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경 빅픽처·K-보험] 보험사, 디지털 전환으로 성장동력 발굴···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공동 육성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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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경 빅픽처·K-보험] 보험사, 디지털 전환으로 성장동력 발굴···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공동 육성 나서
  • 김세연 기자
  • 승인 2023.06.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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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험산업 저성장 등 위기 직면
코로나19에 디지털 전환은 생존전략으로
생·손보 AI활용, 문서 디지털화 등 전환 가속화
다만 속도 더뎌...손보협회“디지털 전환 위해 노력 지속”

<녹색경제신문>이 창간 13주년에 맞춰 <녹경 빅픽처> 시리즈 기획을 진행합니다. 우리나라가 향후 차세대 첨단산업 등을 선점하기 위한 미래성장동력의 '큰 그림(Big Picture)'을 그려보자는 취지입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뉴노멀(New Normal), 엔데믹(Endemic) 등 시대 변화는 물론 '한류(Korean Wave, Hallyu)' 확산에 따른 AI(인공지능), 로봇, 미래차, 차세대 반도체 등 미래 K-인더스트리(K-Industry) 전반의 시너지까지 고려한 기획입니다. <녹색경제신문>이 어려움 속에서 성장해왔듯이 대한민국 기업들이 글로벌 위기 극복을 넘어 큰 도약으로 나아가길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註)]

국내 보험산업이 고령화 등으로 위기를 맞은 가운데 보험업의 디지털 전환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윤석열 정부가 ‘디지털’을 강조하면서 더욱더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다만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

생명보험협회는 “4차 산업혁명에 의한 인슈어테크 등장과 빅테크 기업의 보험업 진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 세대가 주요 소비자층으로 부각된다”며 “보험산업은 기존의 보수적이고 경직된 틀을 벗어나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며 디지털 전환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보험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해 상반기 생명보험 수입료는 전년 동기 대비 –9.1%로 대폭 감소했다. 손해보험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나 장기보장성보험은 2020년 이후 신규 가입이 정체되면서 갱신보험료 위주로 성장하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저출산 고령화 등의 영향이 크다. 주요 고객층 감소와 장기적인 성장성 둔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다. 빅테크·핀테크 기업의 보험업 진출도 새로운 경쟁 구도를 초래해 전통 보험사의 수익 지속성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많은 보험사들이 디지털 부문 조직개편을 확대하며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사진=삼성생명, 교보생명, 흥국생명]<br>
올해 많은 보험사들이 디지털 부문 조직개편을 확대하며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사진=삼성생명, 교보생명, 흥국생명]

이러한 가운데 보험사의 디지털 전환은 ‘활로’로 떠올랐다. 특히 2년간의 코로나19는 디지털 전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온라인 소비행태가 늘어났고 이에 따라 대면 영업의 한계가 드러났다. 극복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전환은 생존전략으로 자리 잡게 됐다.

