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SW업체 한컴·안랩, 작년 실적 '명암' 이유는...올해 클라우드 서비스 '선택과 집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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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SW업체 한컴·안랩, 작년 실적 '명암' 이유는...올해 클라우드 서비스 '선택과 집중' 전략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2.04.03 1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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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컴, 본업에서 선방하고 자회사 실적 부진...한컴MDS 매각 등 구조조정
- 안랩, 사상 최고 매출액 '2000억 클럽' 가입...코로나19 영향으로 V3 등 매출 증가
- 올해 클라우드 서비스, AI 등 사업 집중...판교에 본사 사옥 둔 SW 맏형 역할 주목

대한민국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인 한글과컴퓨터(한컴)와 안랩이 지난해 실적에서 명암이 엇갈렸다.

한컴은 올해 들어 한컴MDS 매각 등 '선택과 집중'에 나섰고 안랩은 클라우드 보안 등 사업 영역 확장을 추진 중이어서 주목된다.

IT업계 관계자는 "한컴의 아래한글, 안랩의 V3백신은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의 역사"라며 "양사는 작년 실적에서 본업에서는 선방했지만 이외 부문에서 희비가 갈렸다. 한컴은 자회사 실적이 부진했지만 안랩은 금융수익이 크게 늘어나 순이익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컴은 지난해 실적이 다소 부진한 반면 안랩은 실적 호조세를 보인 가운데 올해 새로운 변화 모색에 나섰다.

한컴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95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4013억원)보다 1.4%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43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682억원) 대비 35.7%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78억원으로 83.2% 급락했다.

판교에 위치한 한컴타워

신사업을 담단한 자회사 한컴MDS와 한컴라이프케어의 동반 부진에 따른 결과다. 

한컴MDS는 지난해 매출이 1590억원으로 전년 대비 8.4% 늘었으나 자체 연결 자회사의 연구개발 투자로 인해서 영업이익이 33.4% 감소한 2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13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한컴라이프케어는 지난해 보건용 방역마스크 사업 축소 등 영향으로 전년보다 20.2% 줄어든 매출액 1211억원, 영업이익은 82.8%나 떨어진 67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컴은 아래한글 등 본업은 선방했다. 자회사 실적을 포함하지 않은 지난해 개별기준 매출 1153억원과 영업이익 43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5.4%, 영업이익은 34.0% 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은 최근 20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인 37.9%에 달했다. 한컴오피스의 기업 및 개인 고객군에서 신규 가입자가 늘어나고 한컴오피스의 지속적 제품 혁신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한컴은 한컴MDS 매각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추진 중이다. 한컴은 최근 한컴MDS의 매각을 추진하고 매각 주관사를 선정했다. 한컴MDS 종속기업으로는 한컴로보틱스(로봇), 한컴모빌리티(모빌리티), 한컴인텔리전스(AI·사물인터넷) 등 13개 업체가 있지만 대다수가 적자 상태다.

한컴이 대대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지만 성과는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따라서 한컴그룹 2세인 김연수 한컴 대표가 주도하는 한컴MDS 매각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연수 대표는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의 장녀이며 지난해 8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바 있다. 

김연수 한컴 대표
김연수 한컴 대표

김연수 대표는 작년 11월 취임 100일을 맞아 발송한 첫 주주서한에서 “한컴오피스(오피스 소프트웨어) 판매 기업이라는 틀을 넘어 클라우드를 통해 모든 것을 서비스화하는 기업으로 전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연수 대표는 한컴을 클라우드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한컴은 올해 데이터 기반 서비스사업 중심으로 변화한다. 한컴오피스 소프트웨어의 구독형 모델 도입과 메타버스 서비스 사업도 추진한다.

안랩은 지난해 매출 2072억원을 기록하며 '2000억 클럽'에 가입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6.3% 증가했다. ADT캡스와 합병한 SK쉴더스(전 SK인포섹)에 이은 2번째로 매출액 2000억원을 넘어섰다는 의미가 있다. 

또한 안랩은 2016년부터 6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 경신과 2012년 이후 9년 만에 최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29억원, 당기순이익은 420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14.8%, 126.6% 증가했다. 순이익의 급증은 금융이익의 증가한 원인이다. 안랩은 2021년 277억원의 금융수익을 거뒀는데 이는 2020년 43억원의 6배가 넘는 수치다.

안랩 판교 사옥

특히 안랩의 실적 향상에는 코로나19 이후 V3 백신 등 보안 솔루션 판매 증가가 큰 역할을 했다. 수출은 전년대비 25억원 줄었지만 내수 매출이 312억원이나 늘었다. 글로벌 실적은 앞으로도 안랩의 숙원으로 보인다.

강석균 안랩 대표는 올해 도전과제로 ▲인공지능(AI) 보안 확대 ▲클라우드 보안 고도화 ▲운영기술(OT) 보안 진출 ▲차세대 보안 모델 확보 ▲블록체인 신사업 추진 등에 나설 계획이다. 

안랩은 클라우드, OT, 블록체인 등 신사업 영역에 대한 주도권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아울러 비재무적 평가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활발하다.

한편으로 안랩은 안철수 창업주의 '국무총리설' 등 정치행보에 따라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또 안랩 지분 14.96%를 보유하며 2대 주주에 오른 미국 자산운용사 퍼스트트러스트의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계 관계자는 "한컴과 안랩은 우리나라 국적의 워드와 백신을 보유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같다. 공교롭게도 양사는 판교에 본사 사옥이 있는 소프트웨어 업계 맏형 역할"이라면서 "한컴은 확장 전략, 안랩은 그간 다소 보수적 경영을 하고 있다는 비교도 되었지만 결국 성장과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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