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9’,은밀한 ‘방문수리’에 고객 혼란...“고장난 곳도 수리한 곳도 안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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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9’,은밀한 ‘방문수리’에 고객 혼란...“고장난 곳도 수리한 곳도 안 알려줘”
  • 박시하 기자
  • 승인 2023.07.2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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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운전자, 차량에 문제가 있어 방문수리 해주겠다는 연락받아
-기아측, 수리했으나 고장난 곳이나 수리내역에 대해 고지하지 않아
-서비스센터측, 해당 사실 모르고 영업점에 연락하라는 안내해
-운전자들, 생명과 직결되는 차량을 깜깜이로 수리해 분통터져
The Kia EV9 에어 트림 4WD 21인치 휠[사진=기아]
The Kia EV9 에어 트림 4WD 21인치 휠[사진=기아]

기아 ‘EV9’ 차량을 구입한 일부 운전자들이 기아측의 갑작스런 방문수리에 깜짝 놀랐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20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기아측이 방문수리시 어떤 문제가 있어 수리를 하는 것인지, 어떻게 수리했는지에 대해서 밝히지 않아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논란만 가중되고 있다는 상황이다.

지난달 13일 ‘EV9 어스 4WD 모델’을 계약한 후 지난 3일 차량을 인도받은 A씨. 차량을 정상적으로 운행하던 A씨는 지난 12일 기아측으로부터 배선을 수리하기 위해 방문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지난 14일에 방문한 기아 협력업체 직원들은 지금은 차량이 조용하지만 1만 km이상 운행시 소리가 날 수 있어 앞쪽 케이블을 보강하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직원들이 타고 온 차량에서 스티커도 떼지 않은 ‘앞바퀴 윗부분의 검은 플라스틱 제품’을 꺼내오시길래 이 부품이 문제가 되는지 물었다”면서, “직원들은 수리할 때 해당 부분을 뜯어버리면 파손이 돼서 갈아주려고 한다고 답했다”라고 말했다. 확인 결과 해당 제품은 ‘휠 하우스 가니쉬’로 밝혀졌다.

A씨는 시간이 걸리니 이따가 오라는 말에 자리를 떠났고, 차량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을 때는 작업이 끝난 상태였다는 설명이다. 수리를 마친 직원들은 정확한 설명도 하지 않았고, 수리 내역서나 확인서 등을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녹색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차에 어떤 문제가 생길지 소비자로서 걱정이 된다”면서, “믿고 구매한 국내 기업의 품질 문제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기계이다보니 충분히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한두푼 하는 제품도 아니고 안전과 직결된 물건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 답답하다”면서, “알권리에 대해 진실되지 않은 태도가 문제라고 생각한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정확히 어떠한 문제가 있는 것인지,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떠한 수리를 진행했는지 최소한의 내용도 알 수 없으니 황당할 따름”이라면서, “방문수리를 받았다는 사람들이 기아측으로부터 전달받은 내용도 다 다르고, 나중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알 수 없기에 눈뜨고 코베이는 꼴”이라며 큰 문제는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볼멘소리를 쏟아냈다.

며칠 전 B씨도 같은 일을 겪었다. 기아측으로부터 방문수리를 해주겠다는 연락을 받은 후 차량에 문제가 없어서 거절했지만, 기아측의 계속되는 연락에 어쩔 수 없이 수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B씨는 <녹색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EV9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본인과 비슷한 사례들을 읽었는데 수리 원인이 배선 문제, 하네스 문제, 커넥터 문제 등으로 다양했다”면서, “어디를 정확히 수리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운행에 문제가 없는 차량에 손을 대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차량을 구입한 후 비닐 뜯는 것도 아까웠는데, 휠하우스 가니쉬를 뜯어내야한다는 말에 화가났다”면서, “얼버무리는듯한 직원들의 태도도 마음에 안들었고, 이 문제를 쉬쉬하면서 사진 촬영이나 외부 발설을 자제해달라는 식의 대응도 정말 짜증났다”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기아 서비스센터나 기아 협력 서비스센터인 오토큐에서 조차 해당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아 서비스센터측에 해당 사실을 문의한 결과 “서비스센터에서는 관련 사실에 대해 파악하고 있는 것이 없다”면서, “수리를 해주겠다고 전화를 건 곳이 기아는 맞냐”라고 되물었다.

이어 “서비스센터에서는 해당 사실을 파악하고있지 않기 때문에 차량을 구입한 영업점에 연락을 해봐야할 것 같다”면서, “관련 사실에 대해 전달받은 내용이 없어 더 안내해드릴 수 있는 사항이 없다”라고 말했다.

기아 서비스센터 협력사인 오토큐에서도 해당 사실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오토큐측은 “관련해서 전달받은 사항이 없고, 전화 온 번호로 다시 연락을 해보셔야 할 것 같다”면서, “오토큐에서는 현재 그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으니 서비스센터로 연락해보셔도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기아 차량에 문제가 발생할 때 문의를 할 수 있는 서비스센터와 협력사 ‘오토큐’ 모두에서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운전자들의 불안과 불만은 쌓여만가고 있다. 차량을 구입한지 2주도 안돼서 차량의 일부분을 뜯어내는 것도 화가나는데,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어디를 고쳤는지에 대한 설명이나 확인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편, EV9 차량은 출시 직후부터 여러 결함이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높은 차량 가격에 소비자들의 기대가 높아져서 나오는 일종의 불만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결함을 주장하는 운전자들은 실제로 타본 후 직접 경험한 사실들을 인정하지 않는 기아측의 태도에 분통이 터진다는 입장이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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