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노조, 중노위에 처음으로 쟁의 조정 신청...최정우 회장은 국감 앞두고 해외 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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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노조, 중노위에 처음으로 쟁의 조정 신청...최정우 회장은 국감 앞두고 해외 출장
  • 최지훈 기자
  • 승인 2023.10.11 0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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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위원장, 필요하다면 파업까지 불사할 예정
-사측, 2주에 한번 금요일 휴일 지정하고 대근 지정 '기적의 계산법'
[사진=최지훈 기자]
[사진=최지훈 기자]

포스코 노조가 55년 만에 처음으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 조정 신청한 10일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국정감사를 증인 출두를 앞두고 은밀히 해외 출장을 떠났다.

앞서 국회 교육위원회는 오는 11일과 26일 열리는 교육부 대상 국감에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를 따져볼 예정이었다. 최 회장은 태풍 카눈 상륙 당시 국립대 및 사립대 교수인 사외이사들과 해외 출장을 떠나 골프를 친 의혹을 받았다.

10일 <녹색경제신문>의 질문에 김성호 포스코 노조위원장은 "포스코의 자정 작용에 있어 경영진의 문제점, 회사 문화의 문제점, 불합리한 외부의 공격에 있어서는 노사가 다름이 없다"며 "스튜어드쉽 코드 보다 더 강한 자정 노력을 할 것이고, 오늘 이 자리가 그 자정 작용의 첫 발걸음이고 그게 박태준 회장님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김건식 서울대 로스쿨 명예교수는 스튜어드쉽 코드를 타인과의 관계에서 그의 자산을 관리하는 경우, 그 타인의 이익을 위해 충실하게 행동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김성호 위원장은 "언론에 읍소하는 심정으로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며 "작년에 포스코가 포스코 홀딩스인 지주사 체계로 전환됨에 따라 모회사에서 비상장 자회사로 전락했다"라고 답답한 심경을 밝혔다. 

이어 "55년 동안 포스코에서 열심히 벌어 출자한 회사들의 지분과 포스코가 갖고 있던 자산이 포스코홀딩스에 넘어갔다"면서, "심지어 대치동 건물까지도 포스코홀딩스에 넘어갔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측은 기본임금 인상 16만 2000원(Base Up 9만 2000원 포함), 일시금 600만원(주식 400만원, 현금 150만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 등을 최종안으로 제시했다"면서,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무려 10년의 비상경영체제 동안 경영진은 스톡그랜트를 통해 수억에서 수십억원의 배당을 받는 동안 근로자의 임금은 약 2% 정도 인상한 것"이라고 했다.

포스코 직원들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회사가 직원들의 미래에 대한 투자를 안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설비에 대한 투자는 하더라도 직원들의 인건비를 '비용'으로 생각해 삭감에만 집중하려고 한다며, 노조는 우리가 비상장 자회사가 됐을 때 빼앗겼던 자산을 되찾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임원들의 '한탕 해먹기'와 '성과 가로채기'는 힌남노 태풍으로 포항제철소가 물에 잠겼을 때 극에 달했다. 노동자들은 135일 동안 집에도 못 가고 하루 종일 제철소 정상화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을 때 최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들은 스톡그랜트 를 통해 무상으로 자사주를 받았다. 

스톡그랜트란 회사 주식가 주식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정관 변경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현금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근로 시간에 대해서도 사측의 '기적의 계산법'이 작용됐다. 사측은 대외적으로 2주에 한번 금요일에 근로자들이 휴식을 하는 것처럼 포장했다. 하지만 실상은 그 하루를 쉬기 위해 근로자들은 첫째 주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9시간 근무를 해야했고, 두 번째 주에는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9시간 근무를 하고 목요일 하루만 8시간 근무를 해야했다.

문제는 휴일인 금요일도 공장은 끊임없이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기존 직원들이 돌아가며 대근을 해야 한다. 사실상 의미가 없는 쉼의 금요일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직원들 사이에선 포스코 경영진 '기적의 계산법'이란 말까지 나왔다.

포스코의 금속노조 탄압은 전방위에서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 지회에 대한 금속노조 탈퇴 공작과 함께 포스코사내하청지회에 대해 직장폐쇄와 자녀 학자금 미지급 차별뿐만 아니라 징계해고, 제철소 출입정지, 정리해고 협박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포스코 노조에 대해서 사측은 자신의 입장을 고수한 가운데 포스코사내하정지회에 따르면 이러한 탄압으로 올해 들어 1900여명 조합원 중에서 300여명 넘게 금속노조를 탈퇴했고, 드림피아분회는 집단 탈퇴와 기업 노조 설립으로 교섭창구 단일화를 다시 거치며, 기존에 확보한 2022년 교섭권까지 빼앗긴 상황이다.

사측은 포스코 노조를 넘어 포스코사내하청지회에는 더욱 노골적으로 탄압을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와 포스코 협력사(사내하청), 정부가 출연해 작년 6월 '포스코협력사공동근로복지기금'을 만들었다. '협력사공동근로복지기금'은 사내하청인 협력사 노동자들 16000여명을 대상으로 자녀학자금과 복지카드를 지급하고 포스코 협력사공동근로복지기금은 포스코사내하청노동자의 자녀 학자금 및 복지카드를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를 상대로 불법파견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을 하는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에 대한 자녀학자금 및 복지카드를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금속노조를 통해 드러났다.

포스코 노조와 사내하정지회까지 사측으로부터 어려움을 지속적으로 겪게 되자 포스코 노조위원장은 기자에게 "오늘 조정 신청도 그렇고 쟁의 출범식도 그렇고 모든 것이 포스코 역사상 처음으로 이뤄지는 일들"이라며 "필요하다면 정말 하기는 싫지만 위원장으로서 파업까지도 불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지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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