신한EZ손해보험 디지털· 상품 연구실장은 “코로나로 가속화된 비대면 언택트, 기술과 데이터로 가능한 빅데이터 및 AI 활용 확대, MZ세대 성장 및 플랫폼 업체 금융업 진출 등에 따라 보험서비스 전반의 디지털 혁신에 대한 전략 및 실행이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보험업의 디지털 반영은 여러 이점이 존재한다. 정보 수집 및 분석 고도화를 통해 소비자 편의성을 제고하고 있다. 대부분의 보험사는 보험사 앱을 통해 소비자가 보험상품을 관리하고 보험금을 쉽게 청구할 수 있도록 한다. 또 보험증권, 보험약관 등을 수백 장에 종이 대신 디지털로 전달하는 페이퍼리스를 통해 개인정보, 환경을 보호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 밖에도 국내 보험사들은 여러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전환을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다. 생명보험사 별로 살펴보면 삼성생명은 보험업 전반에서 디지털화를 진행 중이다. 2019년 스마트 안내 서비스를 도입하고 문서를 디지털화했으며, 모바일 청약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4월에는 금융통합서비스 ‘모니모’를 출시해 보험금 청구, 대출 등 디지털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교보생명의 올해 경영전략은 ‘뷰카리더십’이다.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은 올해 경영 회의에서 “변동성이 큰 환경 속에서 전략 목표에 집중하고 경영 환경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 뷰카리더십”이라며 “특히 데이터 확보와 활용이 마케팅 승패를 가른다.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은 기업조직의 기본 문화로 깔려야 하며, 디지털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개방형 혁신을 강화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보험업계 최초로 마이데이터 서비스 ‘피치’를 선보였다. 여러 금융사에 흩어진 고객 금융정보를 한곳에 모아 관리·활용할 수 있다. 당해 12월에는 최초로 오픈뱅킹을 도입했으며 디지털 일회용 비밀번호생성기(OTP) 서비스도 적용했다. 데이터 시각화 포털을 통해 취약점을 분석하고 개선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한화생명도 디지털 전환에 나서고 있다. 업계 최초로 디지털 영업채널 ‘라이프 엠디’를 구축했다. 이는 보험설계사가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활동할 수 있게 만든다.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활용한 ‘변액보험 펀드 디지털 관리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고객 투자 성향과 경제 상황에 따라 펀드 포트폴리오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손보사별로 살펴보면 메리츠화재의 디지털전환팀은 지난해 ‘고성능 보험상품 시스템’을 개발했다. 상품·담보의 속성이나 책임 준비금을 산출하는데 필요한 정보들을 직관적으로 모델링한게 핵심이다. 이에 따라 보험료,준비금 산출 소요 시간은 기존 대비 60분의 1로 축소됐다. 요율산출 역량의 강화는 인수심사(언더라이팅)역량의 증대로 이어져 보험상품 영업을 확대하는 효과를 낸다.

KB손해보험은 지난 3월 자사 앱에 마이데이터 기능을 탑재했다. 증강현실(AR) 자산조회 서비스를 운영해 스마트폰 카메라로 특정 금융사의 간판 및 문서를 비추면 인식한 금융기관의 자산 정보를 한 번에 제공할 수 있게 했다. 업계 최초로 의료데이터를 판매하기도 했다.

손해보험사들은 디지털 스타트업 지원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KISA-손해보험협회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공동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좌) 손해보험협회 손해보험1본부 신종혁 본부장, 한국인터넷진흥원 디지털산업본부 권현오 본부장.
KISA-손해보험협회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공동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좌) 손해보험협회 손해보험1본부 신종혁 본부장, 한국인터넷진흥원 디지털산업본부 권현오 본부장.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손해보험협회는 지난 4월, 인슈어테크 스타트업의 공동육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손해보험협회에서 체결했다.

DB손해보험은 KISA와 공동으로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4기를 모집하고 있다. 선발된 대상과 공동 사업화도 진행할 예정이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해 혁신 서비스 도입, 신기술 검증 및 도입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제고하고, 업무 생산성 향상을 시현하고 있다”며 “신규 시장 대상 신상품 출시, 플랫폼 기반 신규 채널 발굴 등 벨류 체인(Value-chain) 분야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해상도 ‘디지털 파트너 센터‘를 운영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투자한 금액만 100억원 이상이며 주요 파트너 분야는 보험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유·무형의 자체 서비스 보유 스타트업 등이다.

다만 여전히 디지털 전환 속도는 더디다. 보험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 전환의 성숙도는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디지털 전환의 방향은 유사하지만, 달성하기 위한 추진전략의 적극성, 세부 운영 요소에서 차이를 보인다. 선진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성장 시장으로 비용 절감을 통한 효율성 개선의 필요성이 낮다. 소비자 중심의 보험 소비 인프라가 미비해 고객관리 유인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협회는 그간 타 유관기관 협업 및 사회공헌 사업등을 통해 핀테크, 헬스케어 등 인슈어테크 활용 스타트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앞으로도 낡은 금융규제와 업무방식에 대한 혁신적인 움직임, 디지털·모빌리티 가속화 등 시장의 트렌트 변화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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