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9’, 출시 두 달만에 재고쌓여...‘가격장벽·품질이슈·수입차 할인까지 총체적 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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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9’, 출시 두 달만에 재고쌓여...‘가격장벽·품질이슈·수입차 할인까지 총체적 난국?’
  • 박시하 기자
  • 승인 2023.08.25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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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출시달 1334대 판매한 후 판매량 감소 추세
-기아 대리점, 재고 보유로 계약시 1~2주 내 인도가능
-업계, 가격장벽이 높아서 소비자들 선뜻 구매 어려워
-소비자들, 품질 이슈로 취소하거나 취소 고민중
-수입차 딜러사들의 가격 할인 정책에 타격있다는 말도 나와
The Kia EV9 에어 트림 4WD 21인치 휠[사진=기아]
The Kia EV9 에어 트림 4WD 21인치 휠[사진=기아]

기아 EV9이 저조한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가격할인과 같은 혜택없이는 판매량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2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기아측이 EV9을 출시한 6월에 1334대를 판매했으나, 7월에 1251대를 판매하면서 ‘신차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에 위치한 한 기아 대리점 관계자는 “지금 EV9을 주문하면 1~2주 내로 받을 수 있다”면서, “한 달정도 된 재고가 있어서 옵션만 맞다면 더 빨리 받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전계약이나 처음 출시할 때 보다 반응이나 판매가 저조한 것은 사실이지만, 차에 문제가 있어서 그렇다기보다 가격이 비싸니까 아무래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면서, “다른 차량과 비교해봤을 때 차량 사양이나 옵션이 빠지는 것도 없고, 트림이나 옵션도 다양해서 선택의 폭도 넓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EV9의 판매량이 부진한 가장 큰 원인으로 ‘가격 장벽’을 지목했다.

국내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EV9은 전기차 보조금을 일부 받을 수 있는 높은 가격대로 수입차와 비교했을 때도 가격이 낮다고 할 수 없다”면서, “차량 가격이나 전기차 보조금에 관계없이 차량을 구입할 수 있는 사람들 위주로 타겟팅했던 기아의 전략에 착오가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이어 “물론 HDP 옵션이 적용된 차량이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판매되면 판매량이 어느정도 늘어날 수도 있지만, 보조금 소진 문제도 있고해서 판매량 반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진입할 수 있는 가격장벽을 낮추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ICCU 결함 문제도 불거진 상황에서 EV9의 지불용의 가격은 더 낮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EV9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차량을 계약했지만 품질 관련 이슈로 취소했다거나 취소를 고민하고 있다는 글들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ICCU 결함을 가장 큰 문제로 지목했고, 문제를 해결하는 기아측의 방식 또한 아쉽다는 의견을 남겼다.

EV9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회원 A씨는 “탁송사 차량인수 단계에서 취소하면 계약금 포함 전체 환불해주냐”면서, “가족들 반대도 있고 뉴스 기사 무서워서 취소 고민중”이라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 회원 B씨는 “결함문제가 있어서 차를 취소해야하는지 고민이 많이 된다”면서, “계약 취소하고 내년이나 차를 신청해야하나 정말 고민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최근 수입차 딜러사들의 파격적인 가격할인도 EV9의 판매 부진 원인으로 지목됐다. 수입차 딜러사마다 가격 프로모션이나 금융 프로모션에 차이가 있지만, 현재 대부분의 수입차 딜러사에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벤츠는 일부 차종을 약 10~13% 할인해 판매하고 있고, BMW는 약 15~20%, 아우디는 약 14~18%의 할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일부 전기차의 경우 할인율이 높아서 가격 프로모션과 금융 프로모션을 모두 적용할 경우 전액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수준까지 차량 가격이 내려가기도 했다.

국내 한 BMW 딜러사 관계자는 “딜러사에 따라서 프로모션 기간이나 정책이 다르겠지만 현재 우리 매장에서는 페이스 리프트를 앞둔 모델을 중심으로 가격 할인을 하고 있다”면서, “고객분들이 차량 구입을 위해 방문하셔서 할인율이 연말 재고 떨이 수준인 것 같다는 말을 하셨다”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 BMW 5 시리즈의 경우 페이스 리프트 차량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할인율이 높아 많은 분들이 찾고 있다”면서, “국내 브랜드와 고민하다가 가격이 별로 차이나지 않아서 수입차를 타보려고 한다고 하시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EV9의 판매량 반등을 위해서는 차량가격을 할인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출시한지 6개월도 안된 차량의 가격을 할인하는 게 말이되냐"면서, "EV9 전용 금융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기아 자체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정도는 고려해볼만 하다"라고 말했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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