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 생산량의 28% 담당하는 현대제철·KISCO홀딩스 파업...철강業 "경쟁력 약화 우려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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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 생산량의 28% 담당하는 현대제철·KISCO홀딩스 파업...철강業 "경쟁력 약화 우려돼"
  • 최지훈 기자
  • 승인 2023.09.1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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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세아제강·동양철관과 함께 한국가스공사에 입찰 담합으로 피소
-KISCO홀딩스, 개인·기관으로부터 올해만 10번의 경영권 분쟁 소송 당해
[사진=현대제철]
[사진=현대제철]

지난해 국내 철강 생산량 기준으로 총 생산량의 28%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제철·KISCO홀딩스이 생산을 중단하고 파업을 이어나가고 있어 전방 산업과 철강 산업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19일 <녹색경제신문>이 세계철강협회(WSA)와 각 회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 철강 생산량은 6590만톤(t)으로 집계됐다. 현대제철은 제품 생산량 기준 1975만3000만톤(t)을, KISCO홀딩스는 107만7019만(t)을 생산했다. 

현대제철은 생산 중단 부문을 강관 및 경량화 제품 제조 부문이라고 밝혔다. 또 생산 중단 사유에 대해 "울산공장 협력사 지회 근로 거부에 의한 일시적 생산 차질"이라고 했다. 

현대제철의 경우 인천과 당진에 공장이 추가로 있어 매출액 대비 미칠 부정적 파급효과는 4.1%로 미비한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다만, 현대제철의 경우 세아제강·동양철관과 함께 소송에 휘말려 있어 사업 리스크와 함께 향후 공공기관 입찰 제한 등 수반될 불이익이 있을지 여부를 단언할 수 없는 상태라 더 위험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해당 소송건은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강관 구매 입찰 과정에서 부당한 공동행위에 따른 손해를 가스공사에 입혀 그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한다는 요지의 소송이 진행 중이며, 청구금액은 945억9600여만원에 이른다.

KISCO홀딩스의 경우 올해만 개인과 기관에게 10번의 경영권 분쟁 소송을 당하고 지난 3월에 생산 중단에 이어 두 번째 생산 중단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분석한 결과 이번 생산 중단은 매출액 대비 98.2%에 해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KISCO홀딩스는 생산 중단 이유에 대해 "회사 노동조합 파업으로 인해 철근 생산공정이 휴동될 예정"이라며 "일시적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향후 계획에 대해 밝히지 않아 지난해만 약 108만톤(t)을 생산하던 회사가 어떠한 대비책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철강업계는 하반기 원자재 가격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원가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수입 철강 가격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형성돼 있어 가격을 인상하는 것 역시 힘든 실정이다.

국내 메이저 철강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중국산 철강의 물량과 저렴한 가격이 문제였다면, 이제는 엔저 현상이 지속되고 하방 압력을 받은 엔화 가치가 평가절하되며 중국산 철강보다 싼 가격에 국내에 유입되고 있다"며 "철강 가격 방어, 원자재 가격 인상, 전방 산업과의 치열한 줄다리기, 노조의 파업 등 국내 철강 경쟁력은 4중고 이상을 견뎌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국제원자재가격정보 사이트를 통해 확인한 결과 지난 14일 기준 일본 철강 수입가격은 917달러에서 809달러로 낮아졌다. 냉연강판CR은 1070달러에서 897달러로 열연강판HR은 4월 기준 980달러 선에서 761달러로 후퇴했다. 후판은 1100달러 수준에서 993달러로 감소했다.

조선업계와의 후판 가격 협상도 지난해 톤당 80만원에서 10만원 오른 90만원 대에 합의를 끝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철강업계 내부에선 원가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메이저 조선사 관계자는 "조선업이 이제 막 살아나려고 노력하는 상황 즉, 수주만 된 것이고 이제 막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온 상황이라 국내 철강업계가 후판 가격 인상률을 너무 높게 잡으면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있고 품질도 보증된 일본산 철강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또 철강 양사 중 특히 현대제철의 경우 현대기아차 450만톤(t), 기타자동차 80만톤(t), 조선향 후판 150만톤(t)을 납품하고 있어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HD한국조선해양 산하의 조선소와 현대차와 기아가 경쟁력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이규익 SK증권 연구원은 "비수기와 판가 하락의 영향으로 3분기 현대제철의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1.3%·전월 대비 13% 감소할 전망"이라며 "전분기 대비 감익은 불가피하지만 원재료 가격 추이를 감안했을 때, 하반기 차량용 강판 가격 인상될 가능성 높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나이스평가정보 관계자는 "그룹사 차원에서도 전후방 산업의 경쟁력 약화는 신용 유지에도 좋은 시그널로 비춰지지 않는다"며 "이번 파업을 사측과 노조가 합심해 신속히 끝내고 대치 중인 산업과도 협의점을 도출해 경쟁력을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지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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