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경 빅픽처-6G 시대] 차세대 네트워크 준비, 벌써 시작됐다...K-통신, 이번에도 저력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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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경 빅픽처-6G 시대] 차세대 네트워크 준비, 벌써 시작됐다...K-통신, 이번에도 저력 보여줄까?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3.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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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G 시대 빨라진다...정부도 ‘K네트워크 2030’ 전략 등 준비 잰걸음
‘5G 주역’ 이통3사, 6G 핵심 안테나 기술 ‘RIS’ 집중...장비사와 ‘오픈랜’ 개발 성과도

<녹색경제신문>이 창간 13주년에 맞춰 <녹경 빅픽처> 시리즈 기획을 진행합니다. 우리나라가 향후 차세대 첨단산업 등을 선점하기 위한 미래성장동력의 '큰 그림(Big Picture)'을 그려보자는 취지입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뉴노멀(New Normal), 엔데믹(Endemic) 등 시대 변화는 물론 '한류(Korean Wave, Hallyu)' 확산에 따른 AI(인공지능), 로봇, 미래차, 차세대 반도체 등 미래 K-인더스트리(K-Industry) 전반의 시너지까지 고려한 기획입니다. <녹색경제신문>이 어려움 속에서 성장해왔듯이 대한민국 기업들이 글로벌 위기 극복을 넘어 큰 도약으로 나아가길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註)]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6세대 이동통신 시대가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필두로 자율주행, 빅데이터, 도심이동모빌리티(UAM) 등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래 산업이 빠르게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미 6G 시대를 대비해 올 초 ‘K-Network 2030’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가 주도해 5G 상용화를 세계 최초 이룬 만큼, 6G에서도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다. 이와 함께 최초를 넘어 품질 측면에서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이끌겠다는 방침이다.

김정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은 올 2월 전략 브리핑에서 “과기정통부는 그동안 원천기술 중심으로 추진해 왔던 6G 연구개발에 더하여 상용화, 소·부·장 및 오픈랜 기술개발을 병행 추진함으로써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며, “한국은 5G 국제 표준특허 점유율이 2022년 기준 25.9%로 중국(26.8%)에 이어 2위로, 과감한 정책적·재정적 지원을 통해 6G 표준특허 점유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라고 강조했다.

◇ ‘초소형 안테나’ RIS에 쏠리는 눈...이통3사, 각각 차별화된 방식으로 승부

6G 시대에 대한 기대와 함께 가장 주목받는 업체로는 단연, 지난 2019년 최초 5G 상용화의 주역인 SKT·KT·LGU+ 이통3사가 꼽힌다.

정확한 6G 상용화의 시점은 아직 미지수지만, 현시점에서 이들 3사가 진행 중인 과제에는 보다 고도화되고 안정적인 5G 운용도 함께 포함돼 있다.

KT 융합기술원 및 서울대학교 연구원이 RIS(지능형 반사 표면) 기술의 성능을 검증하고 있다. [사진=KT]

이러한 관점에서 3사 모두가 주목하는 기술이 바로 초소형 안테나 기술 ‘RIS(지능형 반사 표면)’다. RIS는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고주파 대역의 주파수를 반사해 장애물을 통과하게 해주거나 투과시켜 실내에 들어올 수 있도록 돕는 기술로, 전력 소모 없이도 전파효율을 높일 수 있어 통신망 운영 시 에너지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5G의 품질과 효율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6G 후보 주파수를 통과시킬 수 있는 혁신 기술로 지목되는 이유다.

다만, 3사는 각각 다른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차별된 방식의 RIS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국내 화학소재 기업인 동우화인켐과 연구협력을 통해 6G 후보 주파수에 대한 RIS 기술 개발 성과를 보여줬다. 건물 외장재로 많이 쓰이는 Low-E유리에 RIS를 적용한 것인데, 단열 기능은 좋지만 전파까지 차단해버리는 Low-E유리에 RIS 적용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빛과 전파를 투과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8월 SKT는 동우화인켐과 함께 5G·LTE 대역에서의 투명안테나 및 RIS 기술을 개발해 선보인 바 있다. 일부 수도권 시내버스 공공 와이파이에 사용되는 LTE 모뎀에 투명안테나를 적용해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자사의 판교사옥에서 5G 데이터 모뎀용 투명안테나 및 고주파 대역용 RIS 성능 검증을 완료하기도 했다.

KT도 지난해 서울대학교 오정석 교수 연구팀과 함께 RIS 개발 및 검증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KT측은 기존과 달리 구축 환경과 사용자의 동선 변화에 따라 전파의 방향을 바꿀 수 있어, 무선망 기지국이나 중계기 장치를 구축하기 어려운 지역의 무선망 커버리지를 손쉽게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KT는 자사에서 개발한 RIS 기술을 서울시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 적용해 사옥 내 5G 신호가 약한 음영 지역에서의 무선 통신 품질을 개선하는 데 활용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포항공과대학교 홍원빈 교수 연구팀과 계측기 제조업체인 키사이트테크놀로지스와의 협업 성과를 발표했다. 지난해부터 산학협력 과제로 6G RIS 기술 연구에 착수했는데, 이번에 주파수를 반사·투과·흡수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실제 사용 환경과 유사한 100㎓ 이상의 테라헤르츠 대역에서 전력 소모 없이 작동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한 RIS는 전파를 인위적인 방향으로 조정해 반사·흡수·투과할 수 있는 신개념 전파 표면”이라며, “자연계에서 전파는 매질을 만나면 반사·회절·굴절·간섭 등 특성을 지니는데, 전파의 특성을 인위적으로 조정한 사례는 이번이 최초다”라고 설명했다.

