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에너지 이슈] 에너지난 속, 히트펌프 불티나게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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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에너지 이슈] 에너지난 속, 히트펌프 불티나게 팔린다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3.02.22 2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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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기술, 새 혁신
- 전환까지 고비용이 걸림돌, 정책적 지원 필요

유럽 시장 내 히트펌프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올해 들어 매출이 또다시 그의 3배로 뛰었다고 로이터통신이 2월 20일 보도했다.

2022년부터 2027년까지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 0%를 목표로 하는 일명‚2022 리파워이유 계획(REpowerEU plan)‘ EU 에너지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이후, 히트펌프 매출은 특히 프랑스, 폴란드, 핀란드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고 유럽 히트펌프 협회(European Heat Pump Associationm, 이하 EHPA)가 보고했다.

2022년 한 해 동안 유럽 시장 내 히트펌프의 매출은 2021년 대비 38%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이미 2020년 대비 2021년 34% 매출 증가율을 중가 한 수치여서 히트펌프 제조업계가 쾌재를 부르고 있다. 

EHPA는 앞으로도 유럽 내 히트펌프 매출은 계속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30년까지 유럽연합 내 순환수식 히트펌프 총  3천만 대가 가정과 상업용 건물에 보급될 것으로 추정한다.

유럽 내 히트펌프 보급율 증가로 매출 증가를 경험하고 있는 LG Multi F MAX 히트펌프.  LGRED° 난방 기술을 응용했다. Courtesy: LG
유럽 내 히트펌프 보급율 증가로 매출 증가를 경험하고 있는 LG Multi F MAX 히트펌프. LGRED° 난방 기술을 응용했다. Courtesy: LG

더 폭넓은 히트펌프 보급이 현실화될 경우,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총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 5억 톤을 추가로 감축하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국제 에너지 기구는 말한다. 현재 총 천연가스 소비량의 3분의 1이 가정 및 건물용 난방에 사용되고 있는 유럽에서 총 천연 가스 소비량을 획기적으로 감축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기대된다.

지은지 100년 이상 된 고건물이 많고 더운 한 여름철에도 에어컨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가정이 대부분인 유럽에서 히트펌프는 매우 생소한 설비다.

기존 유럽 가정은 도시가스로 공급되는 저렴한 천연가스를 공급받아 가스 보일러로 실내 난방과 온수 공급을 해왔다. 그런 만큼 냉난방 기술 제조업계와 소비자 공히 히트펌프에 대한 관심이나 지식이 거의 전무한 상태였다.

그러나 실은 히트펌프는 그다지 새로운 기술은 아니다. 1850년에 오스트리아의 채광학 기술자인 페터 폰 리팅어(Peter von Rittinger)가 발명해, 이후 실내 냉난방 시스템이 구축된 건물이 많은 북미에서 1960년대까지 근대식 주거용 건물의 실내 공기 순환 시스템으로 널리 사용돼온 기술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소비자의 냉난방비 절감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이중 친환경 기술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히트펌프의 작동 원리는 간단하다. 전기로 구동되며, 건물 내 구석구석으로 냉각된 찬 공기 또는 난방된 따뜻한 공기를 전달・순환시키는 장비다.

냉장고가 냉각된 찬 공기를 순환시켜 저온을 유지하는 원리는 따뜻한 공기 순환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겨울철 히트펌프는 지열이나 소량의 가스(또는 태양열 등 신재생 에너지)로 가열한 물로부터 열을 추출한 후 온기를 띤 공기를 실내로 순환시킨다. 여름철 실내 냉방도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중단과 화석 연료 가격 폭등으로 보다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 대책과 대기 중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라는 두 가지 환경 정책을 충족시킬 대안으로써 히트펌프가 EU 집행부의 제도적 지원을 받으며 광범위하게 보급될 계획이다.

국제 에너지 기구(IEA)에 따르면, 히트펌프는 훨씬 적은 천연가스 공급량으로 공기 온도를 최고 섭씨 160도로 가열할 수 있어서 기존 가스보일러식 난방 보다 3~5배 에너지 효율적이라고 한다. 최근 노르웨이에서 개발된 한층 개선된 기술의 강력 히트펌프는 섭씨 200도로 가열을 할 수 있어서 조만간 에너지 고효율을 요하는 화학, 제지, 식품 제조업에 응용될 전망이다.

화학, 제지, 식품 가공업 등 대규모 난방용 히트펌프를 생산하는 Hitema사의 Model HNR Series . 대기에서 물을 데워 순환시키는 공법을 응용한다. Courtesy: HITEMA
화학, 제지, 식품 가공업 등 대규모 난방용 히트펌프를 생산하는 Hitema사의 Model HNR Series . 대기에서 물을 데워 순환시키는 공법을 응용한다. Courtesy: HITEMA

히트 펌프는 극한 지역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보고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국의 최북단 지역 알래스카 주나 메인 주 등에서 히트 펌프가 난방에 사용되고 있다. 유럽의 경우, 겨울철이 길고 추운 스칸디나비아에서 히트펌트는 보편화됐다. 예컨대, 노르웨이의 건물 60%, 스웨덴과 핀란드의 건물 40%는 히트펌프로 난방과 온수 공급을 하고 있다고 ‚MIT 테크놀러지 리뷰’지는 보도한 바 있다.

기존 히트 펌프 기술이 풀어야 할숙제는 또 있다. 현재 시장에서 시판 중인 히트펌프에 응용되는 냉매(冷媒, refrigerant) 방식은 프레온(Freon, 또는 R-22)는 대기 중 오존층 파괴 요인으로 꼽히고 있어 미국에서는 조만간 퇴출된다. 그 대신 대체 원료로 주목되는 화학결합물인 R-410A는 오존층을 덜 파괴하고 가열 시 끓는 온도, 즉 비등점이 낮아서 에너지 절감에 도움이 될 대체 요소로 평가된다.

현재 글로벌 히트펌프 시장의 85%는 천연가스나 난방용 기름을 동력으로 하는 대기 원천(air-sourced) 히트펌프종이 대세이나 토지 및 지열을 원천으로 하는 히트펌프 기술을 개발 중인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어 이 시장의 다각화가 주목된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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