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에 자사주 지급하던 포스코, 노조 자사주 요구엔 난색...노조 "조합에게만 어려움 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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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에 자사주 지급하던 포스코, 노조 자사주 요구엔 난색...노조 "조합에게만 어려움 전가"
  • 최지훈 기자
  • 승인 2023.09.1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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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업계, 유럽과 중국 등 외부적 막기 위해 내부는 갈등 해소해야
-임단협 교섭에서 노조 단체협약 개정안 63건 등 총 86건 요구
[사진=포스코]
[사진=포스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2023 포스코포럼을 개최하고 리얼밸류를 선포하며 유연한 조직문화 등을 강조한 시각에 포항과 광양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노조는 사측에 자사주 등을 요구하고 있고, 사측은 인건비에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며 반대하고 있어 갈등이 좁혀지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조합원에게만 어려움을 전가하는 사측에 대해 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12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한 결과, 최근 포스코 노동조합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고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예고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자와의 취재에서 "최정우 회장의 경영진은 인천 송도에서 유연한 조직문화와 생태계 내의 다양한 참여자와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강화하고 잠재 가치를 새롭게 창출한다고 할 때 정작 제일 중요한 현장은 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 생경한 풍경으로 보인다"며 "타 산업에 미칠 부정적 여파를 떠나서, 제철과 배터리 소재 등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포스코가 사상 첫 파업을 진행한다면, 포스코의 비재무적 요소에 대한 평가는 당연히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장 다음 달부터 유럽연합 국가에 철강 수출 시 탄소 배출량을 의무 보고해야 하고, 8월 중국 철강 수출이 전월 대비 13.3% 늘어난 시점에서 외부의 적을 상대해야지 내부의 적을 만들면 안 된다"며 "포스코 경영진은 중앙에서 말로만 유연한 조직문화 등을 말하지 말고 현장에 찾아가 실질적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서 포스코 노조는 지난달 23일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지난 6일에는 광양제철소가 7일에는 포항제철소가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며 파업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사진=포스코노동조합]
[사진=포스코노동조합]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기본급 13.1% 인상, 자사주 100주 지급 등 임금성 사안 23건, 단체협약 개정안 63건 등 총 86건을 요구했다. 

노조는 "3개월간 20차례의 교섭을 진행했으나 사측은 기본급, 자사주 등 핵심 사안에 대한 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조합원들에게만 어려움을 전가하는 사측에 대해 본적적인 투쟁에 나서겠다"고 했다.

반면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사진=포스코]
[사진=포스코]

사측의 의견이 무색하게 최정우 회장은 무상으로 자사주를 받았다. 스톡그랜트 제도라는 것을 통해 받은 최정우 회장의 포스코가 노동자들에게는 비용 때문에 안된다고 하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스톡그랜트 제도란 회사 주식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유능한 인재'를 '스카우트'하는 방식에서 사용되며, 스톡옵션과는 달리 정관 변경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톡옵션보다 편하게 회사의 자산을 개인이 받을 수 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일종의 회사 자산을 이전한 것이기 때문에 양도소득세는 납부했는지 봐야 하고 이사회가 스톡그랜트를 실행에 옮기기까지의 의사결정 과정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김민정 충남대 교수는 "2022년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에 대응하고 정치권력의 압력으로부터 다소 자유롭고 안정적인 포스코 임원의 임기를 보장받기 위해서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고 했다.

또 최정우 회장은 정비 자회사를 만들어 지역 내 일자리 축소, 구조조정과 소상공인 피해 등 지역 경제 생태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그런데도 본지의 취재에서 밝혀진 것처럼 사측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정비직원들의 돌발 대응 상황을 희화화 했다. 

"포스코그룹은 안전, 환경, 인권 등 모든 영역에서 기업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글로벌ESG 선진기업으로 도약하겠다."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을 통해 지속이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공급망 강건화’, ‘ESG 대응 강화’, ‘전(全) 밸류체인으로의 확대’ 등 동반성장 3대 활동 방향을 설정하고 다방면으로 중소기업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최정우 회장이 주주총회에서 한 말과 3월 29일 포스코의 발표한 내용이다. 약 5개월 전의 약속도 지키지 못하고 있는 최정우 회장과 그 경영진은 리얼밸류를 발전시키자고 한다면서, 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그 포럼을 여는 비용과 밸류체인을 넓힐 수 있었던 것 또한 1500도 열기에서 일하는 제철소 노동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파업은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아직 후판 가격도 정해지지 않았고, 자동차와 철도 등에도 영향이 미치기 때문에 긴장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포스코 협력사들도 노조의 쟁의 행위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고, 여러가지 우려를 표하는 것으로 안다"며 "조속히 갈등이 마무리 되길 바란다"고 했다.

최지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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