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아의 유럽이야기] 유럽에서 뜨는 ‘노 워시’ 운동, 물 아끼고 건강에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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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의 유럽이야기] 유럽에서 뜨는 ‘노 워시’ 운동, 물 아끼고 건강에 좋고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3.10.2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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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잉 세탁·물 낭비 습관 변화 예고
- 물 없이 세탁하는 무수세탁기·에어드레서 시장 전망 밝아

최근인 10월 10일, 세계적인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Levi’s)의 최고경영자인 찰스 버그(Charles Bergh)가 美 비즈니스 전문 케이블 TV 겸 뉴스 사이트 cbnc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은 청바지를 절대로 세탁기에 넣어 빨지 않는다고 말해 시청자들의 주목을 모았다.

이 헤드라인이 대서양 건너편 유럽에서 여러 언론으로 전파되며 유럽의 소비자들도 의심 반 호기심 반으로 이 발언에 주목했다.

1986년 리바이스 501 청바지 TV 광고 중 한 장면. 이미지 원천: Ad School Reunited=YouTube.
1986년 리바이스 501 청바지 TV 광고 중 한 장면. 이미지 원천: Ad School Reunited=YouTube.

유럽 대륙에서는 약 5년 전부터 환경에 관심 많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샤워하고 같은 옷을 일주일 동안 갈아입지 않는 ‘노 워시 운동(no wash)’이 생활화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인의 20%가 그같은 라이프스타일을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찰스 버그 리바이스 CEO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4년, 한 콘퍼런스에서 가진 연설에서 자신이 입고 있는 청바지는 1년이 넘도록 세탁한 적 없으며 세탁기 세탁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청바지 관리 비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일명 ‘데님 헤드(denim heads)’로 불리는 진정한 청바지 애호가들은 청바지를 빨지 않고 입고 다닌다고 한다.

그렇다면 골수 데님 해드족들은 어떻게 청바지를 관리할까? 

그들은 음식을 떨어뜨리거나 오물이 묻는 등 얼룩진 곳 만을 국소 얼룩 제거하는데 그친다. 몇 군데 작은 얼룩을 지우기 위해 옷 전체를 세탁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냄새가 밴 옷은 한 달에 한 번씩 냉동고에 넣었다 빼어 말리면 악취가 말끔히 사라진다. 꼭 청바지를 물로 빨아 입고 싶다면 청바지를 입은 채 샤워한 후 벗어 말린다. 이렇게 하면 청바지의 생명을 최대한 늘리고 본래 디자인된 룩(look)을 유지된다고 한다.

물론 땀이 많은 여름철 피부와 직접 닿는 내의나 아기 의류 등 청결과 위생이 중요한 의류의 세탁 주기는 개인의 판단에 따라 조절하면 된다.

♢ 코로나-19 거치며 잦은 옷 세탁의 불필요성 깨우쳐

유럽서 번지는 ‘노 워시(no wash)’ 또는 그보다는 덜 급진적인 덜 자주 세탁하자주의의 ‘로우 워시(low wash)’ 트렌드는 본래 골수 데님 팬들의 청바지 관리법에서 출발했지만 최근 들어 환경 위기를 우려하는 소비자들이 적극 포용하는 라이프스타일 운동으로 널리 확산 중이다.

또, ‘가디언’ 지 기사에 따르면,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은 유럽인들로 하여금 재택근무와 가사일 참여하는 시간이 늘면서 옷을 매일 세탁해 입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2022년부터 네덜란드 정부는 천연가스 공급 부족과 에너지 가격 인상에 대한 방책으로써 샤워 시간은 5분 이내로 줄이라는 물·연료 절약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했다.

♢ 물 없이 하는 의류 세탁 - 로우 테크 하이 테크 모두 가능

친환경주의 복음자인 영국의 패션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Stella McCartney)가 2019년에 처음 불 붙인 이래로 틱톡(TikTok) 쇼셜미디어를 통해서 급속하게 번졌다. 스텔라 매카트니는 ‘반드시 세탁해야 할 필요가 없다면 세탁하지 말고 입기’라는 ‘미니멀 세탁주의’ 철학을 설파한다.

패션 친환경주의자인 스텔라 매카트니가 제시하는 니트웨어 관리법 영상 중. 면직, 양모, 캐시미어 등 천연 섬유 소재 의류일수록 자체정화(self-cleaning) 능력이 우수해서 물세탁 없이 통풍 만으로도 청결하게 관리된다. Image source: Stella McCartney: How to care for your knitwear =YouTube
패션 친환경주의자인 스텔라 매카트니가 제시하는 니트웨어 관리법 영상 중. 입었던 옷은 바람에 말리면 자연 세탁된다. 특히 면직, 양모, 캐시미어 등 천연 섬유 소재 의류일수록 자체정화(self-cleaning) 능력이 우수해서 물세탁 없이 통풍 만으로도 청결하게 관리된다. Image source: Stella McCartney: How to care for your knitwear =YouTube

실제로 세탁기에서 배출된 데님 유해 잔여물은 강과 바다는 물론 북극해 바닥에서도 발견됐다는 과학 보고도 있다.

특히 데님, 면직, 양모 등 천연 섬유 의류일수록 직물에 악취가 배지 않고 통풍 만으로도 냄새 제거가 된다는 이른바 ‘셀프클리닝(self-cleasning)’ 효과가 우수하다. 가령, 숯불구이 식당처럼 음식 냄새가 짙은 장소를 다녀온 후 매번 옷을 세탁기에 넣어 빨아야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사실 옷 세탁과 몸 세척을 위해 물을 매일 거침없이 소비하는 버릇은 20년도 안된 새로운 현대적 소비주의 현상이다. 일상 속에서 늘 해오던 위생과 자기관리를 위한 습관과 리추얼(ritual)을 갑자기 바꾸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물 없이 의류를 세탁할 수 있는 가전 테크가 조만간 소비자의 위생 관리와 심리적 만족을 충족시켜 줄 새 표준으로 등장해 환경 오염 문제와 물 부족 사태 해결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삼성 ‘에어드레서’ 의류정청기. 한편, LG는 물 대신 액화 CO2로 의류 세탁을 하는 원리를 응용한 무수(無水) 세탁기를 개발 중이다. 사진: Samsung Newsroom
삼성 ‘에어드레서’ 의류정청기. 한편, LG는 물 대신 액화 CO2로 의류 세탁을 하는 원리를 응용한 무수(無水) 세탁기를 개발 중이다. 사진: Samsung Newsroom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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