 시험 도입, ‘디지털 유로’화 알아보기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3.10.3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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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 디지털 화폐 실시 여부 판가름할 시험대
- 대중적 불신·시중은행 기득권 침해 극복이 관건
현금과 카드 지불 방식 외에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통화는 꼭 필요한가? 디지털 통화는 대다수 국가에서 대중적 수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Photo: Mika Baumeister=Unsplash
현금과 카드 지불 방식 외에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통화는 꼭 필요한가? 디지털 통화는 대다수 국가에서 대중적 수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Photo: Mika Baumeister=Unsplash

유럽중앙은행(Europe Central Bank)이 지난 2년에 걸친 기술검증(PoC) 절차를 마치고 디지털 화폐의 유용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11월 1일부터 디지털 유로(Digital Euro) 통화의 시험 사용에 돌입할 것이라고 9월 25일 발표했다.

이 발표가 있은 후인 10월 29일, EU 이사회 의장국인 스페인은 후안 아유소 스페인 중앙은행 총장이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서 최근 유럽 경제권 내에서의 현금 거래 감소와 전자 결제 사용률 증가 추세를 거론하며 EU의 디지털 유로화 도입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통화 화폐(CBDC)를 금융시장에 도입·실험하는 사례는 EU가 처음이 아니다. 

♢ BRICS 회원국들, 이미 각국 디지털 통화 시험 사용 중

지난 2020년 8월 CBDC를 가장 먼저 론칭한 중국의 경우, 2억 명 사용자를 대상으로 이커머스 결제에서 각종 정부 지원금 지급에 이르기까지 200여 가상 거래 시나리오를 설정해 디지털 렌민비(Digital Yuan, E-RMB, e¥) 프로토타입의 사용 실효성 검증 실험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 글로벌 경제의 98%를 차지하는 G-20를 포함한 130여 경제 국가들도 국가별 디지털 현금 기술 구축을 위한 파일럿 및 론칭 단계이거나 구상 중이다(자료: 미국 애틀랜틱 카운슬, 2023년 6월 발표).

인도 준비은행도 디지털 루피화(E-Rupee, eINR) 개발을 위한 인도 내 은행간 거래 실효성을 실험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론칭할 계획이다. 브라질도 내년인 2024년 연말 경 블록체인 기술 기반 브라질 레알 디지털 통화 드렉스(Drex)를 론칭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카리브해 연안의 여러 섬나라와 나이지리아 등도 이미 자체 CBDC 유용성 시험을 실시 중이다.

♢ 지불 간편화 지지 vs 사생활 보호·사이버 보안 우려 

당장 내일 모래인 11월 1일부터 디지털 유로화의 시험 도입 실시를 앞두고 유럽연합 내에서는 아직도 찬성파와 반대파 사이의 의견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디지털 유로화 도입을 지지하는 일군은 유럽연합 공동 금융권 내 소속된 20개 회원국들이 공유하게 될 디지털 유로화 도입이 향후 글로벌 디지털 화폐 시스템 표준을  선도하는 획기적 시점이라는데에 자부심을 표한다.

또, 디지털 유로화는 여전히 현금 거래를 선호하는 유럽인들 사이에서 현찰을 대체 또는 보완해 줄 대안적 거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디지털 유로화 회의론자들은 자금 거래의 디지털화에 따른 중앙은행의 고객 거래 정보 유츨 및 금융당국의 감시를 우려한다. 

시중 은행권도 중앙은행 관리 디지털 유로화가 도입될 경우 기존 은행 거래 고객 예치금이 중앙은행으로 대거 유출되고 그에 따른 거래 비용 지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 제3세계 개발도상국의 시중 은행들도 디지털 유로, 디지털 달러, e-렌민비 등 국제 주요 통화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제약 없이 거래될 경우 국가별 자국 통화 가치 불안정과 거래 시스템 충돌 및 교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불평한다.

이 쟁점과 관련, 유럽 중앙은행이 디지털 유로 회의론자들을 회유하려면 오프라인  금융 거래가 가능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글로벌 CBDC 조사기관인 애틀랜틱 카운슬은 제안한다.

♢ CBDC의 미래, 아직은 불투명

현재 디지털 통화를 시험 도입한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디지털 화폐의 실제 이용률은 저조하다.

우선, 세계 최대 두 경제국 — 미국와 일본 — 을 대표하는 미 연방준비위원회(Federal Reserve)와 일본 은행은 아직 소비자 대상 CBDC 도입 계획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바가 없다.

美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의 자료에 따르면, 바하마 섬 국가들은 2020년부터 샌드달러(SandDollar)를, 아프리카 최대 경제국인 나이지리아도 e-나이라(eNaira)를 도입했으나 사용률은 극히 낮다. 특히 제공된 e-나이라 디지털 지갑의  98.5%가 단 번도 사용된 적 없는 빈 휴면계좌 상태다.

현재 글로벌 CBDC계는 수 십억 인구를 보유하고 있어 디지털 통화 실험에 매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실험 결과를 주목하면서 미래 디지털 통화 표준과 설계를 위한 단서를 얻기를 기대하고 있다.

카리브해 바하마가 2020년부터 시험 도입해 사용 중인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통화 '샌드 달러(Sand Dollar).' 대중적으로 수용되려면 1) 금융 거래 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과 2) 사이버 공격 노출 가능성과 보안성 이슈의 공론화와 신뢰 구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Photo: Sand Dollar Bahamas
카리브해 바하마가 2020년부터 시험 도입해 사용 중인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통화 '샌드 달러(SandDollar).' 디지털 화폐가 폭넓게 대중적으로 수용되기 위해서는 1) 금융 거래 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과 2) 사이버 공격 노출 가능성과 보안성 이슈의 공론화와 신뢰 구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Photo: Sand Dollar Bahamas

♢ 11월 1일 시행에 들어갈 디지털 유로에 대한 Q&A

1. 디지털 유로화 사용법은?
개인 대 개인(P2P), 매장과 소비자(P2B), 이커머스 및 정부 부처 플랫폼 결제 방법으로써 사용료나 수수료 없이 무료로 제공된다. 디지털 지갑의 온·오프라인 상태에서 사용가능하다.

2. 11월 1일 시작되는 디지털 유로화 도입에서 시험될 사항은?
첫 2년 동안 디지털 유로화 규약집 최종 확정과 디지털 유로화 거래 플랫폼 및 인프라 개발을 담당할 전문 외주업체를 선정한다. 이 과정에서 유럽 디지털 통화 시스템 필수 요건과 사용자의 요구 사항을 파악해 대중 사용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3. 디지털 유로화 발행은 확정적인가?
아니다. 디지털 유로화의 시험 도입은 디지털 유로화 발행 확정을 뜻하지는 않으며, 미래 디지털 형태의 현금이 될 때를 대비한 사전 준비 작업이다. 디지털 유로화와 실물 유로화 현찰은 공존하는 상호 보완적 결제 수단이다.

4. 2년에 걸친 디지털 유로의 시험 도입 후, 디지털 유로화 발행 절차는?
시험 도입은 최종적 디지털 유로화 발행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EU 통치 위원회와 EU 의회의 이법 과정이 완결돼야만 실행되며, 그 과정에서 유럽 중앙은행은 디지털 유로화 설계 및 수정 작업을 담당한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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