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한전, 현금흐름 부실 논란에 내부거래 불일치까지 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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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 한전, 현금흐름 부실 논란에 내부거래 불일치까지 발각
  • 최지훈 기자
  • 승인 2023.05.3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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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종속사 간 교환거래 미제거까지...공기업 재무 건전성 바로잡아야
감사원, "한전, 내부거래에 대한 점검과 통제기준 개선 필요해"
한전 관계자,기자와의 통화 전까지 감사원 결산검사했는지도 몰라
[사진=한국전력공사]
[사진=한국전력공사]

국회와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의 한국전력공사(한전)에 대한 재무 건전성 강화 주문에도 불구하고 미동도 보이지 않던 한전이 감사원 회계감사를 통해 내부거래 금액 불일치와 종속회사 간 교환거래 미제거로 지적을 받았다.

독립적 사정기관 중 하나로 분류되는 감사원의 지적에도 국회와 정부의 주문도 무시하던 한전이 본격적으로 재무 건전성 확보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31일 <녹색경제신문>이 확인한 감사원의 공공기관 회계처리 적정성 점검 관련 결산검사에 따르면 감사원은 이번 감사기간 동안 한전의 153개 종속회사에 대한 2021회계연도 연결제무재표를 작성하면서 한전이 내부거래를 제대로 제거했는지 점검했다. 

그 결과 지배사와 종속사간 그리고 한국남부발전주식회사와 발전자회사 간의 내부거래가 제거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총액이 274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전은 불일치 금액을 추가적인 내부거래 대사를 하지 않고 단순하게 한국전력 내부거래 불일치 금액 제거 기준에 따라 대응 계정을 생성한 후 내부거래를 제거했다.

감사원의 약 한 달에 걸친 결산검사에서 한전의 내부거래 제거 총 수인 359건 중 222건은 차이 원인을 감사원이 파악할 수 없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현 시점에서는 각 회계연도별로 귀속되는 내부거래를 정확히 분리하기 어렵고, 왜곡표시의 크기(금액)와 효과(계정과목)를 알 수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종속사인 남동발전 등 6개 발전자회사(남동발전, 남부발전, 중부발전, 동서발전, 서부발전,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가 지배사인 한전에 내부거래 내역을 빠짐없이 제출하고 있는지 점검한 결과, 남동발전 등 5개 발전자회사는 상호 간의 유연탄 수급안정을 위해 2003년 12월부터 물량교환 협약을 체결한 후 교환거래를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남부발전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종속사는 유연탄 교환거래에 관한 내부거래 내역을 한전에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더 큰 문제는 이를 바로잡아야 할 한전이 내부거래 자료에 대해 누락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2021회계연도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했다는 점이다. 지배사의 종속사에 대한 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나타냈다는 점에서 한전의 재무 건전성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반증으로 풀이된다.

이와 같은 지적사항을 적발한 감사원은 한전에 "특정 정보가 생략되거나 잘못 표시된 재무제표가 정보이용자의 판단이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중요한 정보에 해당하며, 중요성은 일반적으로 당해 항목의 성격과 금액의 크기에 의해 결정된다"고 밝혔다.

또 감사원은 "한전은 종속회사로부터 내부거래 내역을 제출받으면서 제출 누락을 방지할 절차를 마련하지 않고, 종속회사가 제출한 내부거래 내역을 그대로 신뢰해, 내부회계관리제도 연결결산관리 통제 활동을 시행하고 있었으며, 대사 결과 불일치된 금액의 중요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총 내부거래 발생 금액 중 일치하는 내부거래 금액 비율이 99% 이상일 경우 내부거래 대사결과 보고서를 작성‧승인하고, 내부통제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처리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감사원은 한전 사장이 조치할 사항으로 "내부거래 불일치 금액의 크기를 고려한 통제절차를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한전 관계자는 본지와의 취재에서 "감사 결과가 나온 지 얼마 안 됐으므로 해당 부서에서 원래 있던 통제 방안의 취약성을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통제절차를 마련하기 위해 어떠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기자가 한전 관계자에 대해 취재를 진행했으나, 한전 관계자는 기자가 물어보기 전까지 감사원이 어떠한 주문을 했는지 그리고 감사원의 결산검사가 있었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다.

최지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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