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경 빅픽처·K-방산] 폴란드 '잭팟' 이어 미국·파이브아이즈 수출 노린다···K2·K9·F-50 '선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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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경 빅픽처·K-방산] 폴란드 '잭팟' 이어 미국·파이브아이즈 수출 노린다···K2·K9·F-50 '선봉장'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6.29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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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사상 최대 200억 달러(25조 8000억 원) 방산 수출 목표
- 말레이시아와 1조2000억원 규모 FA-50 18대 수출 계약 성사
- "미래전력체계에서도 수출 성과 위해 과감한 기술개발 이뤄져야"

<녹색경제신문>이 창간 13주년에 맞춰 <녹경 빅픽처> 시리즈 기획을 진행합니다. 우리나라가 향후 차세대 첨단산업 등을 선점하기 위한 미래성장동력의 '큰 그림(Big Picture)'을 그려보자는 취지입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뉴노멀(New Normal), 엔데믹(Endemic) 등 시대 변화는 물론 '한류(Korean Wave, Hallyu)' 확산에 따른 AI(인공지능), 로봇, 미래차, 차세대 반도체 등 미래 K-인더스트리(K-Industry) 전반의 시너지까지 고려한 기획입니다. <녹색경제신문>이 어려움 속에서 성장해왔듯이 대한민국 기업들이 글로벌 위기 극복을 넘어 큰 도약으로 나아가길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註)]

'K-방산(방위산업)'은 지난해 폴란드에 대규모 수출 '잭팟'을 터트리며 비상하고 있다. 

최근 유럽의 폴란드와 핀란드, 아프리카의 이집트, 중남미의 콜럼비아 등 15개국 이상의 방산 수출 거점을 확보하며 수출 확대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방산 수출액은 약 173억 달러로 전년(70억 달러) 대비 140% 이상 급증했다. 올해 수출액은 정부 추산 200억 달러(약 25조 8000억 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최대 수출액 목표인 셈이다.

'방위사업학 박사 1호'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부 교수(한국방위산업연구소 소장)은 "국제질서가 신냉전구도로 재편되면서 세계방산시장규모가 2조 달러(약 2500조원) 규모로 팽창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며 "K2 전차 등 주력 제품군의 경쟁력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면서 더욱 강화되고 있어 지난해 보다 더 큰 성과를 달성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첫 수주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경공격 전투기 FA-50이다. KAI는 지난 2월 말레이시아와 1조2000억원 규모 FA-50 18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말레이시아는 FA-50과 동일 기종으로 2차 18대 추가 도입할 계획도 갖고 있어 36대 까지 증가할 수 있다. 

강구영 KAI 사장(왼쪽 첫번째)이 최근 GE 아비오 경영진들에게 KF-21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강구영 KAI 사장(왼쪽 첫번째)이 최근 GE 아비오 경영진들에게 KF-21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또한 KAI는 이집트와도 FA-50 36대의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대로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KAI 등은 지난해 폴란드와 K2 전차·K9 자주포·FA-50 전투기·다연장로켓 천무 등 약 17조원 규모 1차 계약을 체결했다. 

폴란드와 2차 계약이 올해 수출 목표 달성의 핵심...폴란드 국방장관 '긍정적'

올해 K-방산 수출 목표 달성의 핵심은 폴란드와의 2차 계약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올해 K2 전차 820여대, K9 자주포 430여문 등 추가 계약이 예상된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은 6월 초 한미연합군의 화력격멸훈련을 참관하고 "인상적(impressive)"라고 감탄하며 긍정적 모습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시 경제사절단은 방산 분야에서 20억 달러(약 2조6000억원) 규모의 수주계약·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은 LIG넥스원의 천궁-II에 관심을 크게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LIG넥스원은 UAE 현지 사무소의 인원을 늘렸다. 

또한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 강구영 KAI 사장 등이 동행하면서 K9 자주포, 수리온 등의 수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베트남은 2000년대 들어 군사 장비의 80%를 러시아에서 들여왔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의 러시아 제재로 러시아산 무기를 줄이고 있다. 

K-방산은 가성비, 빠른 납기 등 다양한 장점으로 분석된다. 

비행중인 FA-50 전투기 편대 모습

장원준 산업연구센터(KIET) 연구위원은 28일 개최된 '제1회 K-방산 미래국방 포럼, 미래국방과 K-방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글로벌 국방예산 급증 추세, 미·중 전략경쟁 심화 등에 따라 한국이 보유한 놓은 가성비와 신속한 납품 일정 총족, 낮은 운영·유지 비용 및 안정적 후속 군수 지원, 기술이전 및 현지 생산 능력 제공 등이 최근 K-방산 수출 급증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새 정부의 적극적인 방위산업의 국가전략산업, 미래 먹거리 신산업 육성 정책에 맞춰 방산 수출 확대, 규제 혁파, 무기획득 프로세스의 혁신, 대·중소기업 협력 강화, 주요 지자체 방산혁신클러스터 조성 등에 매진하여 국가주력산업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방위사업청은 '2023-2027 방위산업발전 기본계획'을 통해 오는 2027년까지 무기획득 기간 단축, 국방과학기술 5대 강국, 방위산업 생산 40조 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목표 달성 과제로 ▲방산수출 역대 최대치 경신 및 지속가능성 확보 ▲선진국 수준의 신속획득프로세스 지속 발전 ▲민간 IT 기업의 국방 참여 확대를 위한 별도 신속획득사업(K-CSO) 신설 검토 ▲방위사업계약법(가칭) 제정 추진 ▲국방 5대 신산업과 연계한 방산혁신클러스터 사업 확대 ▲한미 상호국방조달협정(RDP) MOU 체결을 통한 공급망 강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강화 ▲정부 주도 방위산업 컨트롤타워 구축 강화 ▲국방혁신위원회의 역할 확대 등이 꼽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LIG 넥스원 '방산 3총사', 올해 수출 위해 역량 총동원 

