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빠진 IT업계 ①] 발 빠른 SK텔레콤, ‘에이닷’ 서비스 고도화에 ‘AI 테크’ 총집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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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빠진 IT업계 ①] 발 빠른 SK텔레콤, ‘에이닷’ 서비스 고도화에 ‘AI 테크’ 총집결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3.02.1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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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에이닷 정식 버전 출시, 챗GPT 연계 검토
-“에이닷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접목, 서비스 넘어 AI 테크 고도화 집중”
-지원군도 탄탄...슈퍼컴퓨터 확대 구축, 사피온 신규 AI 반도체 출시 임박

미국 스타트업 오픈AI가 쏘아 올린 인공지능(AI) 대화 모델 ‘챗GPT’ 열풍이 대단하다. 출시한 지 5일 만에 전 세계 사용자 수가 100만명을, 2달째에는 무려 1억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OTT 시대를 불러일으킨 넷플릭스도, SNS를 지배했던 페이스북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업계에서는 비로소 AI가 일반인들의 실생활 범위에 깊이 들어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이 순식간에 거대해졌다는 것이다. 일찌감치 AI를 미래성장 기술로 지목했지만, 어떤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반응을 이끌 수 있을까 고민하던 국내 IT업계에도 챗GPT의 등장은 반갑지 않을 수가 없다. 동시에 더욱 치열해질 경쟁 속에서 어떤 차별화 전략을 내세워야 할지 고민도 많아졌다.

<녹색경제신문>은 국내 IT 기업들이 챗GPT 시대를 맞아 어떤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지 하나씩 짚어보기로 했다. <편집자 주(註)>

SK텔레콤의 에이닷 서비스 화면.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의 에이닷 서비스 화면.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은 이미 챗GPT 등장 이전부터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AI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5월 회사측이 야심 차게 내놓은 ‘에이닷(A.)’이 그 주인공이다.

에이닷은 출시 전부터 ‘최태원 SK 회장이 그린 AI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의 청사진’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많은 이목을 끌었다. 귀여운 캐릭터가 사용자와 대화하며 감정을 교류하고, 모바일 환경에서 사용자들의 번거로운 일까지 도와줘 눈길을 사로잡았다.

SK텔레콤이 밝힌 에이닷 서비스의 주 취지는 오픈AI의 챗GPT와 마찬가지로, 일반인을 위한 AI 서비스의 확장이다.

이현아 SK텔레콤 AI&CO장(컴퍼니장)은 에이닷 출시 당시 설명회에서 “GPT-3 기반으로 자체 구축한 자유 대화 모델에 기존 SKT의 누구 서비스 플랫폼을 도입함으로써 현존하는 대화 언어 모델 중 가장 거대한 모델이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사용자들의 시간을 알차게 채워주겠다는 당사의 명확한 지향 목표 아래 에이닷은 이를 가장 잘 구현하는 서비스라고 생각한다”라고 소개했다.

◇ 올해 에이닷 정식 버전 출시, 챗GPT 연계도 검토...“자사 서비스에 최적화”

SK텔레콤이 밝힌 에이닷의 진화 방향.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이 밝힌 에이닷의 진화 방향.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은 연내 에이닷 정식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번에 챗GPT를 연계할지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회사측은 “에이닷 출시 이후 고객이 일상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기능을 제고하기 위해 총 9번의 메이저 업데이트를 거쳤고, 현재 에이닷 게임·포토·TV 등 다양한 서비스 도메인의 영역을 누구보다 빠르게 확대 중”이라며, “무엇보다 에이닷은 서비스뿐만 아니라 AI 테크 고도화에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챗GPT와 관련해서 SK텔레콤은 자사 플랫폼인 에이닷에 최적화된 방향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 대표적인 것이 ‘장기기억(Long-term Memory)’과 ‘멀티모달(Multi-modal)’ 기술이다.

먼저 ‘장기기억’은 AI가 사용자와 오래전 대화한 내용을 별도의 메모리에 저장해두고 기억했다가, 추후 대화에 이를 활용하는 기능이다. 얘기 도중 나오는 사용자의 취미, 좋아하는 음식, 싫어하는 동물 등 정보를 속속 기억해두고 이를 바탕으로 한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다.

‘멀티모달’은 기존 언어에 초점을 맞춘 모델과 달리 텍스트 외에도 음성, 이미지, 제스처, 생체 신호 등 여러 방식의 데이터까지 종합 추론해 의사소통할 수 있는 기술이다. 사용자가 주문하는 다양한 형태의 요구사항이나 업무를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두 기술을 이달 중 에이닷에 본격 도입할 예정이다.

회사측은 “당사는 에이닷을 통해 현재 많은 고객 데이터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러한 것들을 챗GPT 형태로 고도화하는 작업을 내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라며, “빅테크 중심의 치열한 경쟁환경에서 빠른 업그레이드를 통해 해외 사업자들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전방위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챗GPT)를 우리 서비스의 적합한 형태로 고도화할 계획이고, 이번에 출시한 장기기억 및 멀티모달 기술 등도 그 일환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당사만의 차별화된 대화형 AI 기술을 고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 AI컴퍼니 유영상 대표 비전과 부합...‘에이닷 맞춤형’ AI 인프라 구축 가속

CES 2023에 참석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사진=SK텔레콤]
CES 2023에 참석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사진=SK텔레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를 AI컴퍼니로 가는 도약과 전환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유 대표의 말이 예언이라도 된 듯,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떨어졌다. 챗GPT의 최근 부상을 두고, 사실상 AI 시대가 현실화했다고 해석하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에이닷이 유 대표의 비전을 실현할 간판 서비스로 지목된다. SK텔레콤은 에이닷에 최적화된 회사 차원의 AI 인프라 구축을 가속하고 있다. 에이닷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든든한 지원군을 조성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으로 SK텔레콤은 에이닷의 두뇌 역할을 하는 슈퍼컴퓨터 ‘타이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존 대비 2배로 확대 구축했다. 2021년부터 슈퍼컴퓨터를 자체 운영하는 SKT는 이번에 A100 GPU를 1040개로 증설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수십억개 이상의 매개변수를 다루는 초거대 AI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 인프라가 필수”라며, “당사는 이번 증설로 글로벌에서 손꼽힐 수준의 성능을 갖추게 됐으며, 앞으로 에이닷이 기존보다 더 정교한 학습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슈퍼컴퓨터 '타이탄'.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의 슈퍼컴퓨터 '타이탄'. [사진=SK텔레콤]

AI 반도체 기업 ‘사피온’도 에이닷의 기술적 발전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사피온은 SK텔레콤·SK하이닉스·SK스퀘어 등으로 구성된 SK ICT 연합이 설립한 독립법인으로, AI 반도체를 주력 사업으로 한다. AI 반도체는 AI 연산을 실행하는 데 최적화된 시스템반도체로, 최근 기술이 고도화함에 따라 저전력 반도체로서 주목받고 있다.

사피온은 올 상반기 전작인 ‘X220’ 대비 성능을 4배가량 향상한 차세대 AI 칩 ‘X330’을 출시할 계획이다. 추론과 기억 등 기능이 점점 더 고도화되는 에이닷 서비스의 상용화에 있어서 이러한 하드웨어적 지원이 큰 시너지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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