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골프 대신 '등산'으로 취미 바꾼 이유···국정농단 연루 최지성 등 구속에 "예의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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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골프 대신 '등산'으로 취미 바꾼 이유···국정농단 연루 최지성 등 구속에 "예의 아니다"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3.14 2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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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구미사업장 봉사활동 직원들과 간담회에서 처음 밝혀
..."평소 등산을 즐기는데 등산 후에 먹는 컵라면이 참 좋다"
- 이재용 "빼놓지 않고 기부를 챙기는 곳이 외국인 노동자 단체"
- 이재용 회장 사칭 인스타그램 팔로워 35만명...팬페이지 성격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이후 취미를 골프에서 '등산'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 수사에 따라 주요 임원이 구속되자 "예의가 아니다"며 골프를 끊고 등산으로 바꿨다는 것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지난 7일 경북 구미시 소재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 방문에 앞서 삼성전자 스마트시티(구미사업장)를 찾아 나눔 키오스크 기부, 불우이웃 봉사 등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직원 9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나눔 키오스크'는 삼성전자 사내 식당, 건물 로비, 산책로 등 곳곳에 설치돼 임직원이 손쉽게 기부할 수 있도록 돕는 기기이다. 키오스크 화면에 소개된 사연 등을 살펴보고 도움주고 싶은 사연에 사원증을 대면 1회에 1000원씩 기부하는 방식이다.

"어디서든 물을 팔팔 끓일 수 있는 보온병 아이디어를 제안했었는데 개발되면 모두에게 선물하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구미전자공고 방문에서 학생들과 인증샷 사진을 찍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봉사활동 직원들과 간담회에서 취미에 관한 얘기를 하며 특별한 깜짝 선물도 약속했다. 

이재용 회장은 "평소 등산을 즐기는데 등산 후에 먹는 컵라면이 참 좋다"며 "어디서든 물을 팔팔 끓일 수 있는 보온병 아이디어를 제안했었는데 개발되면 모두에게 선물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용 회장의 취미가 골프에서 등산으로 바뀐 것을 공식적으로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용 회장의 취미가 바뀐 것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삼성전자 주요 임원들이 구속된 충격 때문이라고 한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은 각각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과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는 각각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재용 회장, 등산으로 5G 네트워크 장비 계약에 결정적 역할...평소 산행과 함께 사찰 찾기도

이재용 회장은 산행을 할 때 마다 사찰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회장이 등산을 통해 삼성전자의 5G(5세대) 네트워크 장비 공급 수주에 결정적으로 기여하기도 했다.

이재용 회장이 어머니 홍라희 여사와 함께 2021년 11월 통도사를 찾아 방장 성파스님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산행을 할 때 사찰도 방문한다고 한다.[자료 사진] 

2021년 9월 한국을 방문한 찰리 어건 디시네트워크 회장은 삼성전자와의 회의를 하루 앞두고 이재용 회장(당시 부회장)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이재용 회장이 서울 북한산 산행을 제안한 것. 등산 마니아인 어건 회장은 흔쾌히 수락했고, 두 사람은 수행원 없이 5시간 동안 산행하며 긴밀한 대화를 나눴다. ‘북한산 산행’으로 1조원 규모의 계약으로 이어졌다.

이재용 회장은 이날 간담회가 시작되자 "스마트시티의 기부왕, 봉사왕이 한자리에 모였다"며 참석자들을 치켜세웠다. 

이어 "저도 봉사에 적극 참여하고 싶은데 얼굴이 알려진 탓에 쉽지 않다"며 "여기저기 익명으로 기부를 많이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용 회장은 외국인 노동자 단체에 기부한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구체적 기부 대상이 공개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용 회장은 "빼놓지 않고 기부를 챙기는 곳이 외국인 노동자 단체"라며 "외국인 노동자와 아이들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용 회장은 이날 일일이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우리 회사 기부왕 행복하세요'라고 적은 손글씨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날 간담회는 이재용 회장이 평소 강조해온 '동행' 비전과 맞닿아 있다.

이재용 회장은 취임 전부터 줄곧 '사회에 보탬이 되는 기업의 역할'을 강조해 왔다. 앞서 지난 2019년 회사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선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주문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의 '동행' 철학을 ▲청년들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제공해 취업 기회 확대(SSAFY)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랩을 외부로 확대해 청년 창업 지원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전환 지원 등의 CSR(사회공헌) 사업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취임 후 "우리 삼성은 사회와 함께해야 한다"며 "고객과 주주, 협력회사,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 나아가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재용 회장은 구미전자공고에서 간담회에서 자신의 신념을 묻는 한 학생의 질문에 "열심히 살자. 앞만 보고 가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사칭 인스타그램 팔로워, 최태원 보다 많아...삼성전자, 팬페이지 성격 계정이라 '무대응'

한편, 이재용 회장을 사칭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의 팔로워가 14일 현재 35만명에 달해 삼성전자가 난감해 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운영하는 SNS 계정은 없기 때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사칭하는 인스타그램 계정

사칭 계정치고는 팔로워 수가 많은 편이다. 가령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7만 4000여명, 재계 대표 인플루언서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78만 9000여명이다.

해당 계정 프로필에는 '삼성전자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경영원칙은 글로벌 일류기업으로서 삼성전자가 지켜나갈 약속입니다'라는 문구와 삼성전자 공식 홈페이지 링크가 적혀있다.

사칭 계정인 것을 알고도 팔로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댓글들을 보면 실제 이 회장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으로 착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 측은 "공식 계정이 아니다"면서도 "팬페이지 성격의 계정이기 때문에 별도의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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