올해 주요 방산 업체의 수출 전략을 살펴본다.

K2 '흑표' 전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K-방산의 선봉장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로템 K2 사막형 전차

현대로템은 폴란드 수출 성공을 기반으로 루마니아·체코 등 동유럽 시장, 아랍에미리트(UAE)·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현대로템은 중동지역 기후에 적합한 사막형 전차 개발도 끝낸 상태다. 

또 현대로템은 차륜형장갑차 K808 '백호'와 관련 폴란드와 공동연구로 성능개량 모델을 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폴란드 국영방산업체 PGZ은 당초 K808 직도입에서 최근 한국과 새로운 장갑차 공동 연구개발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전해진다. K808은 2018년부터 우리 군에 실전 배치된 무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는 세계 시장의 절반 가량을 점유할 만큼 명품 무기이다. 

지난해 이집트, 폴란드에 이어 올해는 에스토니아로부터 12문의 추가 발주가 예정된 상태이다. 루마니아 등도 구매의사를 표시한 상태다. 영국은 오는 2025년까지 기존 AS90자주포를 대체해 K9자주포 총 116문을 도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수주예상 금액은 약 1조원 정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육해공'을 아우르는 방산을 보유한 선두주자로 부상했다. 지난해 한화그룹 내 계열사에 분산된 방산 사업이 통합되면서 시너지가 커진 것. 올해 중 폴란드 바르샤바에 지사를 설립하고 유럽 시장 공략의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레드백 장갑차를 기반으로 올해 '호주 장갑차(랜드400 3단계) 사업' 수주에도 나서고 있다. 현재 독일 라인메탈과 함께 최종 후보로 선정돼 평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한화시스템은 한국형 전투기 KF-21에 탑재되는 능동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개발하고 있다. AESA레이다는 현대 공중전에서 전투의 승패를 가르는 최첨단 레이다에 해당한다. AESA 레이더의 해외 수출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KAI는 올해에도 FA-50 수주 가능성이 높다. 말레이시아는 이미 수주했다. 

동유럽국가인 슬로바키아도 6000억원 규모의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폴란드에서 FA-50을 도입하기로 한 만큼 기대감이 크다. 

UAE는 현재 개발 중인 KF-21(보라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KAI는 올해 헬기 수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목적 헬기인 수리온(KUH-1)이 관심사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이 주요 대상이다. KAI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기간 중 베트남의 항공우주 기업인 VTX와 회전익 사업분야에 상호 협력키로 했다. 베트남 헬기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KAI는 소형 무장헬기 LAH의 양산도 예정하고 있다. LAH는 2024년경 군에 전력화되면 적 기갑부대 제압, 공중강습 엄호, 위력수색 등 각종 임무를 수행하며 미래 육군의 핵심 항공전력이 될 전망이다. 

LIG넥스원은 천궁-II 지대공 요격미사일에 기대를 걸고 있다. UAE는 LIG넥스원으로부터 이미 4조원 규모의 천궁-II를 도입해 방공망을 강화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한국형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천궁
한국형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천궁

한국 방산은 올해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인 미국과 '파이브아이즈(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에도 진출한다. 

우선 캐나다 군당국은 최대 12척 잠수함을 도입하는 프로그램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잠수함 뿐 아니라 전 수명 주기 비용까지 합하면 80조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오션이 입찰을 준비 중인데 일본 조선소들과 경쟁이 예상된다. 

미국 공군은 내년 고등전술훈련기 교체사업(ATT)을 시작하는데 KAI가 참여한다. 미국 해군과 공군 총 500여 대를 도입하는 사업으로 후속사업까지 포함하면 100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시장에 최적화된 정부와 방산업계의 유기적인 협력체계와 기술개발 등이 K-방산 수출의 과제라는 입장이다.

최기일 한국방위산업연구소 소장은 "수출 물량이 늘어날수록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어 원가관리와 품질관리가 용이해진다"며 "현재 주력 상품군은 기반전력체계 위주인데, 드론 등 미래전력체계에서도 수출 성과가 날 수 있도록 과감한 기술개발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형곤 한국국방기술학회 정책연구센터장은 '글로벌 무기시장 트렌드 및 방산수출 대응 방안'과 관련 "타 글로벌 방산업체들은 이미 다수의 해외법인을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그 중 생산활동도 해외에서 상당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나 국내 방산업계의 글로벌 거점 운영은 매우 미미한 상황"이라며 "정부에서 현지 생산 및 글로벌 진출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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