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빠진 IT업계 ②] KT 믿음, “챗GPT보다 한 단계 앞섰다” 자신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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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빠진 IT업계 ②] KT 믿음, “챗GPT보다 한 단계 앞섰다” 자신하는 이유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3.02.1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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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올 상반기 내 초거대 AI 모델 ‘믿음’ 출시 예정
-GPT-3 이상 수준, 파라미터 2000억개 규모로 확장 계획
-멀티태스킹 강점, "새로운 임무 해결에 최적화"

미국 스타트업 오픈AI가 쏘아 올린 인공지능(AI) 대화 모델 ‘챗GPT’ 열풍이 대단하다. 출시한 지 5일 만에 전 세계 사용자 수가 100만명을, 2달째에는 무려 1억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OTT 시대를 불러일으킨 넷플릭스도, SNS를 지배했던 페이스북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업계에서는 비로소 AI가 일반인들의 실생활 범위에 깊이 들어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이 순식간에 거대해졌다는 것이다. 일찌감치 AI를 미래성장 기술로 지목했지만, 어떤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반응을 이끌 수 있을까 고민하던 국내 IT업계에도 챗GPT의 등장은 반갑지 않을 수가 없다. 동시에 더욱 치열해질 경쟁 속에서 어떤 차별화 전략을 내세워야 할지 고민도 많아졌다.

<녹색경제신문>은 국내 IT 기업들이 챗GPT 시대를 맞아 어떤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지 하나씩 짚어보기로 했다. <편집자 주(註)>

KT의 믿음을 기반으로 한 오은영 AI 육아상담 서비스. [사진=KT]
KT의 믿음을 기반으로 한 오은영 AI 육아상담 서비스. [사진=KT]

KT가 조만간 출시하겠다고 발표한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 ‘믿음(MI:DEUM)’에 큰 이목이 쏠린다.

기존에 나온 대부분 모델이 GPT-3와 GPT-3.5 등을 기반으로 한다면, KT는 자체 개발한 AI 기술을 접목해 한국어에 특화된 모델로 차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성능 부문에서도 챗GPT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AI의 성능은 사람 뇌의 신경계 역할을 하는 파라미터(매개변수)의 개수로 가늠할 수 있다. 오픈AI가 개발한 초대형 언어모델 GPT-3.5의 파라미터가 1750개 이상 수준이라면, KT 믿음은 이를 넘어설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당사는 AI 관련 역량과 서비스를 강화하고 AI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라며, “올해 상반기에 초거대 AI 믿음을 상용화하고, 연내 2000억 파라미터 규모 모델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협업 융합 지능’이 뭐길래?

“멀티태스킹 강점, 새로운 임무 해결에 최적화”


KT는 자사의 초거대 AI 모델 ‘믿음’의 최대 강점으로 ‘협업 융합 지능’을 내세웠다. 처음 마주하는 새로운 분야나 주제의 임무라 해도 언어이해와 생성을 동시에 함으로써 최적의 답안을 마련한다. 한 마디로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는 것.

배순민 KT AI2XL 연구소 소장은 “믿음이 기존 초거대 AI와 다른 점은 먼저 모델 혁신을 통해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됐다는 점”이라며, “인코더·디코더(정보의 형태나 형식을 변환하는 장치) 구조를 통해 해석과 생산에 모두 능하며 현실에 있는 다양한 태스크를 사전 학습해서 새로운 태스크가 들어왔을 때도 신속하게 고객 앞에 맞춤형 AI를 제공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AI 모델은 아주 큰 데이터에 태스크들이 내포돼 있다는 가정 하에 학습하지만, 믿음의 경우 각 태스크를 데이터 속에 명시적으로 포함한다”라며, “문장 완성 또는 문장간 관계 추론의 경우 모델 사이즈가 작아져도 이렇게 멀티태스킹의 능력을 갖췄을 경우 훨씬 더 높은 성능을 보이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KT는 믿음을 기반으로 한 시니어케어, 오은영 육아상담 등 서비스를 개발할 때도 이러한 멀티태스킹 기능 덕을 톡톡히 봤다고 전했다.

배 소장은 “믿음을 통해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개수를 늘리는 게 손쉬워서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좋았다. 그만큼 우리가 아주 작은 데이터로도 요약, 대화, 문제 변화 등에 있어서 손쉽게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시니어케어 등 당사에서 준비한 서비스들도 애초에는 이를 단독 모델로 만들었다면 6개월, 1년 정도 추가로 걸렸을 텐데 개발 기간이 크게 단축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B2B 등 AI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때 이러한 멀티태스킹에 특화된 능력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순민 KT AI2XL 연구소 소장이 KT의 초거대 AI '믿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KT]

이와 함께 KT는 AI의 공감 기능에 보다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배순민 소장은 “AI 원팀, 카이스트와 협업해서 만든 KT의 초거대 AI 믿음은 고객의 생각과 감성을 이해하고 기억하고 공감하고 표현하는 AI를 지향한다”라며, “논리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 더 나아가 인지과학·인문사회 관점에서 공감하는 감성적 소통까지 더하고자 했다”라고 밝혔다.

KT는 믿음의 공감 기능과 외부지식 습득 능력을 결합한 대표적인 서비스로, 국내 유명 육아전문상담가 오은영 박사와 함께 꾸린 지니TV의 육아 상담 서비스를 선보였다. 오은영 박사의 전문지식과 상담 노하우를 믿음이 학습해 고객들에 육아 상담을 제공하는 한편, 상황별로 이용자의 고충을 이해하고, 오 박사의 목소리로 위로하고 공감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KT는 바로 현장에 적용 가능한 AI의 역할에 방점을 두고, 관련 서비스를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배 소장은 “AI라는 것은 어떤 타겟팅된 전문성을 가졌을 때 일상 속에서 더 필요한 서비스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정말 현실에서 필요하고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 돼야 하며, 당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단순히 연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산업을 리딩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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