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LG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었어도 그들이 여전히 LG폰을 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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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LG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었어도 그들이 여전히 LG폰을 쓰는 이유
  • 조아라 기자
  • 승인 2023.06.21 0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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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스마트폰. [사진=LG전자]

LG전자는 지난 2021년 7월 31일 스마트폰 사업을 공식 종료했다. 오랫동안 누적된 적자 구조 속에 LG 모바일 23분기 연속 영업적자 끝에 결국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LG전자의 스마트폰만을 고집하며 온갖 어려움(?)에도 LG전자의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이 모인 곳은 네이버 카페의 ‘엘지 모바일 사용자 카페 – 엘지 모바일’로 아직까지도 하루에 수십 건의 게시글이 올라오는 등 활동이 활발하다.

이들이 LG 스마트폰의 최대 장점으로 꼽는 것은 ‘성능’이다. 마니아들 사이에서 대표적으로 인정받는 기능은 LG 스마트폰의 ‘사운드’와 ‘마이크’다.

G7, G8 등 일부 시리즈에 탑재됐던 ‘쿼드덱’의 음질은 지금까지도 호평을 받는다.

쿼드덱은 Hi-Fi Quad DAC(Digital to Analog Converter) 디지털 신호를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해, 디지털 신호의 잡음을 최대 50%까지 감소시켜서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낸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LG스마트폰과 유선 케이블을 연결해 음악 청취하면 DAP(디지털 오디오 플레이어)의 음질 못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V20, V30, V60 시리즈는 고성능 지향성 마이크를 탑재해 출시 당시에도 ‘이 정도 성능이면 전문가용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LG폰을 고집하는 이들에게 아쉬운 것은 얼마 남지 않은 AS 공식 서비스 종료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철수 사업 발표 당시 고객들의 AS 공식 서비스를 3년간 보장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사실상 기한도 얼마 남지 않았을뿐더러 관련 부품을 찾기도 어렵고 수리비용도 많이 든다.

2013년 출시된 LG 스마트폰 G2를 사용하는 A씨는 “이번에 수리비가 27만원이 들었다”면서, “아무래도 이번까지만 사용하고 또다시 고장이 난다면 LG폰은 보내줘야 할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국내 모바일 업계 한 현직자는 “LG가 스마트폰 사업을 할 당시에도 LG 스마트폰의 성능이나 고유의 UX를 선호하는 고객층이 있었다”면서, “그런 고객들이 아쉬움에 아직까지도 사용하는 충성고객 아닌 고객이 된 것 아니겠냐”고 했다.

비록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웃지 못했지만 업계에서는 LG전자의 이러한 ‘포기’ 전략이 오히려 ‘체질 개선의 도움닫기‘가 됐다고 평가한다.

LG전자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했던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이후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20년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5조원에 해당했다. 2020년 스마트폰 사업부의 연간 매출은 5조2천억원, 손실액은 8천억원 수준이었다. 2021년에는 업계 최초 'LG 롤러블'을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판매 부진과 적자 구조 개선 어려움 등이 계속되면서 결국 스마트폰 사업 철수 수순을 밟게 됐다.

철수가 결정됐을 당시에도 MC사업본부의 적자가 개선되면 LG전자 전체 이익의 증가로 연결될 수 있어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게 주된 전망이었다.

실제 LG전자는 MC사업본부 철수 이후 B2B 사업 영역 확장과 전장부품을 담당하는 VS사업부가 흑자 궤도에 오르면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에는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추월해 주목받은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다가올 2분기에도 부진한 반도체 업황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에 비해 LG전자는 가전과 전장 사업 성장에 힘입어 연속 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아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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