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국립은행, 블록체인 기반 국고채 경매 실험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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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국립은행, 블록체인 기반 국고채 경매 실험 착수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1.07.0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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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정부처와 은행기관과 협력으로 실시간 채권 거래 기술 모의 실험
‘e-유로’ 디지털 통화 대비 위한 장기적 디지털 인프라 구축
Photo: Lars Kienle. Source: Unsplash.
Photo: Lars Kienle. Source: Unsplash.

(오스트리아 비엔나=박진아) 오스트리아 국립은행 (Oesterreichische Nationalbank, 이하 OeNB)은 지난 6월 30일 금융권 인프라로서 블록체인 기술의 적합성을 탐색하기 위해 墺(오) OeKB CSD GmbH, 墺 연방재정국 (Österreichische Bundesfinanzierungsagentur, 이하 OeBFA), 라이파이젠 은행 (Raiffeisen Bank International AG) 및 에르스테 은행 (Erste Group Bank AG) 등과 협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OeNB는 이 국가의 중앙은행, OeKB CSD는 증권 및 채권 거래 결제・청산 및 규제를 담당하는 중앙예탁결제원, OeBFA는 국고채의 발행 및 관리를 담당하는 연방재정부 산하 부속 기관이다. 라이파이젠 은행과 에르스테 은행은 오스트리아를 비롯해 유럽 동남부 국가에 해외 지사를 두고 있는 톱2 사립시중은행이다.

이들 총 5개 墺 국사립 금융기관들은 ‘DELPHI (Delivery vs. Payment Hybrid Initiative)라 이름된 이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서 블록체인 플랫폼 상에서 보안 토큰으로 오스트리아 국채 (Bund)의 발행 및 결제가 이루어지는 경매 전과정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기술적 타당성을 조사하게 된다.
 
OeBFA는 이미 지난 2018년 가을부터 국채 발행 업무를 위해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디지털 발행 플랫폼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번 DELPHI 시뮬레이션을 통해 채권 경매의 전체 처리과정과 공증문서 발급 업무의 해당 지불건에 대한 보안성을 실시간 (real-time)으로 제공하기 위한 구체적 절차와 적용가능성을 실험한다.

DELPHI 연구 프로젝트는 도매 CBDC를 사용하여 실시간으로 채권을 발행 및 결제 업무에 블록 체인 기술의 적합성을 탐구한다. 모의 시험이 성공적으로 완수되면 채권의 발행, 소유권, 해당 채권에 대한 지불을 포함한 국채권 경매 절차는 동시 실시간 거래돼 관련 금융기관에 도매 CBDC (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 Wholesale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참고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CBDCs)는 정부금융권한기관 사이 통용되는 도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Wholesale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와 일반 시중에서 소비자 상대로 발행・거래되는 소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Retail Central Bank Currency)로 분류된다.

또 이 실험을 통해서 오스트리아 금융기관들은 자국 금융법과 유럽연합 가입국들 간 법적 호환성 여부도 평가하고 블록체인 기술 기반에 적합한 법적 요구사항 및 프레임워크 변경 등 해결책에 대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이 나라 정부 공기업 기관 주도의 블록체인 응용 사례로 오스트리아 우체국 (Österreichische Post AG )의 블록체인 우표 발행 프로젝트를 꼽을 수 있다. 지난 2019년 6월 11일,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만남’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크립토 스탬프(Crypto Stamp) 프로젝트'로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우표 15만 장을 발행해 출시 직후 완판돼며 화재를 모았다.

墺 우체국이 2021년 6월 발행하기 시작한 '크립토 웨일'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우표 디자인. Courtesy: Österreichische Post AG
墺 우체국이 2021년 6월 발행하기 시작한 '크립토 웨일'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우표 디자인. Courtesy: Österreichische Post AG

이어서 ‘크립토 스탬프 2.0’ (24만 장 완판), ‘콜든 유니콘’ (999장 한정, 무게 1g짜리 골드바 포함, 액면가 500 유로)이 출시됐고, 올해 21021년 6월에는 블록체인 기술과 근거리 무선 통신(NFC) 칩이 내장된 제3세대 ‘크립토 웨일 (Crypto Whale)’ 암호화 우표 한정판 10만 장이 출시돼 전국 우체국 지점, 우표수집상, 이웃 타바코상에서 판매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스트리아 금융기관들이 이 실험을 통해서 가까운 미래 디지털 유로 통화 도입을 사전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실제로 유럽중앙은행 (ECB)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EU Commission)는 올 4월 디지털 유로화폐, 일명 ‘e-유로’ 개발 가능성을 내비친바 있다.

오스트리아 국립은행 측은 이번 DELPHI 프로젝트는 순수한 연구용일 뿐이며 올 4월 유럽 언론을 통해 추측되어 온 디지털 e-유로 발행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디지털 유로의 도입은 유럽 소비자들이 통화를 통해 피부로 느끼는 경제자신감과 신뢰지수, 더 나아가 유로화 가치 평가와 직결되기 때문에 매우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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