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 한국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 '한컴·안랩', 글로벌 전략 앞세워 해외 시장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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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기회다] 한국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 '한컴·안랩', 글로벌 전략 앞세워 해외 시장 '정조준'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3.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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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컴, MDS 매각 1200억 자금 확보 글로벌 M&A 본격 준비
... 문서기술과 AI 기반 OCR 기술 등을 SDK 모듈화 기술 수출
- 안랩, 통합보안 기반 글로벌 시장 확대 '지속가능 성장' 전략
...글로벌TF 구성해 글로벌 제품 경쟁력과 인프라 구축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대한민국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 '쌍두마차' 한글과컴퓨터(한컴)와 안랩이 글로벌 전략으로 성장동력을 이어간다.

한컴은 공격적 M&A(인수합병) 전략, 안랩은 글로벌 통합보안 시장 확장에 방점이 찍혀 있다.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에 본사가 있는 두 회사가 각자 해외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먼저 한컴은 새로운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 확산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한컴이 30년 이상 축적해 온 문서기술과 AI(인공지능) 기반 OCR(이미지 문자 변환) 기술 등 그간 축적된 기술들을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로 모듈화함으로써, 한컴의 요소 기술들을 필요로 하는 해외 서비스 기업 대상으로 기술 수출에 나설 계획이다.

판교에 위치한 한컴그룹 본사

워드프로세서, 스프레드시트, 프레젠테이션으로 구성된 한컴오피스 기술을 기반으로 오피스SDK, 계산엔진SDK 등 기술을 모듈화해 제공한다는 것. 따라서, 해외 고객사들은 자사 서비스에 쉽고 빠르게 한컴의 문서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AI 기반의 OCR 및 챗봇 등 AI 기술도 SDK화하여 삼성SDS, 원오원과 같은 사업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외 AIaaS(AI as a Service, 서비스형 AI) 시장에서 새로운 매출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한컴은 올해 공격적인 글로벌 M&A를 준비하고 있다. M&A 자금은 지난해 한컴MDS를 매각하는 등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확보한 1200억원 규모의 현금 유동성을 활용한다. 

아울러 싱가포르에 설립한 한컴얼라이언스를 통해 대만의 글로벌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인 케이단(KDAN Mobile)에 대한 투자를 집행한다. 한컴의 오피스 소프트웨어 기술과 케이단의 모바일PDF, 전자서명 및 애니메이션 솔루션 기술을 결합함으로써 아시아와 북미 및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는 것. 

한컴은 케이단 외에도 잠재력을 가진 해외 SaaS 기업들의 M&A를 통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 빠르게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김연수 한컴 대표, 토스랩 투자 "문서 서비스와 협업툴은 상호보완적 성격이 매우 강한 분야"

앞서 한컴은 지난해 6월 케이단모바일(KDAN)을 통해 업무용 협업툴 '잔디(JANDI)'의 운영사인 '토스랩'에 15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 토스랩의 '잔디'는 해외에도 진출해 대만, 일본, 베트남 등 70여 개국 30만 팀이 이용하고 있다. 한컴은 SaaS 기업으로의 성공적인 전환을 위해 2021년 NHN두레이와 손잡고 협업툴 시장 공략에 나선 바 있다. 

김연수 한컴 대표

김연수 한컴 대표는 "문서 서비스와 협업툴은 상호보완적 성격이 매우 강한 분야"라며 "양사간 지역적·사업적 시너지를 고려해 대만 및 일본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잔디'의 토스랩을 글로벌 SaaS 사업의 전략적 파트너로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한컴은 새로운 글로벌 전략을 기반으로 해외 파트너사 및 투자사 발굴을 위해 최근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에 참가하는 등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강석균 안랩 대표 "위기와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촉발된 기회가 공존하는 한 해가 될 것"

안랩은 올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랩은 지난 1월 2일 시무식에서 통합 보안과 글로벌 사업 확대에 중점을 둔 올해의 전략을 소개했다. 

