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를 방문하던 중 갑자기 나타난 김장호 경북 구미시장과 조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7일 이재용 회장을 구미전자공고 현관 앞에서 만나 삼성그룹 차원에서 경북 구미시에 통큰 투자를 요청했다.

또한 구미시가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될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했다.

이재용 회장의 구미 방문은 당초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내에서도 극비사항으로 부쳐질 만큼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김장호 구미시장은 이재용 회장의 구미전자공고 방문 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후 구미전자공고 앞에서 기다려 특별한 만남이 이뤄졌다.

이재용 회장은 사전 약속이 없었던 터라 갑작스런 김장호 시장의 등장에 깜짝 놀랄 일이었지만 짧은 만남이 이뤄졌다.

김장호 구미시장 "반도체 산업의 성장은 인재 양성이 핵심인데 전자공고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다"

김장호 시장은 "반도체 산업의 성장은 인재 양성이 핵심인데 그 현장인 전자공고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삼성전자는 구미를 거점으로 과거 애니콜 신화를 이뤄냈고, 현재도 갤럭시 스마트폰 생산 거점으로 구미에서 생산된 스마트폰은 세계 시장에서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07년에 착공해 중단된 '삼성전자 구미기술센터'에도 관심 가져주기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구미기술센터, 기공식 후 10% 공정률 상태에서 공사 중단 상태

삼성전자는 2007년 3월 경북 구미시 임수동 구미사업장 내에 2009년까지 연면적 12만5400㎡에 지상 20층, 지하 4층 규모의 휴대전화 연구개발 기술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수용 예상 연구원 수만 해도 5000여명에 달하는, 메머드급 R&D(연구개발)센터로 지역민들을 들뜨게 했다.

하지만 10% 공정률을 보이던 2007년 8월 삼성전자 측은 경영상황 악화를 들어 돌연 공사 중단한 후 지금까지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당시 삼성전자 대표이사 윤종용 부회장은 착공식에서 "구미 기술센터 건립을 통해 구미사업장이 세계 정보통신산업의 메카로 자리잡고, 삼성전자 정보통신사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구미 스마트시티는 갤럭시 스마트폰 생산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 중이며, 지난해 기준 구미시 지방세의 25%(1천222억원)를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이 차지할 정도로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한편, 이재용 회장이 7일 경북 구미전자공업고를 찾아  ‘PCB(전자기기용 인쇄회로기판)’ 설계 수업을 지켜본 후 “젊은 기술 인재가 제조업 경쟁력의 원동력”이라며 “현장 혁신을 책임질 기술 인재들을 항상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구미전자공고는 전문기술인력을 육성하는 마이스터고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디스플레이·SDI·전기·SDS·중공업에서 일하는 이 학교 출신 임직원이 2000여 명에 달한다.

이재용 회장은 구미전자공고 방문에 앞서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을 찾아 지난 2월 출시된 갤럭시S23 제조 현장도 점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