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계속되는 ‘48V 배터리’ 결함...운전자, “고속도로에서 시동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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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계속되는 ‘48V 배터리’ 결함...운전자, “고속도로에서 시동 꺼졌다”
  • 박시하 기자
  • 승인 2023.09.22 2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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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48V 배터리' 결함, 경고창 뜨고 운행 멈춰
-다양한 차종 및 연식에서 발생해 안전 우려 높아져
-점검 및 수리까지 1개월 이상 소요돼 고객들 불만
벤츠 GLE450[사진=벤츠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차량에 탑재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시스템’ 결함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고속도로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2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2020년 9월에 출고된 ‘GLE450’ 차량에서 고속도로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발생했고, 원인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결함으로 확인됐다.

제보자 A씨는 “아내가 아이를 태우고 운전하던 중 고속도로에서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발생했다”면서, “보험사를 불러서 강릉센터에 입고했는데, 센터에서 진단기를 꽂아보니 48V 알람이 들어와 리셋을 했고 정확한 것은 본사에서 컨펌을 받아야 한다고 전해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프로그램은 최신 업데이트가 되어있다고 들었다”면서, “이후 정비기간은 1주일정도 소요됐고, 본사 컨펌 내용대로 Generator쪽 부품을 교체했다고 설명했다”라고 덧붙였다.

48V 배터리 결함 증상[사진=인터넷 커뮤니티]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시스템’이 적용된 벤츠 차량에서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문제가 발생한 차량에서는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가 10여분 후 다시 시동이 걸리는 증상’, ‘에어컨에서 습한 바람이 나오거나 작동이 안되는 증상’, ‘RPM이 1000 가까이 치솟는 증상’ 등이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제보자 A씨처럼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 차량의 일부 운전자들은 정상적으로 시동을 걸고 운전을 하던 중 ‘48V 배터리 및 기능 이상 경고등’이 떴고, 이후 차량이 멈추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GLE53 차량의 운전자 B씨는 “48V 결함에 대해 들었고, 뽑기 운이 나쁘면 누구든지 걸릴 수 있다고 들었기 때문에 차량을 구입한 직후부터 스탑앤고 기능을 끄고 주행했다”면서, “스탑앤고를 기능을 사용하지 않으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그야말로 길에서 죽을 뻔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억대 차량을 운전하면서 고장날까 마음졸이며 굳이 운전하겠다는 나도 웃기지만, 몇 년동안 하자가 있는 차량을 버젓이 팔고있는 벤츠도 문제가 심각한 것 아니냐”면서, “이러다 큰 사고로 인명피해가 나야 벤츠나 국토부가 대책을 빨리 세우겠다고 나서는 건 아닌지 답답하다”면서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더 큰 문제는 해당 문제가 발생하는 차량의 차종과 연식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본지가 파악한 사례를 살펴봐도 ‘2023년 출고한 GLE53’, ‘2023년 출고한 S500’, ‘2022년 출고한 CLS450’, ‘2021년 출고한 S350d’, ‘2020년 출고한 GLE450’ 등으로 문제 발생하는 차량을 특정할 수 없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시스템이 탑재된 모든 차량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해당 문제에 대응하는 벤츠코리아 서비스센터의 태도도 논란이 되고 있다. 위급한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많은 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물론, 서비스 센터 예약까지 2주 이상이 소요되거나 부품이 없어 수리에도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제보자 A씨는 “갓길에 주차하고 차량 내 SOS 버튼을 눌러서 통화를 했는데, 위급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느긋하게 차량번호, 연락처, 소유주 등을 물어봤다”면서, “필요하니까 그럴 수 있다 생각했는데 차량이 몇 년몇월식이냐까지 물어봤다”라고 말했다.

A씨는 아내가 벤츠코리아 서비스센터측과 전화를 끊고 보험사의 긴급출동 서비스를 불러서 해당 차량을 강릉센터로 입고 시켰다고 전했다.

48V 결함이 발생해 점검을 받기 위해 서비스센터측에 연락했다고 밝힌 C씨 역시 “차량 입고까지 2주 이상이 걸렸고, 수리까지는 한 달 이상이 걸린다고 들었다”면서, “수리기간동안 대차를 받을 수 있는 차량도 없다고 해서 다른 차량을 이용했다”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도 해당 문제로 대규모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여러 로펌에서는 2014년부터 최근까지 48V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을 구입한 사람들 중 소송에 참여할 사람을 모집하는 분위기다. 각 로펌에서는 차량 교환이나 환불 뿐 아니라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통해 추가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벤츠코리아측은 “해당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면서, “모든 이슈에 대해 원인이 동일하지는 않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확인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이 빠르게 불편을 해결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 2021년 해당 문제를 인지했고, 현재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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