강석균 안랩 대표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지속적으로 적응하고 혁신하기 위한 중장기 비전과 2023년 경영방침 및 도전과제를 정했다"며 "안랩의 ‘지속가능한 성장(Sustainable Growth)’을 위한 ESG 경영 내재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안랩 판교 사옥

안랩의 새로운 중장기 비전은 ‘AhnLab ReGenerate PLUS(안랩 리제너레이트 플러스)’로 정했다. 최근 몇 년간 경제 불확실성과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지속적인 변화 ▲혁신 ▲회복력을 지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안랩은 ▲XDR(Extended Detection and Response 확장 탐지 및 대응) ▲OT(운영기술) 보안 ▲클라우드 네이티브 보안(CNAPP) ▲제로 트러스트(ZTNA) ▲글로벌 등 5가지 도전과제를 제시했다. 주요 골자는 안랩이 보유한 여러 제품 및 서비스 간 통합을 고도화해 차세대 보안 모델을 확보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특히, 안랩은 글로벌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본격적으로 글로벌 환경에 맞는 제품 경쟁력과 인프라를 구축해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강석균 대표는 “2023년은 불안정한 경제 상황으로 인한 위기와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촉발된 기회가 공존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안랩은 올해 엔드포인트•네트워크•서비스 영역간 적극적인 연동 및 외부 협력강화 등으로 통합보안 역량을 강화해 고객에게 보안의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안랩은 지난해 10월 제7차 ‘글로벌 사이버보안 협력 네트워크CAMP)’ 연례총회 및 지역포럼 행사에 참가한 회원국 주요 공직자를 판교 사옥에 초청해 각국의 사이버보안 정책 공유 및 상호 협력방안 모색에 나서기도 했다. 이 행사는 중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등 20개 CAMP 회원국 사이버보안 주요 관계자 29명이 참석했다. 

강석균 안랩 대표가 시무식에서 발표하는 모습

강석균 대표는 "안랩은 고도화되는 사이버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통합 보안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유일 정보보안 기업"이라며 "불확실한 시대 속 글로벌 사이버 보안 동반 성장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안랩은 일본과 중국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또 동남아 등 여타 지역은 본사 해외사업팀에서 현지 파트너사와 협력을 통해 시장 공략 중이다. 

해외 전략 제품은 ▲특수목적시스템 전용 보안솔루션 ‘안랩 EPS(Endpoint Protection System’ ▲지능형 위협 대응 솔루션 ‘안랩 MDS’ ▲글스마트폰 보안 솔루션 ‘V3 모바일(Mobile)’ 제품군 ▲온라인 뱅킹 보호 솔루션인 ‘AOS(AhnLab Online Security)’ 등이다.

최근 해외시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로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 AI 등 4차산업 핵심기술이 적용된 설비 등이 늘어나고 있어 안랩의 실적 확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랩-한컴, 공공기관 서비스형 데스크톱(DaaS) 시장에서 협력 체제 구축

한편, 한컴과 안랩은 공공기관의 서비스형 데스크톱(DaaS)  시장에서 협력 중이다.

한컴과 안랩은 최근 KT클라우드, 틸론, 티맥스오에스, 씨유박스와 국산 DaaS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지난해 9월 SK브로드밴드, 네이버클라우드 등과도 연합군을 구축했다.

(왼쪽부터) 최백준 틸론 대표, 진성식 한글과컴퓨터 사업본부장, 윤동식 KT클라우드 대표, 심훈 티맥스오에스 상무, 강석균 안랩 대표, 남운성 씨유박스 대표가 협약 체결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DaaS는 클라우드 기반 가상 데스크톱(VDI)과 앱을 통해 시간, 장소, 단말 등의 제약없이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들 기업은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기관 스마트 업무 환경 전환에 필요한 클라우드 인프라와 VDI 솔루션, 개방형 운영체제(OS), 보안 솔루션, 사용자 인증 솔루션이 통합된 DaaS 플랫폼을 제공하기 위해 협력한다.

안랩과 한컴은 'K-소프트'를 앞세워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소프트웨어 업계 관계자는 "안랩과 한컴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인 만큼 해외에서도 성공하는 롤모델이 돼야 한다"며 "역사와 전통을 넘어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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