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 회장, 사우디 현지 경제인 만찬에서 헤드테이블 밀려난 이유...네옴시티 수주전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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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정의선 회장, 사우디 현지 경제인 만찬에서 헤드테이블 밀려난 이유...네옴시티 수주전 뒷이야기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10.25 0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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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찬' 헤드테이블에 중소기업·스타트업 앉아…이재용 4번·정의선 5번 테이블
- 윤석열 "정부와 기업은 원팀(One Team)"..."영업사원으로 열심히 뛰어야겠다"
- '한-사우디 건설 협력 50주년 기념식' 참석 후 '네옴시티' 전시관 방문하기도

윤석열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 중인 가운데 열린 동행경제인 만찬에서 헤드테이블에는 대기업 총수가 아닌 중소기업·스타트업 대표들이 자리해 관심을 끌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4번 테이블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5번 테이블에 각각 앉았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24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현지에서 브리핑을 통해 23일(현지시간) 동행경제인 만찬의 뒷 이야기를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격려사에서는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애쓰고 계신 여러분들을 이렇게 만나니까 저도 영업사원으로 더욱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된다"며 "정부와 기업은 원팀(One Team)이다. 어렵고 불합리한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시라"고 말했다.

이날 만찬에는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을 비롯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 겸 풍산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김영섭 KT 대표이사, 주영민 HD현대오일뱅크 사장 등 180여명의 기업인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서는 추경호 기획재정부·박진 외교부·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안보실 1차장, 김은혜 홍보수석, 최상목 경제수석,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등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국빈 방문 동행경제인 만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기업인들과 함께 국민의례 하고 있다.

이도운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앉은 헤드테이블에는 대기업 회장들이 아니라 사우디와 중동 지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 스타트업 대표들이 함께 자리를 했다"며 동석한 대표들을 소개했다.

사우디에서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을 하는 정민교 대영채비 대표, 관광산업 디지털 전환 사업을 하는 이웅희 H2O 호스피탈리티 대표, 인공지능(AI) 농작물 재배 솔루션을 제공하는 정승환 새팜 대표, 그리고 로봇 회사를 운영하는 김범진 웨이브라이프스타일테크 대표 등이다.

이도운 대변인은 "헤드테이블에 대기업 대표로는 네옴시티 수주 작업을 하고 있는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이 함께 앉았다"며 "이재용 삼성 회장도 참석했지만 4번 테이블에 앉았고, 정의선 현대차 회장도 5번 테이블에 앉아 함께 앉은 중소기업, 스타트업 기업인들과 활발하게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날 만찬에서 중동 현지에 진출한 기업인들도 소감을 발표했는데 대부분 중소기업 스타트업 대표들이었다. 

이도운 대변인은 "드론으로 공사 현장 안전을 관리하는 기업, 여행을 금융과 AI로 통합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기업의 대표들이 현지에서 사업을 하면서 느낀 여러 가지 소감을 얘기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행사 마무리 순간 청년 기업인에게 발언 기회를 줬다.

윤석열 대통령은 "청년 기업인의 얘기도 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이에, 한류 콘텐츠 사업을 하는 1989년생 기업인이 손을 들고 "정부가 여러 기회를 열어줘서 감사하다"며 "청년 기업들의 도전을 잘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행사 분위기가 아주 화기애애한 것 같은데 그 이유는 대기업과 중견기업, 그리고 새로 도전하는 중소기업, 청년들이 나선 스타트업들이 다 함께 모였기 때문인 것 같다"며 "앞으로 국내에서 이런 자리를 많이 마련해 여러분이 함께 소통할 수 있게 하겠다"고 화답했다.

대기업과 벤처중소기업 등이 소통할 기회를 많이 만들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이날 만찬에서 방위산업을 하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 겸 한경협 회장이 '상상을 현실로'라는 건배 제의를 하면서 "대통령이 세일즈를 너무 잘해주셔서 제가 할 일이 없어져 버렸다"며 "그래서 한경협 회장도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대규모 무기 수출 계약을 앞두고 있는 등 세계 각국을 상대로 적극적인 방산 분야 세일즈 외교를 펼치고 있기 때문.

윤석열 대통령 "한국은 산악이 많기 때문에 산악에 터널을 뚫는 건 한국 기업들이 세계 최고"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동행경제인 만찬에 앞서 '한-사우디 건설 협력 50주년 기념식' 참석 후 사우디아라비아의 메가 프로젝트인 네옴시티 전시관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한국 기업의 우수성을 세일즈하며 수주전 지원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네옴시티의 한 축인 170㎞ 직선 도시 '더 라인(The Line)'의 일부 구간이 단절된 것을 보고 이유를 질문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측은 "산악 지역이라 터널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은 산악이 많기 때문에 산악에 터널을 뚫는 건 한국 기업들이 세계 최고"라고 강조했다.

이에 칼리드 알 팔레 투자부 장관이 "윤 대통령은 한국 기업을 세일즈하는 데 단 1초도 낭비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해 웃음바다가 됐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스마트시티 개념이 도입된 도시로 세종시를 꼽는다"며 "디지털 기술이 있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네옴시티 건설 과정에서 한국 기업이 많이 참여하는 게 사우디에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첨단 기술 발전과 경제 고도화를 위해 한국 모델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 성장에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칼리드 알 팔레 투자부 장관은 "카이스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미국 MIT에서 모셔 온 서남표 총장이 큰 역할을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3일(현지시간) 리야드의 네옴 전시관을 관람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그런 것까지 어떻게 아느냐"고 물었다.

칼리드 알 팔레 투자부 장관은 "제가 매일 한국의 경제 발전을 연구하고, 한국을 이야기하니까 사람들이 저를 '칼리드 알 꼬레'라고 부른다"고 밝혔다. 본명의 뜻은 '팔레 집안의 칼리드'이지만 '한국 집안의 칼리드'로 불린다는 의미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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