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그린딜] 핵, 친환경 에너지원(源)으로 인정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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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그린딜] 핵, 친환경 에너지원(源)으로 인정할 듯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3.03.1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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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부 규정 확정 앞두고 프랑스가 가장 긴장
- 미국∙일본∙한국 등 첨단 핵발전 신기술 수출 기회

유럽연합 집행위(European Commission)는 올 1월 초안이 공개한 ‘탄소중립산업법(Net-Zero Industry Act)’과 관련, 수차례의 우여곡절 끝에 원전 산업을 친환경 녹색 에너지원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법안 개정안을 제안하기로 결정했다고 3월 16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Photo: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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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 탄소중립산업법 vs. 美 인플레이션 감축법 — 서구 녹색미래산업 양대 경쟁 구도

탄소중립산업법과 관련해 내려진 이 결정은 1) 유럽연합 측의 핵발전 에너지에 대한 ‘긍정적인 정치적 신호’를 시사함과 동시에 2)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유럽의 대응적 반응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티에리 브르통(Thierry Breton) EU 내수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이제는 ‘핵발전을 둘러싼 이념적 차이를 초월할 시기라고 판단해 원자력을 목록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U의 탄소중립산업법은 유럽 제조업 부문 활성화와 투자 진흥 목표 및 탈탄소화에 기여할 주요 핵심 8개 기술을 다음과 같이 열거하고 있다. 

1) 광전지/열력 태양 에너지,  2) 육지/연안 신재생 풍력, 3) 배터리 및 축전 설비, 4) 히트 펌프 및 지열 에너지, 5) 전해조 및 퓨얼셀, 6) 바이오 가스/바이오메탄/이산화탄소 포집, 7) 그리드망 기술, 8) 첨단 원자력 발전 기술을 포함한 지속가능 대체 연료 기술이 포함돼있다.

◼︎ 청정 친환경 에너지원으로써 원자력, EU 회원국들간 원칙 두고 갈등 조짐

발표 전날인 3월 15일 수요일(현지 시간) 자 파이낸셜 타임스 지의 보도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장과 브르통 EU 내수시장 집행위원이 프란스 티머만스(Frans Timmermans) EU 환경책임자와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Margrethe Vestager) EU 경쟁담당 집행위원과 두고 격렬한 실랑이를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위원들 간 팽팽한 논쟁은 이튿날인 16일 발표 직전까지 이어져 막판 합의됐다고 정치 전문 뉴스 사이트 ‘폴리티코’는 16일 보도했다. EU 탄소중립산업법 조항에 원자력 에너지를 포함하기로 한 결정에 담긴 정치적 함축을 시사한다.

◼︎ 악마는 디테일에 — 기존 유럽형 원자로 유지냐, 신(新) 소형 원자로 도입이냐?

EU 위원들은 원자력을 친환경 청정에너지원으로 분류하되, 핵 발전 과정 중 연료 순환과 소형 모듈 원전(SMR, 소형 원자로: 기존 일반 원전에 비해 작고 발전 효율이 우수한 원전 기술) 투입을 통한 핵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 핵연료 주기비용 절감, 탈탄소 목표 달성을 판정 기준 준수를 전제로 합의한 것으로 알져졌다.

전통적으로 친(親) 핵 발전국인 프랑스는 이 발표 즉시 잠시 축하와 안도하는 눈치 였으나, 곧 세부 조항 검토 직후 난색을 표했다.

예컨대, EU 탄소중립산업법 규제안의 벌첨 부속 문서에는 ‘원자력’이 명기돼있지 않았고, EU가 2023년까지 EU내 탄소중립 기술로 연간 수요의 40% 자체 생산 벤치마크를 충족시키는 ‘전략적 넷제로 기술 부문(Strategic Net-Zero technologies) 에너지 기업 만이 EU위의 자금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정돼있다며 프랑스 측은 당혹해했다.

이는 현재 프랑스가 추진하고자 계획 중에 있는 유럽형 제2세대 및 제3세대 가압수형 원자로(PWR)는 EU 집행위 승인 핵발전 기술 사양에서 제외됨을 뜻한다.

최근인 2022년 11월 2일, 폴란드는 웨스팅하우스와 사업 체결을 맺고 2026년 국가 최초 핵발전소 건설 착공할 계획을 구축했다. 폴란드는 오는 2030년 이전까지 두 글로벌 첨단 SMR 개발기업 뉴스케일(NuScale)과 래스트에너지(Last Energy)과 추가 원자력 발전소 구축을 구상 중이다. 웨스팅하우스는 중국 산멘 핵발전소 개발을 맡은 바 있다. Photo: Sanmen Nuclear Power Company/Westinghouse
최근인 2022년 11월 2일, 폴란드는 웨스팅하우스와 사업 체결을 맺고 2026년 국가 최초 핵발전소 건설 착공할 계획을 구축했다. 폴란드는 오는 2030년 이전까지 두 글로벌 첨단 SMR 개발기업 뉴스케일(NuScale)과 래스트에너지(Last Energy)과 추가 원자력 발전소 구축을 구상 중이다. 웨스팅하우스는 중국 산멘 핵발전소 개발을 맡은 바 있다. Photo: Sanmen Nuclear Power Company/Westinghouse

◼︎ 엎치락뒤치락 EU의 그린딜 정책은 계속 진화 중

또, 프랑스 정책입안자들은 유럽형 원자로 투입 불허는 곧 해외 원전 수출 기업들 — 예를 들어, 미국의 웨스팅하우스, 우리나라의 한국전력공사의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KHNP), 영국 롤스로이스  등 — 의 유럽 에너지 시장 진출을 도와줄 뿐이라고 지적하고, EU 집행위가 기존 유럽형 원자로 건설을 허용하도록 법안 수정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프랑스는 올 연내 될돌아올 본격적 동절 난방기 이전까지 EU 의회와 회원국들의 합의와 친 원자력 에너지 탄소중립산업법의 완전 통과되기를 기다리는 입장이다.

EU 제정 그린딜 산업 계획안에 따르면, 유럽은 오는 2030년까지 지구상 대기 중 이산환탄소 배출량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감축해야 한다.

탄소중립산업법은 EU 그린딜 목표 달성과 동시에 기후 중립 기술 장려와 청정녹색 에너지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신속한 허가 발급 등을 추진해 유럽 블록 내 제조업 부문 보호 및 국제 경쟁력 강화를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U의 녹색 에너지 택소노미(투자자들의 투자 결정 시 지침으로 사용되는 산업 분류체계) 관련 분명한 개념 정리 및 세부 내용 보완을 둘러싼 또 다른 이슈가 제기됨으로써 향후 EU 집행위가 어떤 대책 방안으로 대응할지가 주목된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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