◇ 6G 표준화 핵심 ‘오픈랜’ 개발에 통신사·장비사 ‘합심’

LG유플러스가 노키아, 삼지전자와 협력해 옥외와 실내에서 5G 오픈랜 기술 고도화를 위한 장비 테스트를 완료했다. [사진=LG유플러스]

통신사와 통신장비사의 협력도 중요한 요소로 지목된다. 대표적으로 장비 연동 표준기술인 ‘오픈랜(O-RAN)’이 있다. 오픈랜은 무선접속망(RAN)을 개방형 표준으로 구축해 서로 다른 제조사 통신장비를 연동하는 소프트웨어 기술로, 세계 주요 통신사들 대부분이 관련 표준화 작업에 합심해서 뛰어들고 있다.

국내 통신산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사실 오픈랜이 활성화되면 통신사들의 장비사 선택권이 넓어지기 때문에 장비사 입장에서는 그리 환영받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지능화와 개방성이 강조되는 6G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으로 지목된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취지에 공감한 글로벌 통신사들이 지난 2018년 결성한 게 바로 ‘오랜 얼라이언스(O-RAN Alliance)’다. AT&T, 차이나모바일, 도이치텔레콤, NTT도코모, 오렌지 등 5개 사업자를 중심으로 시작됐으며 국내 이통3사는 물론, 삼성전자를 비롯한 장비제조사 및 연구기관 등 300여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의 경우 오랜 얼라이언스의 창립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KT는 지난해 7월 국내 5G 무선망 환경을 반영한 오픈랜 연동 규격을 제안해 국제표준을 획득하기도 했으며 최근 ‘MWC 2023’에서는 일본 통신사 NTT도코모와 가상화 기지국(vRAN) 등 오픈랜 기술 협력을 더 구체화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오랜 얼라이언스의 연간 행사인 ‘플러그페스트’에 주관사로 참여한 바 있다. 올 초 글로벌 통신장비사 노키아와 국내 최초 클라우드 기반의 오픈랜 가상화 기지국을 5G 상용망에 설치해 성공적으로 필드 검증을 완료한 데 이어, 이후 에치에프알 등 국내 중소기업과의 오픈랜 기술 협력을 위해 자사의 분당 사옥 실내에 5G 오픈랜 인빌딩 실증망을 구축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2021년 오랜 얼라이언스에 뒤늦게 합류했지만, 2년 연속 플러그페스트 주관사로 참여할 정도로 관련 기술 개발과 협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노키아, 삼지전자와 협력해 실내와 옥외 환경에서 5G 오픈랜 기술 고도화를 위한 장비 테스트를 마쳤다고 밝혔다. 노키아의 O-DU(분산장치)와 삼지전자의 O-RU(안테나) 장비를 활용해 각자 다른 제조사의 장비 간 연동에 성공한 것이다.

별도로 국내 대표 통신장비사 삼성전자도 해외로 눈을 돌려 오픈랜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 최대 이통사 보다폰과 올해부터 독일 5G 오픈랜 시범망 구축을 진행 중이며, 일본의 NTT도코모와도 5G 이동통신장비 공급을 지속 확대하면서 6G 기술에 대한 논의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

SKT 류탁기 인프라기술담당(왼쪽)과 타케히로 나카무라 NTT도코모 CTA가  ‘6G 요구사항 백서’ 및 ‘기지국 전력절감 기술 백서’ 공동 발간을 앞두고 기념 촬영하는 모습. [사진=SK텔레콤]
SKT 류탁기 인프라기술담당(왼쪽)과 타케히로 나카무라 NTT도코모 CTA가 ‘6G 요구사항 백서’ 및 ‘기지국 전력절감 기술 백서’ 공동 발간을 앞두고 기념 촬영하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이외에도 우리나라 이동통신사와 통신장비사는 다양한 글로벌 협력과 활동을 통해 6G 리더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미국통신산업협회(ATIS)가 주도하는 6G 기술단체 넥스트 G 얼라이언스(NGA)에 회사 CTO부문에서 근무중인 이기동 박사가 어플리케이션 분과 워킹그룹 의장으로 선출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지난 2019년 이미 카이스트(KAIST)와 국내 최초 6G 산학협력 연구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국내외 우수 대학과 산학 협력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6G 원천기술을 확보 중인 LG전자다.

SK텔레콤은 일본 NTT도코모와 5G·6G 기술 백서를 공동 발간해 6G 국제 표준 마련 및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으며, KT는 이달 대만에서 열리는 ‘3GPP RAN(무선네트워크) Release-19 워크숍’에 참석해 5G 어드밴스드 기술에 대한 방향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종식 KT 융합기술원 인프라DX연구소장 상무는 “현재의 5G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 확보와 함께 기술 표준화를 빠르게 추진한다면 6G 시작 시점부터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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